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세계 속에 던져진 인간’, 연극 <모래의 여자>
‘불합리한 세계 속에 던져진 인간’, 연극 <모래의 여자>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4.02.1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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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카프카’, 아베 코보 원작을 무대화

 연극 <모래의 여자>가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 오른다. <모래의 여자>는 ‘모래 구덩이 속에서 살고 있는 여자’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모래 구덩이 속에 갇히게 된 남자’라는 설정을 통해, 불합리한 세계 속에 던져진 인간이 변화하는 과정을 치밀한 묘사를 통해 드러낸 작품이다.

▲ 연극 <모래의 여자> 포스터
  <모래의 여자>는 일본의 카프카라 불리는 소설가 ‘아베 코보(Abe kobo)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요미우리 문학상(1963), 프랑스 최우수 외국문학상(1968)을 받았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져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1964)을 수상한 바 있다.

 본 공연에서 무대 위에서 모래는 형태 없이 존재하지만, 또 다른 등장인물로서 작용한다.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구자혜는 “이번 공연에서는 ‘모래’를 무대 위에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몸과 정신을 지배하는 강력한 속성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했다.

 배우 윤현길과 백석광의 앙상블도 주목할 만하다. ‘여자’ 역의 윤현길은 연출 구자혜의 이전 작품 <여기는 당연히, 극장>과 <웨이팅 룸>을 모두 함께 한 배우다. 윤현길은 연극 <천국으로 가는 길>, <말들의 무덤>, <안티고네>, <맨하탄 일번지>, <피리부는 사나이>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안정적이고 폭넓은 연기를 선보여 왔다. 또한 ‘남자’ 역의 백석광은 본래 뛰어난 무용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연출과 배우를 겸하고 있다.

 한편, 구자혜 연출을 필두로, 무대미술 김은진, 보이서(Voicer) 김진영, 조명디자인 오용민, 의상디자인 김우성, 분장디자인 장경숙, 사운드디자인 목소, 움직임지도 이윤정, 사진 김도웅 등 제작진의 구성도 탄탄하다. 특히, 보이서(Voicer) 김진영은 이스라엘에서 소리를 공부했으며, 온몸의 공명을 통해 소리를 내는 독특한 메소드로 이번 작품에서 강력한 청각적 이미지를 생성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아르코가 주목하는 젊은 예술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부터 프로젝트 집단으로 작업해온 ‘여기는 당연히, 극장’이 제작하였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을 통해 진행된다. 

(공연문의 070-827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