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Issue] 큰 서점은 '펄펄펄', 작은 서점은 '끽끽끽'
[출판가 Issue] 큰 서점은 '펄펄펄', 작은 서점은 '끽끽끽'
  • 정동용 객원기자
  • 승인 2012.12.2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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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2012년 NSCI 대형서점 부문 1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서점육성포럼 열어

12월 19일(수) 우리나라 제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끝났다. 진보와 보수 싸움이라는 이번 선거에서 진보를 대표하는 문재인 대선후보가 1천4백692,632(48.02)표를 얻고도 졌다. 보수를 대표하는 박근혜 후보는 1천5백773,128(51.55)표를 얻어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자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우리나라 첫 부녀 대통령이 되었다.

투표율이 75.8%나 되는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영남권에서 꽤 많은 표를 얻고도 박근혜 후보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야성이 짙은 인천과 경기권 유권자들 표가 박 후보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게 유리하고, 수도권 표심은 늘 야권이 우위에 있다는 공식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것이다.

정권교체를 바랐던 이들에게는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이들은 왜 정권교체를 그렇게 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이는 우리 사회 속내를 살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오랜 불황과 높은 물가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그 가운데 ‘지식산업의 꽃’이라는 출판 양극화는 더욱 심하다. 큰 서점은 '펄펄펄' 살고, 작은 서점은 '끽끽끽' 줄줄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점인 교보문고는 2012년 NSCI 대형서점 부문 1위를 차지해 휘파람을 불고 있지만 작고 가난한 출판사들은 이들에 눌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서점산업 발전 방안을 찾는 ‘지역서점 육성 포럼’을 3차에 걸쳐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보문고는 요즘 6개월 사이 대형서점에서 3회 이상 책을 산 경험이 있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작년보다 2점이 오른 76점을 얻어 5년 연속 NSCI 대형서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북 마스터 제도, 북클럽 회원 제도, 독서 지원 서비스 등 독자들이 쉽게 책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가지 제도를 마련한 것이 독자들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 교보문고

북 마스터 제도는 교보문고가 지구촌에서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북 마스터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도서 소개부터 깊이 있는 상황별 독서안내까지 해주는 등 독서 컨설팅을 마련한 서비스다. 북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북 마스터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아 독서지도사 자격을 갖춰야 하며, 4년 이상 한 분야에서 일해야 한다.

교보문고는 영업점마다 ‘CS 컨설턴트’도 뽑아 꾸리고 있다. 이들은 영업 일선에서 고객 응대 수준을 드높이고 서비스 마인드를 널리 퍼뜨린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CS 시그마’ 회의에서 여러 영업점에서 ‘고객의 소리’를 모으고 고칠 사항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영풍문고는 지난해보다 2점 오른 75점으로 2위에 올랐다. 반디앤루니스와 북스리브로는 모두 3점씩 오른 73점으로 공동 3위다. 올해, 대형서점들 고객만족도 점수가 모두 오른 까닭은 여러 가지 문화행사 등 독특한 가치를 알리는 데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작고 가난한 서점들은 지금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은 이들 서점을 살리기 위한 ‘지역서점 육성포럼’을 3차에 걸쳐 펼친다. ‘2012 한국서점산업의 현재와 진흥방안’을 깃발로 내건 1회 포럼은 12월 18일(화요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전문가 포럼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는 산업부문별 신규, 휴폐업 현황과 자영업 실태를 서점산업과 비교 분석하며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자리에는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박찬익 한국출판학회 산학이사, 양수열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정무위원장, 양수성 부산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 기획팀장, 유성식 YES24 이사, 이규영 송인서적 대표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2회와 3회는 2013년 2월과 3월에 걸쳐 열리며, 서점업계와 관련 기관, 단체 및 일반인이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로 함께 이루어진다. 해당 포럼 진행상황과 논의내용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를 통해 밝혀진다.

출판산업에서는 이처럼 한쪽에서는 제18대 대통령 당선자처럼 핑크빛 희망을 이야기하며 하하 호호 웃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낙선자처럼 한숨만 포옥 포옥 내쉬며 울상을 짓고 있다. 새 대통령은 이러한 출판양극화를 더욱 부추긴 정권 연장에 나서지 말고,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새로운 민생정책을 제대로 펼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