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실력은 ‘허수’, 용병에 가려 국내단원 퇴보 상황 초래(2)
서울시향 실력은 ‘허수’, 용병에 가려 국내단원 퇴보 상황 초래(2)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12.2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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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감독 1인 독주 문제

(서울시향 실력은 ‘허수’, 용병에 가려 국내단원 퇴보 상황 초래(1)에 이어)

◆정감독 국내겸직행위 위반사례 등 계약위반, 불법탈법 의혹, 도덕적 문제 해법은?

▲ 정명훈 예술감독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의 폭언 논란으로 또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정명훈 예술감독에 대한 논란은 쉽사리 잠재워질 것 같지 않다.

박현정 대표의 '폭언, 성희롱'문제가 서울시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해임으로까 이어질 양상이고, 정명훈 감독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좀 더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이변이 없어 보인다.

정 감독의 재계약은 이미 박시장이 나서서 ‘대안없음’으로 재계약쪽으로 기정사실화 시키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감독 체재로 간다면 서울시향의 앞날은 점점 안개속으로 빠져들 것 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의 불씨는 구조적으로 정명훈 감독에게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다.

특히 지난 11월에 있었던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은 하나같이 정감독의 문제에 대해 들고 나왔다. 특히 문형주 의원 등이 정감독에 대해 제기한 문제들을 보면서 정감독의 전횡은 이미 '도를 넘어 섰다'라는 여론이다.

고액연봉을 비롯해 과다한 예우 요구, 단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시향 내에서 전권을 행사, 국내 겸직 불가 조항 금지 위반 등의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자신이 관계하고 있는 단체에 후원금 몰아주기 등  이밖에도 도덕적으로도 문제가될 소지가 충분히 많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가 세계적인 지휘자이며 서울시향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는 것에 대부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본지<서울문화투데이>는 시향 사태,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명훈 감독과 서울시향 성과 문제 등을 음악전문가들과 서울시의회에서 제기한 법적 도덕적 문제에 대해 짚어 보기로 한다.   

◆정명훈 감독 운영하는 APO와 아들 운영 단체 MoM에 후원 몰아줘, 시향후원은 뒷전

대표적으로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 실린 당시 문형주 문체위원과 박현정 시향대표의 문답 한 토막을 보자.

▲ 문형주 시의원

문형주 위원 실질적으로 제가 협찬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 게 사실 최근 기사에 의하면 정명훈 감독이 5개 도시에서 피아노 리사이틀 전국 순회연주를 하고 있지요?   거기에 보면 이런 게 있더라고요.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을 들려주고 재단, 미라클 오브 뮤직( MoM)재단의 기금을 마련한다는 두 가지 뜻에서 한다, 그리고 피아노 리사이틀 수입금 중 서울 개런티는 정 감독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에 기부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의 기금 마련을 위해서 피아노 리사이틀 하는 게 문제가 있나요, 없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박현정  원론적으로는 안 되지요.

이 자리에서 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박현정 대표는 정명훈 감독과 관련한 내용에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게 답변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문체위원들은 박 대표에게 정감독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주눅들지 말고 대표로서 시향의 예술감독까지 관리감독할 대표자가 당당히 발언할 것을 주문한다.

회의록의 또 한 토막

■문형주 위원  사실 제가 또 놀란 것은 정말 개인펀딩에 대한 것은 고민을 좀 해 봐야 돼요. 저희 110억이라는 돈은 일반사람들에게는 만져보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돈이에요. 제가 9년 동안 보니까 대략 170억, 160억 정도의 돈을 시향에 쏟아 넣었어요.  

물론 나아가서 국위를 알린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합니다만 저희가 그것만을 위해서 정명훈 감독이라는 분을 모셔온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지금 제가 봤을 때는 예술감독으로서의 행동을 제대로 못했어요.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개인재단에 협찬사를 유치하고, 그리고 또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오케스트라 활동에 협찬사 유치하고, 또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수익금을 미라클 오브 뮤직에 기부를 한대요.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2011년부터 세 번에서 네 번씩 열다섯 번이나 했어요.  

MoM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그게 나와요. 2011년 네 번, 2012년 네 번, 2013년 세 번, 2014년에 후쿠오카 심포니홀, 도쿄 산토리홀, 도야마 오바드홀, 예술의 전당 죽 나와요. 그러면 이것에 대한 수익금은 도대체 어디로 갔나요? 혹시 이런 것들도 찾아보면 우리 공연하는 데 있어서 차질이 있는지 없는지 그것은 확인을 해 봐야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저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요.

▲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박현정  ...더 크게 힘들었던 것은 아까 앞에서도 지적하셨지만 모든 일을 계약서 없이 일단 하고 보더라고요. 계약서를 이렇게 저렇게 다 정리를 하고 서로 도장을 찍고 그다음에 착수하는 게 아니라 뭐든지 일단 하는 그런 관행 같은 것이 참 힘들었고, 그러다 보니까 구두로 하니까 구두계약도 계약임에도 사실 구두계약도 다 지키려고 노력들을 하는 게 원칙인데 변동이 많은 것 그게 제가 원래 있던 문화하고는 굉장히 다른 점이 제일 힘듭니다.

■문형주 위원    저희가 대표에게 그것을 위임한 거예요. 그런데 아시는 것도 하나도 없고 그냥 되거니 말거니 그냥 그러고 계셨어요? 위원님들 몇 분이 말씀해 주셨지만 정명훈 씨 기사를 치면 낯이 뜨거워서 못 볼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도 이것 보면서 너무 속상했던 게 “정명훈, 오케스트라 지휘보다 피아노가 더 힘들어요.”   언론플레이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위해서 한 언론플레이가 거의 없어요. 볼 수가 없어요. 그러면 지휘자만 하셔야지요.

저희가 2억 7,000이라는 돈을 주고 또 지휘하실 때마다 4,900인가 주고 계약서상에 보면 또 0.5%씩 자동적으로 올라가요. 그러면 예술감독이 기자회견, 오디션, 펀딩들 여러 가지 역할을 다 해야 되잖아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가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했을 때는 저희 시민들이 정말 질 높은 그런 음악을 국외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듣기를 원해서 그랬던 거예요.  

그러면 거기에 걸맞은 대표 역할을 줬을 때는 우리 박현정 대표께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하셨어야지요. 직무유기 아니에요? 그렇게 판단해도 될까요?

■문형주 위원    그리고 지금 제가 알기로는 시향에서 1년에 한 번씩 단원들을 5%씩 감하고 있다지요?   재계약하시지요? 103명에서 99명인데 거기에서 26명 정도가 APO에 간다고 하면 이것도 보이지 않는 권력 아닌가요?   다 동일하게 거기에 계시는 분들이 다 APO에 가셔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신가요?

▲ 정명훈 감독이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를 맡고 있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홈페이지

서울시의회 문체위 행정사무 감사에서 나타난 정명훈 감독의 계약 위반 문제 등 첩첩

위의 회의록 내용에서 보면 정명훈 감독은 시향 예술감독으로서 홍보나 후원 유치 활동보다는 자신이 개인적인 활동에 더 치중했음을 볼 수 있다. 박현정 대표는 문 위원의 질문에 우물쭈물 대답을 정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 감독과의 관계에서 주눅이 들어있다고 표현한 서울시 의원들의 지적에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문형주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파면 팔수록 정 감독에 대해 실망이 크다”며 “일반 시민들의 정서와는 너무나 떨어져 있으며, 감독 직책에 걸맞게, 또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20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있는데  처신을 잘 해야할 것”이라는 주문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정명훈 감독의 명백한 계약위반 사실과 그에 대한 해결이 (계약 전)돼야한다는 것이다.

문형주 의원을 비롯 시의회 문체위원들의 지적은 같은 맥락으로 정 감독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이처럼 앞으로 정감독과 서울시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예술감독의 직무는 국내에서는 겸직이 금지돼 있음에도 아시안필하모닉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를 겸직하고 있는 것, 매년 5%의 단원을 감축하는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 그리고 시향단원들이 정감독 개인의 활동에 자원봉사를하고 있다는 것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서울시향의 후원금 유치보다는 아시아필하모닉과 자신의 아들이 지휘하는 미라클 오브 뮤직에 매진하는 일과,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의 시향 참여 등 줄줄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자신의 일정을 이유로 시향 후원회 조차 참여하지 않는 정감독에 대해 서울시민들의 혈세를 받쳐줘야하느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명훈 감독은 첫째는 인간이고 둘째는 음악인 셋째는 한국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말하고 있다. 애국주의와 민족주의에 기대어 그의 ;세계적;이라는 명성에 기대 그에게 서울시향을 계속 맡겨야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지적도 많다.

그리고 어느날 정명훈이 스스로 떠난다면 그 빈자리를 누군가가 메꿔야 한다. 그럴려면 그를 대신할 후계자를 키우는 것, 오히려 적절한 지원을 해서 해외에서도 명성을 쌓을 수 있도록 후원과 지원을 해서 키워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어차피 정 감독의 국내체류가 80일 정도라면 차라리 해외의 실력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초빙하는 것이 시향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정명훈 감독의 부도덕성이 드러난다면 박현정 대표와 같은 잣대로 들이대야할 것이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한 예술계 원로는 "예술인의 예술행위를 행정의 잣대로 모든 것을 제약하고 규제할 수 없겠지만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에 소속된 예술인들은 그들에게 보장되는 권리만큼 의무도 성실히 이행해야할 책무가 있다.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으려면 자유로운 예술인으로 자신의 길을 가면된다"고 한 말이 귀에 남는다.

얼마남지 않은 정명훈 감독의 서울시향 재계약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