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낙안읍성,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해달라!
[단독]낙안읍성,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해달라!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9.0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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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 초래한 관리사무소, 더이상 참기 힘들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순천 낙안읍성 마을. 반면 주민들의 마음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유네스코 지정 신청을 앞두고 있는 순천 낙안민속읍성 주민들이 낙안읍성 관리사무소(순천시)의 일방적인 행정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상위 주무관청인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낙안읍성 주민 30여명은 지난 2일 버스를 대절해 대전의 문화재청사를 방문,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낙안읍성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순천시 낙안읍성관리사무소(이하 행정)의 부당한 행정집행과 처우 등 자신들이 처한 문제점에 대해 1시간 여에 걸쳐 토로했다

주민들은 최근 순천시가 주민들의 의사는 타진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조례 개정을 통해 시행하려고 하는 낙안읍성 입장료 인상과 시설사용료 인상, 입장료 수입의 비공개, 주민들에게 지급되는 문화재관리금 인하문제 등을 시정해 달라는 탄원서를 나 청장에게 전달했다.

탄원서는 낙안읍성 내 74세대 주민 중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61세대의 서명이 담겨있다.

주민들은 “8월 7일자로 입법예고된 낙안읍성 관리 운영 조례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은 낙안읍성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이제는 더 이상 참을수 없는 계기가 되었다.”며 “큰 일 있으면 (특히 시장님 오실 때) 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와 공문으로 참석을 독촉하더니 주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낙안읍성 조례를 개정하면서 관리사무소에서 고용된 주민, 특히 연로한 노인분 몇 명을 참석 시켜 놓고 공청회를 했다. 이후 슬그머니 순천시청 홈페이지에 공고한 문제가 이번 탄원서 제출을 촉발 했다"고 밝혔다.

 

"낙안읍성 주민들이 동물원 원숭이 인가?" 2일 문화재청을 방문한 낙안읍성 주민들.

주민들은 이러한 처사만 봐도 인터넷도 잘 모르다고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얼마나 소통이 안되는 막무가내식 순천시 행정이라 할 수 있다고 성토했다.

주민들은 또 당초 사적지정시 정부에서는 사유재산 침해나 사생활 침해없이 민속마을을 조성 할 것과 이후에는 충분한 보상과 생활혜택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었다.”며 “그러나 약속과 달리 충분한 보상과 혜택은 커녕 문화재법 아래 국민의 기본권마저 박탈 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는 대명제 아래 인내하며 참고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관에서 주면 주는대로 자포자기로 살아가는 실정 “이라고 털어놨다.

특히나 주민들은 공무원들이 와서 주민들을 분열시켜놓고 자신들은 왔다가버리면 끝이지만 그 이후의 주민들의 삶은 참담한 처지에 놓인다며 이런 자신들의 입장을 절박한 심정으로 몇가지 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제안한 내용은 크게 다섯가지로 첫 번째로 문화재 보전 관리기금이 지급된 때부터 현재까지 투명하게 공개 할 것을 건의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 면담을 마치고 나온 주민들이 나 청장과 기념 촬영을 했다.

현재 주민들은 전년도 관람료의 40%와 시설 사용료, 과태료 수입금으로 문화재보존 관리비를 연말에 지급받고 있지만 전체 금액이 얼마인지를 주민들은 알지 못하고 순천시가 일방적으로 책정해 주는대로 받고 있다 며 정보공개 청구조차 개인정보법 위반이라고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두 번째로 주민들의 복지사업으로 해온 초가지붕잇기와 읍성내 음식점 운영권 등이다. 현재 낙찰된 음식점은 순천시 낙안읍성 관리사무무소의 무관심 속에 음식과 서비스 질 저하로 주민들이 운영하기 이전으로 돌아가 버렸고 한 곳은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 휴업 상태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초가지붕 잇기 사업과 관련한 투명한 내용을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무허가 건물이라며 세채의 초가를 허물었는데 그동안의 초가잇기 는 어떤 비용으로 한 것인지 등 현재까지 초가지붕 잇기 사업비를 정확하게 공개해 주고 잘못된 점은 이의 신청을 받아 바로 잡아 달라고 했다.

네 번 째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지난 8월 7일 입법예고된 <순천시 낙안읍성 관리 운영 조례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은 주민을 무시하는 공고로 다시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내용이다.

개정내용은 입장료를 100% 인상해 기존 2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함과 동시에 사용시설료도 인상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주민들에게 주는 문화재 보존 기금은 40%에서 30%로 인하된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많이 와야 순천시는 물론 주민, 지역사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인데 입장료와 시설사용료가 높아지면 관광객 감소로 지역농산물 판매 저하는 물론 민박업소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다섯 번째 낙안읍성 운영위원회의 위원을 외부인과 마을사람들과 동수로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총 13명의 위원 중 읍성 주민은 2명에 불과해 마을과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에서 주민들 의견이 전혀 반영이 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주민들은 이날 국가문화재중요민속자료(92~100호)로 지정된 가옥 9동 중 6동의 문화재를 해제해 달라며 ‘지정서’를 나청장에게 전달했다. 이는 주민들이 순천시 행정의 부당함에 맞서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낙안읍성은 1983년 6월 사적 302호로 지정된 곳으로 현재는 74여 가구의 주민들이 실재 마을 안에 거주하며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이같은 주민들의 탄원을 접수한 나 청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담당과장을 내려보내 낙안읍성의 문제점을 파악하도록 지시하겠다고 했다는 전언이다.

앞으로 낙안읍성의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