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의 '이야기가 있는 회화적 공간' (2)
윤석민의 '이야기가 있는 회화적 공간' (2)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0.11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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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동백지구 'Culture Club'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윤 공간디자인'은 오랜 경험을 통해 축척해온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설립한 설계전문가 집단이다. '윤 공간디자인'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생활 속의 모든 공간에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Fun Processing”을 강조한다. <서울문화투데이>는 인테리어 설계전문집단인 '윤 공간디자인' 윤석민대표를 통해 그가 설계하고 디자인한 대표적인 회화적 공간들을 찾아 '이야기가 있는 회화적 공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다.

 

 용인 동백지구 'Culture Club'

 디자이너가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의 공간은 디자인으로 멋지게 장식된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을 최대한 표현하되, 클라이언트에게 만족되는 그런 공간이다. 특히 주거공간은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 션이 절대

▲'윤 공간디자인'의 윤석민 대표
적으로 중요하고 사는 사람의 개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기에 인내심을 갖고 쏟아져 나오는 감각과 끼를 잠시 멈추어야 할 때도 있다. 아마도 디자이너가 주거공간을 까다롭다고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디자이너들은 지금도 분명, 어쩔 수 없는 상황과 클라이언트의 관계 속에서 갈등하고 번민하며 또 현실과 타협해 나간다.

 그런 면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디자이너의 감각을 한 치의 망설임없이 자유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기존의 프로젝트에 완벽하게 매료된 클라이언트는 디자이너에게 최고의 선물인 ‘자유’를 허락했다.

  이러한 신뢰의 관계는 디자이너에게는 최고의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클라이언트에겐 그 어떤 주거공간보다 개성 넘치고 독특한 공간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했다.

 사는 사람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공간이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디자이너는 오로지 거주하는 사람이 행복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보편적인 디자인은 던져버릴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디자이너는 자유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난 후 더욱 디자인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동백지구에 위치한 타운하우스는 무엇보다 주변 환경이 매우 훌륭했다. 나무와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 속 공간은 그 어떤 멋진 디자인보다 좋은 디자인적 장치이다. 하지만 여기서 디자이너는 생각을 멈추고 잠시 숨고르길 했다. 주변의 푸른 자연 경관과 그 속에 자리 잡은 주거공간, 어쩌면 너무 뻔한 그림이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오히려 차디찬 물성의 느낌으로 기존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뜨리고 새로운 반전을 시도한다. 언뜻 생각하면 주거 공간에 차디찬 느낌이 너무 과감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디자이너는 이렇게 훌륭한 자연이라면 오히려 그 차가운 물성을 감싸주면서 반전의 재미까지 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내부로 이어지는 큰 창이 이미 충분히 자연을 받아들이고 있으니 극적인 느낌까지 어우러지며 세련됨을 더욱 부각될 수 시킬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이다.  

지난해 윤석민 소장의 프로젝트, B2Y와 마찬가지로 이번 프로젝트 또한 살아있는 물성의 텍스쳐를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B2Y에서 보여준 물성이 부드러움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물성은 다소 파격적이고 차갑다.

  과감하고 독특한 소재가 주는 물성 그대로의 느낌은 그 자체가 디자인적 요소를 가지며 새로움을 창조한다. 디자이너는 거칠고 반사되고, 때로는 스산함이 느껴질 만큼 차디찬 물성들을 집합해 놓은 듯한 느낌을 빛과 자연, 그리고 그만의 자유로움으로 거부감이 아닌 반전으로 살아 숨 쉬게 했다.

 공간 전체는 묘듈의 느낌으로 세련되면서도 유니크함을 주고, 모든 텍스쳐는 차가운 감성을 극대화시키면서 자연과의 묘한 대조를 꾀한다. 모듈의 구조와 짜임으로 이루어진 외부 파사드는 과감하면서도 결코 유니크함을 잃지 않는다. 기존의 파사드에서 캐노피가 너무 높은 탓에 반복적인 레이어드 모듈로 가려주어 어색함을 극복했다. 자칫 너무 과감하고 무거워 보일 수 있는 느낌을 리드미컬하고 유니크한 포인트로 탄생시킨 것이다.

 외부의 간접조명은 물성이 주는 차가운 느낌을 완화하며 보다 다채로운 파사드를 만들어 준다. 출입구는 블랙스틸로 모던함을 극대화하고 레이저 타공된 ‘Culture Club Lee & Go’ 라는 주거의 네임을 새겨 신선한 호기심을 선사한다.

 현관입구에서 보여 지는 전면의 아연판은 원래 주거공간에서 보기 힘든 자재이다. 빛 이외에 그 어떤 디자인도 허락하지 않은 현관은 블랙스틸이 주는 무거운 느낌을 컬러로 반전시키되 차가움은 더욱 극대화해 스산한 느낌마저 든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놀란 것은 바로 끝없이 이어지는 천장의 높이이다. 디자이너는 천장의 높이가 높은 주거공간의 특징을 더욱 살리면서 집의 이름처럼 문화적인 요소를 배치하고자 했다. 그래서 높은 천장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조명등을 매달고, 6m 높이의 천장에 밀러 바리솔로 공간의 끝없는 확장을 유도한다.

 철사로 엮은 3m 조명의 오브제는 조각가가 함께 참여한 수공예 작품으로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면서 밀러 바리솔로 반사되며 마치 또 다른 공간으로 이동되는 몽환적 느낌으로 다가온다.

  블랙의 우레탄 바닥과, 블랙스틸의 벽면은 모던하고 차가운 느낌을 극대화시키며 창밖의 자연과 극한 대조를 이룬다. 차가움 속에서도 불규칙한 모듈은 리듬과 유니크함을 잃지 않기 위한 디자인적 장치이다. 바닥 모듈 사이에서 은은히 새어나오는 LED 조명은 빛과 반사를 혼동시키며 공간을 자극하며, 공간을 더욱 감각적으로 펼쳐지게 한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LED 조명은 불규칙의 사선으로 다시 한 번 펼쳐지며 모던한 공간에 활력을 준다.
 
주방은 절제된 컬러와 쉬크함으로 디자인을 배제하고 매스적 느낌을 강조한다. 다만 팬던트 조명의 식상함에서 벗어나 직사각형의 아크릴을 차례로 배치하고 LED 조명으로 빛이 떨어지는 효과를 주어 공간의 단조로움을 떨쳐버렸다.

<Culture Club>
기획 설계 : 윤 공간 디자인 / 윤석민
기본, 실시 설계 : Y - Space 배기희, 김명숙, 김송미
시공 : Y - Space 배기희, 김명숙
조명 디자인 : 김도연
가구 디자인 : 지오바니 디자인 웍스 / 조주열
Couch Stool & Table : 윤 공간 디자인 / 윤석민
위치 : 용인시 기흥구 중동 559번지
면적 : 250㎡
바닥 : 우레탄
벽체 : 도장
천장 : 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