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 통해 과거와 미래를 현재에 ‘공유’하다
연등 통해 과거와 미래를 현재에 ‘공유’하다
  • 권대섭 기자
  • 승인 2011.04.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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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9~5. 15일, <전영일 연등 특별전>에서 만나요

연등회(燃燈會)는 팔관회와 더불어 신라 진흥왕대에 시작되어 고려시대 국가적 행사로 자리잡인 불교 법회이다. 두 행사는 고려 태조가《훈요십조》의 제 6조에서 후대 왕들에게 계속 잘 받들어 시행할 것을 당부한 사항이기도 하다. 태조는 여기서 연등회를 '불(佛)을 섬기는' 행사라고 말하였다.

본래 연등은 등에 불을 켜 놓음으로써 번뇌와 무지로 가득찬 어두운 세계를 밝게 비춰주는 부처의 공덕을 기려 선업(善業)을 쌓고자 하는 공양의 한 방법이었다.
이것이 인도로부터 중국에 전래되어 연중 행사화 하고, 또 신에 대한 제사를 함께 지내는 등의 성격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런 점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고려에서는 처음에 매년 1월 15일, 즉 상원일(上元日)에 행사를 가지던 것을 성종 대에는 최승로(崔承老)의 건의에 의해 폐지했다가 1011년(현종 2)에 재개하였다. 그러나 거란의 침입으로 피난길에 올랐다가 돌아오던 중 청주(淸州)의 별궁에서 2월 15일에 열었으므로 이후부터는 이 날짜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 후엔 나라의 형편에 따라 1월 15일, 혹은 2월 15일에 열렸다. (이상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연등놀이는 이렇듯 뿌리가 깊다. 연등놀이와 등 만들기는 이렇게 1000년이란 시간을 넘어 왔다. 그리고 지금도 여정을 계속한다.
불기 2555(2011)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4월 29일(금)~5월 15일(일)까지 <전영일 연등회 특별전>‘공유’가 열린다. 한국 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열리며, 연등회 보존위원회가 주최하고, 연등회 장엄연구회와 전영일(전통등 작가) 공방이 함께 주관한다.

1000년 전과 1000년 후 현재에서 함께 하다...
연등회 특별전‘공유’가 전할 메시지는 무엇일까? 당연히 연등이야기다. 전통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엔 너무나 오랜 시간 이어 온 것이 연등회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형용키 어려운 전설이라 할 만하다. 길고 긴 이야기를 간직하며 부지런히 과거를 달려 현대를 거쳐 미래로 확장되는 무엇이기도 하다.
확장된 영역은 필연이건 우연이건 새로운 이야기를 전설을 또 만든다. 시간으로 연결된 전설은 공간적으로도 늘 연결된다.


올해 연등회 특별전의 주제를‘공유’로 이름 붙인 것은 시간과 공간을 통해 과거와 또 미래의 후세대와 공유하게 될 연등회를 생각하게 하는 뜻을 지녔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에 대한 통찰을 이끄는 특별전이기도 하다. 과거 현재 미래는 인간들이 붙인 이름일 뿐이지 사실은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각각의 찰나에 인식되는 공간은 현재에 길들여진 인간을 자기중심적으로 만들 수 밖에 없다.

연등회 특별전‘공유’에선 과거와 미래를 현재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우리가 집착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반성과 대안의 시각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연으로부터 직접 채취한 재료로 만든 공간 친화적인 전통등과 함께, 오늘날 물질과잉 부산물을 재료로 하는 새로운 등도 선보인다.
이것은 미래를 단정하려는 기획된 의도는 아니며, 방향을 가늠하는 그 어떤 시도는 더더욱 아니라고 한다. 다만 시간에 의해 변화해야 하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탐구하며, 변함없이 공유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심오함을 느껴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