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필드 호텔, 디오니소스 축제 개최
메이필드 호텔, 디오니소스 축제 개최
  • 고무정 기자
  • 승인 2014.06.1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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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맥주∙전통주 시음, 재즈밴드 루나힐 공연 등 각종 행사 진행해

 지난 14, 15일, 강서구 외발산동에 위치한 메이필드 호텔에서 2014 와인∙맥주 페어 ‘디오니소스의 축제’가 열렸다. 도심 속 여느 호텔과는 달리 10만㎡의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메이필드 호텔은 조경회사에서 출발한 호텔답게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친화적인 경관 덕에, 메이필드 호텔은 결혼식으로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주말이면 결혼식이 열린다는 메이필드 호텔의 아트리움에서, 150여종의 와인과 30여종의 맥주를 시음∙판매하는 디오니소스 축제가 진행됐다. 대리석 조각과 붉은 장미로 조경한 아트리움 광장엔 행사 참여자들이 와인잔을 들고 부스 사이를 거닐고 있었다.

메이필드 호텔의 랜드마크 종탑 아래 디오니소스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 축제의 이름인 디오니소스는 인간에게 포도즙 짜는 기술과 잔치를 여는 법을 가르친 그리스의 신으로, 술과 생명력을 관장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사티로스와 바코스, 무녀 마이나스를 이끌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축제 분위기를 퍼뜨렸다고 한다.

이때 니사를 떠나 트라키아를 거쳐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도착한 디오니소스의 여정은 당시 포도와 포도주가 전해진 경로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후 기원전 13세기의 그리스는 소아시아로부터 전해진 디오니소스교가 존재했다.

초기 극단적이고 격렬한 디오니소스 숭배 제의는 시간이 지나며 점차 공식화되고 순화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번 호텔의 축제와 같은 이름의 디오니소스 축제(city dionysia)이다. 합창과 무용경연, 소박한 예식 등이 진행되는 이 축제는 그리스 전국 각지에서 진행됐으며 매년 겨울에서 초봄 사이에 정기적으로 개최되었다고 한다.

로얄마일 테라스에서 재즈밴드 '루나힐' 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메이필드 호텔 관계자는 “고대 그리스에 디오니소스 축제가 실제로 있었던 것만큼 그 의미를 담아 축제를 진행하고 싶다” 며 “작년 5월에 처음 시작한 이 축제가 방문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만큼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 고 밝혔다.

이 축제를 기획한 김동영 팀장은 "메이필드 호텔은 단순히 투숙하는 곳이 아닌 예술, 문화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이번 행사는 아름다운 자연과 이국적인 호텔 건물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와인, 맥주, 전통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20여개의 부스가 차려진 이번 행사는 포도품종과 생산지, 가격, 면에서 스펙트럼이 넓은 와인들을 선보였다. 부스가 와인 수입업체별로 차려진 덕분에 한 부스에서도 여러 와인을 맛볼 수 있었으며, 호텔 측에서 부스에 얼음을 공급해 화이트 와인의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 비치된 와인잔 세척용 수도는 방문객들이 와인의 섬세한 차이를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맑은 날씨의 호텔 행사장의 하얀 조각상과 붉은 장미들은 아름다운 조경을 연출하고 있었고, 행사장 아래 로얄마일 테라스의 사자상 분수는 끊임없이 물소리를 만들어 시원한 정취를 더하고 있었다.

 

행사장에서 구입한 와인을 별도의 코르키지 없이 레스토랑 테라스 테이블에서 마실 수 있다.

사자상 분수 옆 로얄마일 테라스는 테이블 가득 와인을 마시는 이들로 북적였다. 이는 행사 부스에서 구입한 와인을 코르키지 없이 테라스 테이블에서 마실 수 있었기 때문인데,  7시쯤 시작된 재즈밴드 ‘루나힐’의 재즈 공연은 테라스의 관객에게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했다.

한편 한식 레스토랑 ‘낙원’ 앞에서는 전통주 부스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공식만찬주로 쓰인 문배주, 우리술 품평회 대상을 수상한 매실원주, 국순당 등 쟁쟁한 부스가 모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맨 끝의 부스엔 ‘전통 누룩을 사용하여 빚는 팔도의 막걸리’ 라는 주제로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20여 종의 막걸리를 선보였다. 막걸리 부스의 옆은 각지의 무형문화재∙식품명인의 술을 전시함으로써 행사 참여자들에게 우리 술을 알리고 있었다.

대중의 인식 속에서의 호텔은 상류 계층만이 향유하는 문화공간인 경우가 많다. 아직 소주, 맥주, 막걸리가 보편화된 한국에선 와인 역시 ‘고급문화’ 라는 인상이 강하다. 이렇듯 대중과 유리되어 있는 호텔이라는 공간과 와인을 결합한 디오니소스 축제는 15,000원이라는 저렴한 입장료로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높은 행사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