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미디어 아트’ 아날로그 감성자극!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미디어 아트’ 아날로그 감성자극!
  •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3.10.27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영향을 받은 현대작가들의 전시가 지난 8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런닝 머신(Learning Machine)’이란 타이틀로 전시를 열었다.

60년대 독일을 중심으로 신예술운동을 선보인 ‘플럭서스(Fluxus, 경험으로서의 예술)’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했다. 현대작가 21개 팀의 70여 점 작품으로 구성된 이 전시는 지금의 미디어아트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흥미로운 전시였다.

▲The_Eternal_Frame_1976_conception_ANT_FARM_(c)_David_Ross_University_of_California__Berkeley_Art_Museum_and_Pacific_Film_Archive

필자는 최근 넘쳐나는 미디어아트 전시들을 감상하며 기존에 알고 있던 ‘미디어 아트’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다. 미디어아트는 빛과 선, 동작의 영상들이 강렬한 사운드와 현란한 영상 편집기술이 더해져 가상의 시뮬레이션과 하이퍼리얼리즘을 재현하는 기술이 예술화 되었거나 행위예술과 개념미술이 더해져 신예술의 형태를 보인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여느 장르보다 미디어아트의 변화 흐름은 빨랐다. 그러나 우리는 그 흐름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었나 싶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의 경계 속에 빠른 변화를 맞이한 ‘미디어아트’는 지난 30년간 충분히 읽어내기 어려울 만큼 변화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변화된 미디어아트를 감지할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렸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의 작품 72점이 <비디오 빈티지:1963~1983>전시 타이틀을 내걸고 아시아 최초로 선을 보인 것 이다. 퐁피두센터는 1000여 점이 넘는 방대한 비디오아트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어 비디오아트의 탄생부터 그 역사의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퐁피두센터 컬렉션들은 변화된 60-70년대 비디오 아트를 회고할 수 있어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시선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공간부터 흥미롭다. 그간 우리가 접했던 벽면전시가 아닌, 테이블 위 비디오를 헤드셋을 꽂고 감상할 수 있는 관람객 개개인의 개별공간으로 구성돼 있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반원 형태로 구성된 메인 전시공간을 세 가지 섹션으로 구분해 아트테이블을 설치했다. 오래된 낡은 아날로그 텔레비전이 테이블에 올려져있다. 과거로 돌아가 푹신한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듯 전시공간은 70년대 일반 가정집을 재현했다.

이번 전시는 52명의 작가들의 80여점 가까이 되는 작품을 선보였다. 퐁피두센터의 아시아 최초 전시라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에 앞서 과천관의 행보를 엿볼 수 있는 전시로도 의미가 있다. 과천관의 <비디오 빈티지:1963~1983>전시는 서울관 개관 맞이 ‘미디어아트’ 색깔을 입는 의미 있는 첫 전시를 선보인 것이다.

과천관 전시는 ‘미디어아트’를 주력으로 개관을 20일 앞둔 서울관과는 다른 색의 옷을 입히는 작업, 특별전시를 선보인 것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현대미술의 매력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빈티지’를 컨셉으로 특별전 전시공간을 연출한 것도 단순히 진화된 미디어아트를 새롭게 바라보기 위함만이 아닌 ‘미디어아트’를 처음 접하는 관람객을 배려하기에 충분한 연출방법을 택했다. 어색하고 낯선 공간을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해 조금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연출방법이라고 본다. 전시실에서 만난 낯설고 어색한 작품들은 온전히 아날로그의 추억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미술관이 여직 문턱이 높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달라진 과천관의 ‘빈티지’ 전시를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대중들은 현대미술이 멀게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미디어 아트’는 더 낯설 수 밖에 없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 경계에서 추억으로 만들어진 안락한 공간은 미디어 작품들이 ‘예술’을 학습하는 것이 아닌 추억으로의 시간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이해될 수 있게 만든다.

 ‘미디어아트’ 라는 새 옷을 입은 특별전시를 선보인 만큼 변화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