배병우展 'WINDSCAPE' 바람에 흩날리는 생명의 선율
배병우展 'WINDSCAPE' 바람에 흩날리는 생명의 선율
  • 주세웅 인턴기자
  • 승인 2013.09.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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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서 내달 1일부터 27일 간 개최

 

   

작가 배병우의 개인전이 10월 1일부터 27일 간 가나아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2년 파리, 취리히, 베를린 등 유럽에서 먼저 소개되어 극찬을 받았던 작가의 새 시리즈 WINDSCAPE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이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바람이 만드는 산과 바다의 풍경을 담은 이번 시리즈는 줄곧 아날로그 필름을 고집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투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디지털 인화가 아닌 전통적인 흑백 인화 방식으로 제작되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가는 수십여 년간 제주도 특유의 지형과 기후, 그리고 변화하는 지형을 관찰하며 제주의 다양한 모습들을 포착해왔다. 그의 제주도 작품은 자연스럽게 세 개의 시리즈로 수렴되는데, 한라산 주변의 기생화산이 만드는 굴곡을 특유의 미니멀한 분위기로 표현한 <오름 시리즈>와, 제주도의 4면을 감싸고 끊임없이 제주에 풍요로운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바다를 담은 <바다 시리즈>, 그리고 오름 속 풀의 움직임을 표현한 <식물 시리즈>가 그것이다. 이 세가지 시리즈가 모여 <바람 시리즈 (WINDSCAPE)>가 완성됐다.

   

바람을 통해 흐트러진 수평선과 대기로 퍼져나가는 수증기, 그리고 바다의 주변에서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는 나무와 풀이 뿜어내는 생존의 에너지는 작가의 카메라를 통해 그 생명의 순간을 고스란히 노출한다. 그는 바람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바다의 표면을 끊임없이 반복촬영하며 결국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바다의 원천을 드러내는데에 성공하고 있다. 작가에게 바람은 제주도의 자연을보다 직접적으로 관찰하게 해줄 수 있는 촉매이자, 자연을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서 생성-순환-소멸의 사이클을 추동하는 원천인 것이다.

외국 평론가들로부터 사진이 마치 서정적인 회화와도 같다며 ‘포토 페인터(photo painter)’라고 불리기도 하는 작가는 그의 작품 속 풍경을 통해 흑백의 조화 안에서 빛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명암과 절묘한 시선, 그리고 정적인 구도를 통해 그 속에 담긴 풍부한 생명력과 장엄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자연에 숨은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근원적 아름다움, 그리고 고요함 가운데 살아 숨쉬는 역동적 생명력을 느끼게 될 이번 전시회는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치유와 자연과의 공명을 선사할 것이다.

전시오프닝: 1일 오후 5시 (문의 : 02-7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