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다가서라’ 20세기 전쟁, 휴머니즘으로 그려낸 로버트 카파
‘충분히 다가서라’ 20세기 전쟁, 휴머니즘으로 그려낸 로버트 카파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3.10.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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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 28일까지…세종문화회관
지난 20세기 전쟁의 실상을 생생히 그려낸 로버트 카파의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이 오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 게르다 타로가 찍은, 카메라를 든 카파.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서지 않아서다”(If your pictures aren't good enough, you're not close enough). 로버트 카파(1913∼1954)는 전설이 된 종군 기자, 모험가, 로맨티스트로 유명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어윈 쇼, 존 스타인벡과 함께 전쟁터를 누볐고, 피카소, 마티스 등과 예술적 교감을 가졌다.

또한 시대의 결정적 순간을 붙잡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었던 그는 ‘카파이즘’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참혹한 전쟁속 휴머니즘

로버트 카파의 사진에는 강렬한 휴머니즘이 존재하며, 총알을 피해 셔터를 누르는 위대한 용기와 정신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한다.

그의 탄생 100주년과 한국 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카파의 기념 재단인 뉴욕 ICP가 소장한 오리지널 프린트로 카파의 일대기를 총망라한 대표 사진 160여점이다.

한 관람객은 “사진전이라기보다 한 컷 한 컷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은 물론, 세계사 속의 거대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어, 진실의 힘이 내뿜는 여운이오래 남는다”며, “보다 많은 학생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 공습경보가 울릴 때, 피난처를 향해 달리는 엄마와 딸, 스페인 빌바오.

가장 치열한 전쟁과 사진

카파는 스페인 내전부터 노르망디 상륙작전, 인도차이나 전쟁 등 20세기 현대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쟁터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1913년 헝가리 유대인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31년 정치적 박해와 반유대주의자들을 피해 베를린에서 사진 에이전시 ‘데포트’의 암실조수로 사진과 인연을 맺었다.

▲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

그의 가장 유명한 사진인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은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전선에서 돌격려던 그의 친구 병사가 머리에 총알을 맞고 쓰러지던 순간을 찍었다. 스티븐스필버그는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 초반부 전투장면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카파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954년 베트남 전쟁에서 지뢰를 밟고 숨지기까지, 그는 가장 가까이에서 전쟁을 보여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