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음' 김홍신 교수의 판소리 감상설명서
'득음' 김홍신 교수의 판소리 감상설명서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07.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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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일 민속극장 풍류, 명창 5인의 판소리 다섯 바탕+김홍신 교수 해설

김홍신 교수의 해설과 함께 하는 판소리 공연 '득음'이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다.

 

 

200만 독자를 감동시키며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던 '인생사용설명서'의 저자이며, 활발한 강연을 통해 '행복전도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김홍신 교수(건국대학원 언론홍보대학원 석좌교수)는 이번 공연을 통해 판소리 전도사로 나선다.

수궁가,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은 ‘판소리와 문학의 만남’및‘한국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와 인간문화재인 판소리 명창들의 만남’이란 독특한 기획으로 마련됐으며, 기존의 판소리 공연과는 차별화된 우리 문화의 깊이 있는 멋과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김홍신 작가

 

김홍신 교수는 "서양의학은 의학이라 하고, 우리의학은 한의학이라 부르듯, 서양음악은 음악, 우리 음악은 국악이라 부른다"며, "우리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존엄한지 직접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문학과 예술이 별개의 것이 아니듯 판소리와 소설은 따로 떨어져서는 이해되지 않는 장르이다. 또한 판소리와 판소리계 소설은 구비문학전공자들에게 꾸준한 연구대상이기도 했다.

문학과 예술의 만남에 대한 시도는 기존에도 있었으나 판소리와 문학의 만남을 공연이라는 장르를 통해 본격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는 이번 공연이 처음이다.

더불어 이번 공연을 계기로 판소리가 보다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그 첫 단추를 끼웠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공연은 16일 남해성 명창과 그의 수제자 왕기석 명창의 무대로 시작된다. 남해성 명창이 공연할 수궁가 중 ‘상좌다툼’은 동물들을 통해 인간세계를 풍자한 대목이며, 사회적 착취관계를 우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육지로 올라온 별주부는 토끼를 찾기 위해 동물들을 관찰하는데, 동물들이 서로 자신이 나이가 많다며 자랑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별 주부는 날짐승과 길짐승의 상좌다툼도 보게 되는데, 길짐승의 상좌다툼의 첫 부분에서는 온갖 짐승들이 모여드는 모습이 보인다. 기린, 코끼리, 사자, 곰, 다람쥐, 너구리, 멧돼지, 노루, 사슴 등이 등장을 하고, 본격적인 상좌다툼이 시작되자 노루가 먼저 나와 제 나이가 많은 내력을 말하고 너구리, 멧돼지, 토끼 등이 제 나이 자랑을 하고, 토끼를 상좌로 정한 후 술자리를 벌이지만 결국은 범이 나타나 상좌에 앉게 된다는 내용이다.

 

▲박송희 명창

 

17일 박송희 명창과 그의 수제자 서진경 명창의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으로 공연은 이어진다. 흥보가 다리를 고쳐준 제비가 강남으로 들어가 물어다준 보은표 박씨를 심어서 열린 세 통의 박을 타는 대목으로, 돈과 쌀이 나오는 첫째 박과 비단이 나오는 두 번째 박은 '흥보가' 이수자인 서진경 명창이 소리를 하고, 박송희 명창이 가장 즐겨 부르는 대목으로 역군들이 나와 흥보 집을 짓는 세 번째 박부터 화초장 대목까지 박송희 명창이 소리를 한다.

18일 성창순 명창이 부르는 '보성소리 심청가'는 '강산제 심청가'라 부르기도 한다. 보성소리 심청가는 음악적 형식미가 뛰어나고, 섬세하고 절제된 표현 방식을 특징으로 꼽는다. 공연에서는 성창순 명창의 수제자 박인혜 명창이 '심청이 물에 빠지는 대목'을, 성창순 명창이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들려준다.

 

▲성우향 명창

 

19일 성우향 명창과 그의 수제자 김수미 명창이 들려주는 춘향가는 동편제 김세종 판으로, 2002년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소리이다. 특히 공연에서 선보이는 '사랑가'는 춘향과 이몽룡이 서로 호감을 갖고 점점 친밀해지는 과정이 섬세하면서도 호탕하게 잘 묘사돼 있다. '사랑가'는 판소리가 갖추어야 할 문학적, 음악적, 극적 요소가 가장 잘 어우러져 있어 춘향가의 주제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과 같은 소리대목이라 할 수 있다.

 

▲송순섭 명창

 

마지막 공연인 20일은 송순섭 명창과 그의 수제자 이정원 명창의 '적벽가 중 적벽대전'으로 꾸며진다. 이 대목은 오나라의 손권과 촉나라의 유비가 연합해 적벽강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치는 적벽강 싸움을 판소리로 각색한 것이다. 조조는 적벽강에 전선을 서로 쇠사슬로 묶어 움직이지 않게 연환계로 전쟁준비를 하는데, 조조의 책사인 정욱이 동남풍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적이 화공으로 공격하면 배들이 서로 연결돼 있어 크게 패할 것이라고 조언을 한다. 그러나 조조는 동남풍이 잠시 일어났다 그칠 것이라며 전쟁에서 이길 것을 호언장담한다. 동오의 장수인 황개가 조조에게 투항하는 척 하면서 이십 척의 배에 화공의 준비를 갖추고 조조 진영으로 진격해 와 화공을 퍼붓고 이에 오나라와 한나라의 전선들이 연합해 조조의 천여척 전선에 불을 들고 달려드니 조조의 백만대병은 적벽강에서 몰사한다는 내용이다.

관람료는 하루 5천원이며, 다섯 바탕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5일 권은 2만원이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문의 : 02-3011-2178)

5인의 명창과 판소리 다섯 바탕, 그리고 김홍신 교수가 풀어내는 기획공연 '득음'은 과거와 현대를 연결하는 소통의 소리판이며, 현대인들의 가슴에 추임새 한 가득 움켜줄 감동의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