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이자람의 <억척가>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이자람의 <억척가>
  • 김창의 기자
  • 승인 2011.05.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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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의 음악적 재미, 다양한 리듬악기가 극의 긴장감 더해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와 LG아트센터, 그리고 판소리만들기 ‘자’가 공동 제작하는 <억척가>가 오는 20일부터 3일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2007년 창작 판소리 <사천가>로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냈던 이자람은 이번에도 다시 한번 대본, 작창, 연기를 맡는 한편 1인 15역(억척어멈, 두 아들, 딸, 취사병, 뺑어멈, 천의도사, 병사, 해설자 등)을 혼자서 소화할 예정이다. 

2010년 폴란드 콘탁국제연극제에서 ‘최고 여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을 넘어 세계가 탐내는 소리꾼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이자람은 이번 작품으로 판소리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브레히트의 원작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은 유럽의 30년 전쟁(1618-1648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반면, <억척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적벽가>의 중국 삼국 시대(2세기말-3세기말)를 배경으로 한다.

2010년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적벽가> 완창을 마친 이자람은 ‘<억척가> 역시 전쟁을 그리고 있어 자연스레 <적벽가>의 시대적 배경인 중국 삼국 시대’에 억척 어멈을 되살려냈다. 

원작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이 전쟁 통에 휩싸인 가족과 어머니에 초점이 맞혀져 있다면, <억척가>는 전쟁이란 극한의 상황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여러 감정(공포, 연민, 죽음, 분노, 슬픔)들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내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지 못하고 억척스러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억척가>에는 전통 판소리 5바탕의 여러 소리들이 자유롭게 변형, 삽입돼 판소리의 음악적 재미를 맛볼 수 있고, 다양한 리듬악기들이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연결, 연주돼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중국 삼국 시대에 나타난 한반도의 억척 어멈’의 운명을 소리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이자람의 이번 공연은 억척스럽게 살아남아야 하는, 전쟁과도 같은 일상을 치르고 있는 현대인에게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