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 ‘보행자·버스 천국’ 된다
서울 신촌 ‘보행자·버스 천국’ 된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1.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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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역 문화․경제 거점으로 재탄생
서울 신촌이 ‘보행친화 지역’으로 탈바꿈한다. 6일 신촌에 서울 최초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개통되며 단순히 통과하는 ‘길’에서 걷고 즐기기 위해 머무는 문화의 중심지인 동시에 지역 경제거점으로 변모하는 것.

서울시는 이날 신촌 연세로대중교통전용지구 개통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인도가 넓어지고, 대중교통 외 승용차 등은 진입을 하지 못하게 된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남미 탐방 당시, 브라질 쿠치리바 대중교통서비스를 이용하며 교통관계자로부터 시내시스템 설명을 듣고난 뒤 굴절버스안에서 메모를 하고 있다.
지난 해 남미 순방에 나선 박원순 시장은 브라질 방문 시, 보행자 중심의 도시인 ‘쿠리치바’를 벤치마킹해 서울을 ‘보행친화도시’로 만들겠다고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쿠리치바는 브라질 남부 최대도시로, 1950~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인구증가,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 심각한 도시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1970년대부터 추진해 온 사람․자연 중심의 도시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환경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서울시는 시내에 대중교통과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조성하기로 하고 10개 후보지를 선정해 검토에 들어갔으며, 유동인구·상권 현황·대중교통 현황·인지도 등을 면밀히 따져 ‘신촌 연세로’를 첫 번째 대상지로 선정했다.

서울시는 ‘걷고 즐기고 꿈꾸는 거리’를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캐치프레이즈로 정하고, 교통 환경 개선을 통해 1990년대 활발했던 신촌의 문화와 상권이 다시 부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을 통해 ▴문화․경제 활성화를 통한 ‘도시재생’ 효과를 비롯해 ▴보행자 우선의 보행문화 정착 ▴대기질 등 환경 개선 등의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문화 부흥→방문시민 증가→경제 활성화 '도시재생' 선순환 구조 정착

서울시는 신촌 연세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변모하면서 무엇보다 2000년대 이후 쇠락한 ‘문화’와 ‘경제’가 되살아나 침체되었던 지역에 새 숨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효과가 있을 것로 기대하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신촌’은 ‘홍대’와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거리이자 상권이었으나 불편한 이동 환경과 교통체증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지역 고유의 문화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시민이 모여들게 되고, 이는 결국 지역 경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먼저 ‘연세로’를 민간주도형 자생적 문화가 꽃피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5~10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노상에서 펼쳐지는 ‘열린 예술극장’을 운영하고, 기존에 서울광장 등에서 열렸던 드럼페스티벌을 신촌지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서대문구청·서울문화재단 등과 함께 각종 행사를 유치하는 한편 홍대처럼 자발적인 지역 고유의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보행자 중심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 대기질 등 환경개선 효과도 기대

그동안 연세로는 보도에 비해 넓은 차로로 하루 종일 10km/h 내외의 정체가 이어지는데다 일평균 3만이 넘는 사람들로 걷기에 몹시 불편하고, 보행 안전 또한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최대한 보도를 비우되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연세로와 명물거리 전 구간에 벚나무 150여 주를 심고 띠녹지와 가로화분을 설치하는 한편 굴다리 벽면은 녹화하기로 했다.

또한 공공자전거를 도입하고, 노상주차장을 제거하여 지상에서 이동하는 차량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노면수 처리를 통해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물 순환 거리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앞으로 연세로를 찾는 시민과 지역상인의 의견을 수렴하고, 운영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향후 두 번째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을 추진할 대상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보행친화도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며, 앞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적 콘텐츠가 생산․유통되고, 침체됐던 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도시재생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