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울한 매혹, 국립현대미술관 <가이 매딘의 무자비한 꿈>
음울한 매혹, 국립현대미술관 <가이 매딘의 무자비한 꿈>
  • 강다연 기자
  • 승인 2015.07.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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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까지 MMCA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밝음과 아름다움만큼이나 어둡고 우울한 상상도 매혹적이다. 내가 돌아보지 않고 발견하지 못했던 영혼의 그늘이 또 다른 진실을 말해주기도 한다.

 

▲ '황혼을 기다리며'

현실주의와 블랙 유머가 만나는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축한 캐나다 아방가르드 영상 예술의 거장, 가이 매딘(1956~ )의 회고전이 어제(15일)를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8월 30일까지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특히 여름 특별시즌 야간개장(7월 29일~ 8월 30일) 기간을 활용해 한여름 밤의 꿈같은 몽환적인 영화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할 계획이다.

 

가이 매딘은 11편의 장편 및 수많은 단편 영화의 감독이지 오케스트라, 사운드 이펙트, 노래, 내레이션 등을 결합해 영상 미디어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신화적 상상력과 영화 및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의 형식미를 결합한 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신작 <금지된 방>(2015)을 비롯하여 극장용 장편, 단편 및 전시형태로 소개되었던 4편의 영상작업 등 총 41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가이 매딘 삼부작' 및 신작 <금지된 방> 등 총 41편 상영

 

데뷔작 죽은 아버지(1985)에서는 그의 작품 전체에 녹아있는 고전 무성영화의 형식미에 대한 그의 열망을 살펴볼 수 있다. ‘가이 매딘 삼부작’이로 불리는 <겁쟁이는 무릎을 꿇는다(2003)>, <악몽의 섬(2006)>, <나의 위니펙(2009)>에서는 초현실적 공간 속 인물들이 던지는 주체에 대한 물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금지된 방(2015)>에선 공포, 멜로, Sci-Fi 등 여러 장르가 혼합돼 서사구조로 재탄생되는 그만의 일관된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 '악몽의 섬'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인간 정신세계는 현실과 가상, 실재와 상징, 의식과 무의식을 횡단하며 무한한 이야기들을 생산해내는 생물학적 기계와 같다. 이 생물학적 기계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그만의 서사구조는 여러 장르 영화의 특징과 결합해 새로운 영상 언어를 만들어 낸다. 꿈과 깨어남이 반복되며 ‘덧없는 환영’의 세계를 창조하는 듯한 그의 실험은 인간 정신에 대한 풍자이자 블랙코미디이다.

 

기계에 투영되어온 인간의 희망과 욕망, 공포를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로봇 에세이> 전과 연계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환영의 대상인 세계와 그에 속한 우리의 관계를 통해 “의식의 주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무의식 세계의 연금술사, 가이 매딘의 무자비한 꿈을 한여름 밤에 공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기간: 2015.7.15(수) - 8.30(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필름앤비디오

상영작: 총 15프로그램, 41작품 *프로그램: 단편 모음 상영을 지칭하는 용어로, 1시간 내외 길이의 상영 단위

문의: 02-3701-9500, www.mmc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