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개발기금 부실운용 심각
관광진흥개발기금 부실운용 심각
  • 김영찬기자
  • 승인 2011.08.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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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펀드 출자금은 전액 손실 처리돼

관광진흥개발기금 부실운용 심각
미국 부동산 펀드 출자금은 전액 손실 처리돼

[서울문화투데이 김영찬기자]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중장기 자산을 운영하면서 해외부동산, 파생상품에 잘못 투자하여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나라당 김성동의원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문화부가 관광진흥개발자금을 잘못 운영해 펀드출자금 전액을 날렸다고 폭로했다.

문화부는 2007년 3월 23일 100억원을 KB 자산이 운용한 해외부동산 펀드인 ‘KB 웰리안 맨하튼 사모 특별자산 신탁 제1호에 투자한 적이 있다. 이 펀드의 경우 2010년 1월 8일 이후 현지 담보대출에 관하여 상환해야 할 원금 및 이자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담보대출 채권을 관리하는 회사인 CW Capital Asset Management L.L.C.에 의해 뉴욕주 경매법원에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간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관광개발진흥기금 펀드 출자금은 201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전액 손실 처리되었다. 이처럼 원리금 회수 전망이 불가능해지자 올해 4월 KB자산운용에서 국내 펀드 투자자에 대하여 청산을 요청하였으며, 이에 문화부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참고로 KB자산이 운용한 위의 프로젝트는 노후화된 아파트 단지를 리모델링하여 임대전환 프로그램을 통해 임대수입 등을 통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한 후 일괄 매각하는 것을 계획한 투자상품이었으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후 운용상황이 악화하여 자산가치가 급락했다.

또한 ‘대신사모 뮤지컬 특별자산투자신탁 B1호’(뮤지컬 십계 공연투자)도 2007년 8월 17일 50억원을 투자하여 2009년 22억원을 회수했으나, 잔여액 28억원은 자산운용사가 공연실패 등을 이유로 투자 손실로 처리한 바 있다.

물론 문화부가 대신투자신탁운용 주식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80% 승소(청구금액 28억원 중 23억원)했고, 투자원금 전액을 회수하기 위해 올해 5월 고등법원에 항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실한 기금 운용의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문화부가 그 동안 내부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자산운용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작년에 서면회의만 단 한번 하는 등 형식적으로 흐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나라당 김성동의원은 “정부기금이 너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앞으로 외부 운용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안 등을 포함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얼마 전 기재부가 '2010년도 기금운영평가보고서'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정부가 운용하는 총 37개 기금 중에 문화부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이 기금별 ‘자산운용’ 평가부문에서 최하위 평점을 받은 바 있다.  37개 기금 평균성적이 100점 만점에 66.7점인데, 관광진흥개발기금은 여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23.5점을 받아 기금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문화부가 운용하는 기금들은 기재부의 자산운용  평가에서 대체로 낮은 평점을 받았는데, 국민체육기금 69.1, 영화발전기금 59.0, 언론진흥기금 52.8, 문화예술진흥기금 41.7, 지역신문발전기금은 30.3을 받은 바 있다. 기금을 운영함에 있어서 보통은 중장기 자산을 많이 운영하는 것이 안정적이지만, 파생상품 등 리스크가 큰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중장기 자산 투자일지라도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