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展
정주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展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03.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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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박물관 space99 3. 16(금)∼ 4. 15(일)

 후쿠시마원전사고 1년 , 다시 오는 ‘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를 돌아보는 눈에 띄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평화박물관 space99의 ‘정주하<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展’이 그것이다.지난 3월11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1년이 되는 날이고, 작가는 이곳의 2011년 가을, 겨울을 사진에 담았다.

          ▲정주하, 무제, 60cm x 90cm, pigment print

이번 전시의 제목은 이상화 시인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제목을 차용했다.  저항시인 이상화의 1926년作으로 일본제국주의에게 땅을 빼앗긴 조선 사람의 처지를 그린 시로, 그가 기다렸던 봄은 조선에 와 주었다.

지금 후쿠시마에도 시간은 흐른다. 정주하 작가가 담은 후쿠시마의 들에는 낙엽이 지고, 바다에는 파도가 치고, 밤하늘에 별은 여전히 아름답다. 시간이 흐르면 후쿠시마의 땅에도 작년과 같이 봄은 찾아 올 것이다. 하지만 작년의 봄이 아니고, 기다리는 봄이 아닐 것이다.

정주하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원전사고의 폐해를 드러내거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의 자극적인 현장사진을 보여주기보다 관객 스스로 ‘311 사고’의 의미에 대해 깊은 성찰에 이르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후쿠시마 사고가 인류에게 던져준 “운명적, 역사적 지시”에 방점을 찍고, 후쿠시마의 가을, 겨울을 담아 기다리는 다음의 '봄'을 담담하게 전한다.

▲정주하, 무제, 60cm x 90cm, pigment print

“이 작업이 가진, 두 가지 낯선 층위인, ‘후쿠시마라는 장소/시대 성’과 제목이 지칭하는 ‘식민시대, 저항의 역사관’ 사이에는 모순된 역설이 들어있다. 가해와 피해 사이를 오가는 ‘순환의 모순’은 기다리는 신(神)의 모습만큼이나 기이(奇異)하다.”  - 정주하 작가노트 중 -

◆작가와의 대화:서경식, 정주하, 한홍구/ 22(목) 19:30/문의:(02-735-58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