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타계 1주기 맞아 작품집 ‘봇물’
박완서 타계 1주기 맞아 작품집 ‘봇물’
  • 최경호(문학in 취재부장)
  • 승인 2012.01.19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일 1주기... 세계사, 문학동네, 국립예술자료원, 열화당 등

“규칙적인 코고는 소리가 있고, 알맞은 촉광의 전기스탠드가 있고, 그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술술 풀리기라도 할라치면 여왕님이 팔자를 바꾸쟤도 안 바꿀 것 같이 행복해진다. 오래 행복하고 싶다.”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몇 토막

▲ 22일 타계 1주기를 맞는 故 박완서 작가
<나목>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등 탁월한 작품을 수없이 남긴 작가 박완서(1931. 10. 20~2011. 01. 22) 선생. 오는 22일은 ‘한국 문단의 어머니’로 불리는 작가 박완서 선생이 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맞아 작가 박완서 선생을 추모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고 박완서 선생 장녀인 작가 호원숙(58)과 유족, 지인들은 고인이 살았던 경기 구리시 아치울 마을 집에서 21일 추모 미사를 갖는다. 22일에는 고인이 남편과 아들 곁에 잠든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다시 고인을 기린다. 30일 오전에는 구리시청 강당에서 박완서가 남긴 단편소설 ‘그리움을 위하여’를 재해석한 연극배우들 낭독 공연과 영상물도 상영된다.

박완서 문학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책도 잇따라 쏟아진다. <박완서 소설전집>을 펴낸 세계사는 예전 전집에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과 <그 남자네 집>을 추가한 전집 결정판을 모두 22권으로 펴낸다. 박완서 선생이 생전 직접 작업에 참여한 이 전집은 설날 연휴가 끝나는 25일께 나온다.

문학동네에서는 책으로 묶이지 않은 박완서 선생 단편을 묶은 작품집을 기일인 22일에 맞춰 펴낸다. 이 책에는 2010년 초 발표한 자전소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를 비롯해 2007년 ‘친절한 복희씨’를 묶은 뒤 발표한 단편 세 편이 실린다. 문학평론가 김윤식과 소설가 신경숙, 김애란이 골라낸 박완서 선생 단편 세 편도 함께 묶인다.

박완서 선생 목소리로 듣는 박완서 선생 삶과 고인이 겪은 근대사를 옮긴 구술서도 나온다. 국립예술자료원이 펴내는 구술총서 <예술인, 生>(수류산방) 가운데 하나로 나오는 이 책에는 작가가 2008년 다섯 차례에 걸쳐 직접 말한 내용이 원문 그대로 담겼다. 지난해 작가가 세상을 뜬 뒤에는 호원숙 씨가 참여해 고인이 떠나는 마지막 순간을 알렸다. 열화당에서는 박완서 선생 등단작 <나목>을 특별판으로 펴낸다.

작가 박완서는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를 중퇴하고, 1970년 장편소설 ‘나목’이 <여성동아> 현상모집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집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1976), 『나목』(1976), 『창 밖은 봄』(1977), 『휘청거리는 오후』(1977), 『혼자 부르는 합창』(1977), 『도시의 흉년』(1977), 『목마른 계절』(1978), 『배반의 여름』(1978), 『꿈을 찍는 사진사』(1979), 『욕망의 응달』(1979), 『살아있는 날의 시작』(1980), 『이민가는 맷돌』(1981), 『도둑맞은 가난』(1982), 『오만과 몽상』(1982), 『엄마의 말뚝』(1982), 『그 가을의 사흘 동안』(1983), 『인간의 꽃』(1983),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1983), 『서 있는 여자』(1985), 『꽃을 찾아서』(1985), 『유실』(1988),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1990),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 『한 말씀만 하소서』(1994),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1995),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 『울음소리』(1996), 『나의 아름다운 이웃』(1996), 『속삭임』(1997), 『가는비, 이슬비』(1997), 『너무도 쓸쓸한 당신』(1998), 『해산바가지』(1999), 『아저씨의 훈장』(1999), 『조그만 체험기』(1999), 『어떤 나들이』(1999), 『가는 비, 이슬비』(1999),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1999), 『아주 오래된 농담』(2000), 『그 남자네 집』(2004), 『환각의 나비』(2006), 『친절한 복희씨』(200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