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기행-77] 선조들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조선민화박물관
[박물관기행-77] 선조들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조선민화박물관
  • 한국박물관아카데미
  • 승인 2012.07.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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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는 우리 선조들의 꿈과 사랑 그리고 지혜와 교훈을 담고 있는 뜻 그림으로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문배(門排)풍습을 바탕으로 조선 초기부터 왕이 화원을 시켜 그리게 하고 관료들에게 내려주었던 세화를 거쳐 민화가 형성되었으며 조선 후기 문인화로 대변되는 감상화 풍조 속에서 현세적 욕망과 기원을 담아 그려졌던 실용화에 해당된다.

민화박물관 전경

조선민화박물관은 이러한 민화의 체계적인 수집, 보전, 전시, 연구, 교육을 목적으로 오석환 관장이 사재를 털어 1998년 5월 착공하여 2000년 7월 29일 개관한 국내 최초의 민화 전문 박물관으로 현재 3,850여 점의 조선시대 민화, 200여점의 현대 민화, 250여점의 춘화 등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2000년도에 개관한 이래 매년 전국의 민화 작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전국민화공모전'은 사라져가는 민화 전통의 맥을 잇고 민화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매년 '우리 그림, 민화 속으로‘ 민화대축제를 개최하여 많은 관람객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월곤륜관

또한 민화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하여 민화를 이용한 독특한 민화 상품과 다양한 민화 체험거리를 개발하고 대한민국대표축제로 지정된 강진청자축제와 인천 풍물축제 등 전국 규모의 각종 축제에서 민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의 민화특별전도 기획하고 있다.

이렇듯 조선민화박물관은 민화를 테마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각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민화의 보호와 계승은 더욱 그러한 측면이 강하다. 민화의 보호에 대해 아래와 같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채용신 '삼국지연의도-삼고초려'

첫째, 민화를 재해석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몇 년 전부터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설립된 한국민화학회 등에서 민화는 비교적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와 더불어 가회민화박물관의 윤열수 관장, 경희대 김용권 교수에 의한 박사학위논문을 비롯한 여러 편의 연구논문, 국립민속박물관 김윤정 학예연구사 등을 통한 석사학위논문 등 미술사차원에서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은 역시 학회활동과 더불어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더 활발한 연구 성과와 담론이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미술사 차원의 연구는 물론, 역사와 사상, 활용 등에 있어서도 입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 민화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노력과 더불어 문화역량의 매개를 풍부하게 해 나아가야 한다. 문화 콘텐츠의 다원화와 확보는 오늘 날 매우 중요한 가치이며 민화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민족적 콘텐츠인 것이다.       

둘째, 문화재청을 비롯한 지방정부에서도 민화를 각 등급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직 민화가 문화재로 등록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등록된 것들을 보면 관에서 쓰였던 상당수준의 화격을 바탕으로 한 일부에 제한되어있다. 평가의 틀을 다원화하여 적극적인 발굴과 등재를 통한 보호가 필요하다. 물론 이 역시 일반국민들에게 중요성을 인식시켜 나아가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학교 등 정규교육과정에서 민화를 보다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다뤄야한다. 역사, 국어, 사회, 윤리 등은 물론 미술교과에서도 민화의 다양한 가치와 쓰임, 배경, 내제된 의미 등을 통해 교육적 활용의 비중을 높이고 디자인 등에서도 민화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생활 접목교육이 요구된다.

민화해설(장수화락관)

물론 최근 관련 박물관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민화그리기 등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매우 단편적이며 그리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민화의 진정한 가치의 전달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국가 관광당국에서의 민화를 테마로 한 상품개발 등 활용도를 높이는 노력도 빼 놓을 수 없는 간접적인 보호 장치이다. 민화를 관광 상품화하고 민화의 깊이와 거기에 담긴 의미를 다양하게 살려 생활 속에서 민화를 즐기는 노력도 경주하여야 한다.

우리 민화에 대해서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다. 한류의 붐 속에서 현대 공연예술과 함께 우리 문화의 깊이를 다양하게 알리는 정책적이며 범국가적인 노력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민화 체험프로그램

이에 대비해 볼 때 조선민화박물관의 활동은 눈부시다. 지난 2010년, 조선민화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그간 소장해오던 유물 중에서 조선 말 고종의 어진을 그렸던 당대 최고의 인물화가, 석지 채용신의 걸작「삼국지연의도」8폭을 공개하고 광주시립민속박물관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등에서 특별전을 개최하여 수많은 관람객과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이러한 명성과 함께 현재 채용신의 「삼국지연의도」는 국가문화재 지정을 위한 수속을 밟고 있다.

또한 2010년 10월에는 국내 유일의 청자특구인 강진군과 조선민화박물관 분관(가칭 한국민화박물관)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금년 말 개관을 목표로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위치: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841-1  (033)375-6100∼1)

◆학예사가 되는 길 - 한국박물관아카데미(다음 ‘큐레이터 되기’ 카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