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참을수 없는 밥값의 살벌함
[기자수첩] 참을수 없는 밥값의 살벌함
  • 현창섭 기자
  • 승인 2011.04.12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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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구내식당 밥값 일반인 5천원! 직원은 2천원,
여기 저기 물가가 올라서 난리다. 물가가 올랐다는 것은 장을 보면서도 알수 있지만, 회사에서 점심에 밥을 사 먹으러 나와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문제다. 1~2년 전 만해도 “이 집 좀 비싸다” 생각 되던 밥값이 6천원~7천원 정도 선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대부분이 5천원 이고 좀 괜잖다 싶으면 6천원이다. 4천원선의 밥값을 구경하기가 정말 힘들다. 만만하게 봤던 분식집도 이제는 만만하지가 않다. 라면과 깁밥 한줄을 제외하고는 5천원 선이다. 물론 동네마다 물가차이는 있다. 하지만 회사들이 밀집한 중심지역에서 4천원 짜리 밥값을 찾기란 쉽지 않다.

점심을 좀 싸게 먹을수는 없을까?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을 것이다.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점심 한 끼 굶거나 라면, 김밥, 빵 정도로 대충 때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 근처에 관공서나 대학교를 찾는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기자도 넉넉한 편이 아니라 점심을 싸게 먹을수 없을까 하고 들른 곳이 필자의 회사근처에위치한 중구청 구내식당이었다. 구청이고 대량의 식사를 만들어 내는 구내식당은 저렴할 것이라는게 필자의 상식이었고,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살면서 경험했던 노하우 같은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나의 그런 얄팍한 상식을 매정하게 비웃는 듯 했다. 아니 중구청이 유독 그랬다. 중구와 가깝게 종로 구청의 구내식당 밥값은 직원 2,500원에 일반 외부인은 3,500원을 받는다. 좀 멀게 강북구청은 살짝 물가가 저렴한 동네여서 그런지 몰라도 직원 2,500원에 일반 외부인 3,000원을 받는다.

자, 그러면 중구청은 얼마일까? 직원은 2,000원을 받고 일반 외부인은 자그마치 5,000원을 받는다. 여기서 기자는 뭔가 치밀어 올랐다. 싸게 먹으려고 들어간 관공서의 구내식당 밥값이 5,000원 이라니. 심지어 직원과의 밥값 차이가 3,000원 이다.

직원과 일반외부인이 똑같은 가격으로 구청의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을 원하는게 아니다. 직원들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일반 외부인과 가격차이는 좀 날수 있다고 본다. 종로구나,강북구처럼 1,000 정도 차이야 기분좋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3,000원 차이 이라니, 그것도 몇 년 째 죽 그래 오고 있다고 했다. 물론 중구청 쪽에서는 “원래 직원들만을 위해 만든 식당이다”하고 반문 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공서의 기능은 구민에 대한 서비스다. 도서관 지어놓고, 로비에 안내원 아가씨 세워놓고, 종합 민원실 리모델링 하는것만이 서비스가 아니다.

중구청 말고도 비싼 밥 값을 받는 구청 구내식당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없기를 바란다. 밥 한끼 가지고 너무 심하다 할 수 있겠지만, 기자는 지금 정중히 민원을 넣어드리는 것이 아니다. 신자유주의적 발상으로, 비싸니까 이제 중구청식당 안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논리적으로 왜 심한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너무하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심한짜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