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보기]제대로 복구된 숭례문을 보고 싶다.
[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보기]제대로 복구된 숭례문을 보고 싶다.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 승인 2012.05.0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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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상량식때의 일이다. 문화재청 담당 직원이 상량식때 와서 줄을 당기라고 한다.

▲필자 황평우

순간 왠 일이지? 이 사람들이 뭔 일이 있나?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된 후 국회에서 문화재제도 개혁 특위가 있었는데, 약 5달 정도 회의를 했었다. 이때 위원으로 참여해보고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숭례문 관련 회의나 행사는 단 한 번도 초청받은 사실이 없었다.

이 사실을 보다 못한 당시 국회의원 한 분이 민간단체의 전문성이 있는 인사의 의견도 들어보라고 해서 우여곡절(문화재청에서 끝까지 필자의 의견을 안 듣겠다고 우김)끝에 공청회때 발표를 했었다. 당시도 필자의 발표문에 문화재청은 반박문을 제작해서 배포하는 민첩성을 구현하기까지 했다.

필자는 숭례문 상량식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더 중요해서 카메라를 매고 행사장을 누비며 기록을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었지만, 문화재청장과 담당 과장의 부탁이니 만큼 정장을 하고 상량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상량식 줄을 당기는 순서에 문화재청은 필자를 물 먹이더니 행사 후 핸드폰 문자로 “미안했습니다” 라고 보낸것이 전부였다. 어이없어 돌아오면서 필자는 “그러면 그렇지 내 팔자에 무슨 숭례문 상량에 참석을 해! 잠시 문화재청에 속은 것으로 하지 뭐!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낸 것 만 해도 문화재청은 철이 든 것이야” 라면서 애써 나 자신을 위로했었다.

숭례문 복구공사는 진행과정을 공개적으로 하고, 전통기법으로 보수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그러나 숭례문 복구공사는 과정이 공개적이고 민주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필자는 숭례문 복구공사의 내용이나 기법, 문제점 등을 모두 현장에 가서 직접 보거나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어렵게 자료를 구했다. 문화재청은 그 어떤 자료나 복구방식을 필자에게 제공한 적이 없었다. 즉 철저히 비밀리에, 그들만의 돈벌이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필자는 현장 확인과 모아온 자료를 바탕으로 숭례문 복구과정의 문제점을 그때그때 언론을 통해 알릴 수밖에 없었다. 포크레인으로 해체하는 문제점, 전통기법시 목수 품셈문제, 전통기법이 아닌 드잡이(축성), 옛 기록을 가지고 흥정하는 문제 등등이었다.

필자는 몇 달 전부터 숭례문단청에 주목하고 있다. 과연 전통기법과 전통안료를 가지고 할 것인가 이다. 그동안의 정보를 종합해보면 전통안료개발이 아직 미숙하다는 것과 접착재인 쇠가죽으로 만든 전통아교개발은 현재로써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계속 지적되었던 품셈문제인데, 전통기법으로 작업을 하면 2.5배정도 시간과 품이 들어가는데 인건비는 터무니없다. 결국 올 것이 왔다.

중국, 일본, 한국의 아교와 수입 젤라틴(페인트에 함유되는 접착성분)을 모아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한국 전통아교가 가장 불순물이 많았다고 한다. 아교 성분 중 접착력이 전통아교와 흡사한 젤라틴이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한다.

이에 반해 시험에 사용된 아교는 일반시장에서 파는 질이 좋지 않은 한국아교를 사용해서 평가가 나쁘게 나온 것이고, 현재 우리는 쇠가죽으로 만든 전통아교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모 대학에서 전통아교제작기법을 찾았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성공적이지 않다는 것이며,결국 젤라틴을 사용하기 위한 수입상들의 농간에 숭례문 단청작업이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젤라틴을 사용한다는 것은 전통단청이 아니라 화학페인트를 숭례문에 칠한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숭례문 복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더니, 사실의 중요성보다는 “누가 그런 비밀을 이야기 해 줬는가.”만 관심이 있을 뿐이었다. 필자가 관련회의에 참관자로 참석을 해보겠다고 했더니 “자신은 단청으로 논문을 썼는데, 황평우는 단청 전문가가 아니기에 회의 참석은 불가하다.”고 한다. 필자는 그에게 말했다.

“문화재의 전문성은 경험과 자기공부에서 나온다. 논문하나 썼다고 전문가 아니다. 그렇다면 귀하는 숭례문의 목공, 설계, 석축, 발굴 등에 무슨 전문성이 있어서 숭례문의 모든 공사 감독관 인가?.”

단청에 있어서 전통기법이 부족하다면 숭례문 단청은 급하게 화학페인트로 할 필요가 없다. 숭례문에 있어서 전통기법이란 복구전이나 과정에서 연구되고 재현되어야 했었다. 아무 준비도 없이 숭례문은 전통기법이라는 탈을 쓰게 된 것이다.

밀실, 비공개, 야합, 그들만의 돈 벌이, 허울 좋은 전통기법, 오만과 편견, 화학페인트, 포크레인, 대형 기계기중기, 보여 주기식 전통기법, 공기단축이라는 말이 사라진 숭례문을 보고싶다.

*문화연대 약탈문화재 환수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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