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곽 부순 자리에 ‘조선신궁 비석기단’ 발견
서울성곽 부순 자리에 ‘조선신궁 비석기단’ 발견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7.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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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회현자락서 서울성곽 기저부 발굴, 성곽 멸실구간 전모 드러나


조선총독부가 1925년 서울성곽을 비롯한 기존 건축물들을 파괴하고 서울 남산 자락에 완공한 조선신궁(朝鮮神宮)의 진입부에 1939년 건립한 ‘황국신민서사지주(皇國臣民誓詞之柱)’라는 비석의 기단이 발견됐다.

▲ 서울역사박물관의 발굴조사 결과, 한국신민서사지주의 기단이 드러났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남산르네상스 사업 일환으로 남산식물원 자리에서 소월길까지 이어지는 서울성곽 미복원 구간(753m) 중 아동광장 부근 110m 구간을 발굴한 결과, 황국신민서사지주의 기단을 확인한 것이다.

조사 결과 드러난 이 기단 현존 규모는 길이 23.3m에 폭 1.5m, 높이 1.9m로, 기록에 의하면 원래는 25.29m, 폭 7m 규모 기단에 높이 16.5m에 달했으나, 해방 뒤인 1947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파괴됐다.

박상빈 서울역사박물관 조사연구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 드러난 서울성곽 기저부가 비교적 온전한 모습”이라면서 “그동안 추정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서울성곽의 멸실구간의 전모를 실제 유적 발굴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조선시대 도성의 실체를 고증하고, 발굴자료 정리를 통한 서울성곽 정비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발굴 성과를 서울성곽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더불어 내년 4월까지 아동광장 부근 110m 구간의 서울성곽을 복원하고 나머지 백범광장과 중앙광장 구간은 내년 하반기 복원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힐튼호텔 앞 소월길과 소파길을 따라 있는 높이 20~30m 가량의 옹벽을 철거해 자연형 경사면을 만들고 입구에는 진입광장과 오솔길을 조성키로 했다.

김영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성곽이 복원되고 원래 지형을 살리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남산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