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에는 문화ㆍ예술이 넘쳐난다
중구에는 문화ㆍ예술이 넘쳐난다
  • 최정길 인턴기자
  • 승인 2009.10.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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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구립극단ㆍ중구실버뮤지컬단 11월 창단공연 준비 한창

기자가 중구구립극단의 공연 연습을 취재하기 위해 연습실의 문을 열던 순간 외마디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 짧은 순간 ‘설마 공연 연습 중에 폭행이?’라는 기사를 써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생생한 비명소리에 당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다행히 구립극단은 별 탈없이 연습 중이었다.

▲중구구립극단의 배우들이 창단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단원들은 장영걸 연출자의 지휘 아래 같은 신을 반복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때마침 기자가 연습실에 도착한 순간이 극중 여배우가 종아리를 맞는 부분을 연습하고 있을 때여서 괜한 오해를 하게 된 것이다. 연출자는 직접 매를 맞는 자세에 대해 시범을 보이며, 배우들의 연기 지도를 하는 등 연출자와 배우들이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관심을 끌었다. 기자가 늦은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원들의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번 창단 공연작은 1995년 서울연극제 공연 당시 전회 만원사례를 기록한 고 엄인희 작가의 작품 ‘그 여자의 소설’이 선정됐다. 중구구립극단 정대경 예술감독은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은 일제시대부터 6?25전쟁, 현대에 이르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라며 “세대를 초월해 울고 웃을 수 있는 가슴 찡한 휴머니즘이 담긴 작품으로 구립극단의 창단 의미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동에 5대째 거주하고 있는 중구 토박이로서 중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자신을 소개한 중구구립극단의 이광휘 단장은 “어려운 연극 제작 여건상 한 편의 공연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요즘, 구립극단의 창단으로 안정적으로 공연할 수 있게 된 단원들 모두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창단 공연을 통해 중구민들만큼은 연극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중구구립극단은 오는 11월 13~15일(총 5회 공연)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루에서 창단공연을 갖는다. 중구민에 한해 무료 관람이며, 일반 관람객은 티켓링크에서 저렴하게(3,000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무료 공연이지만 도네이션 티켓 제도를 도입해 공연 관람 후 희망자에 한해 관람료를 받는 이번 공연의 수익금과 기부물품은 중구 지역의 차상위 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문의 : 중구 구립극단 02-775-7775)

▲중구실버뮤지컬단의 배우들이 적지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연습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1일 출범한 국내 최초의 중구실버뮤지컬단도 오는 11월 5~6일 이틀간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을 갖는다. 현재 실버뮤지컬단은 창단공연을 위해 충무아트홀 지하 연습실에서 막바지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전혀 지치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실버단원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경찰공무원, 성동구 재무국장, 한국여성정치연맹 중구자치회장 등 다채롭다. 이들의 창단공연인 뮤지컬 ‘롱 롱 스트림’은 단원들의 아이디어와 매력을 담아낸 창작 초연 뮤지컬이다. 계속되는 연습에 지칠 법도 한데, 실버단원들은 오히려 객원배우로 참여한 젊은 배우들을 독려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연습은 진행됐다. 객원배우로 참여한 송진근 씨는 “부모님보다 연배가 높아 연습이 잘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실버단원들의 작품에 대한 열정이 너무 높다”며 “그런 열정과 용기, 도전 정신이 부러울 정도이다”며 실버단원들과 공연을 하게된 소감을 밝혔다.

창단공연에 참여한 김천혜자(66)씨는 “학창시절부터 배우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집안이 완고해 배우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뮤지컬 배우 모집 광고를 봤을 때부터 가슴이 벅찼고, 뮤지컬을 통해 생활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날 연습을 지켜보며 실버단원들이 혹여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 연기와 춤, 노래 등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기자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느끼게 해줬다.

뮤지컬 ‘롱 롱 스크림’은 전석 초대(무료)로 진행돼,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실버단원들의 연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중구구립실버뮤지컬단 기획팀 방지영 씨는 “이번 공연에 참가하시는 분들의 열정이 대단해 재미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관람해, 실버단원들에게 용기를 복돋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문의 : 중구구립실버뮤지컬단 02-2253-0111)

최정길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