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면 안되는 이유
K-POP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면 안되는 이유
  • 박인석 메시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 승인 2015.10.20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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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석 메시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대중음악의 생명력은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인 흐름에서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우리의 얼과 정서가 담긴 우리 음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적도 모호한 난해한 외국음악이 활개를 치고 있다.

때문에 한류 붐을 타고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K-POP 등, 대중음악의 본질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겠다.

미국의 대중음악 ‘Soul(소울)’은 흑인들이 주로 부르는 음악이고, ‘Swing(스윙)’은 재즈형식의 즉흥적 음악이다. '블루스(Blues)'는 노예해방 이후 흑인들의 자기표현 음악, '퓨전(Fusion)'은 여러 장을 넘나드는 음악, 뉴에이지(New Age), 헤비-메탈(Heavy meta) 역시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분류된다.

'록(Rock, Rock & Rol)'은 성행위를 암시하는 속어이고 아시다시피 재즈(Jazz, 미 흑인들이 아프리카 리듬과 블루스, 백인 민요와 클래식이 뒤섞여 자유롭게 부르는 음악), 트로트(Trot), 랩(Rap, 사회문제나 정치비판 등을 직설 표현하는 음악) 등을 말한다.

그러면 우리에게도 일상화된 ‘Classic’은 '고전'이라는 뜻이며, '고전'의 국어사전을 보면 "옛날에 만들어진 것으로 오랜 시대를 거쳐 현재까지 높이 평가받고 있는 예술작품"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단순히 음악에서만 클래식(Classic)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라, 골프, 야구 등 여러 스포츠 등에서도 사용되면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즉, 클래식(Classic)은 계급, 학급, 등급, 수업시간 등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클래식(Classic)이란 단어가 고대 로마의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유래한 것으로 당시 로마 상류사회의 부유계급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각국의 문화교류를 주도할 분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한류열풍(韓流熱風)의 바람은 중국과 아시아국가 등을 비롯하여 구미지역, 유럽지역에 세게 불고 있다. 이에 힘입어 K-P0P이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고, 클래식(Classic) 분야에서도 뒤늦게나마 K-클래식(K-Classic) 바람이 국내를 시점으로 국외에서도 서서히 일고 있는 등, 한류열풍(韓流熱風)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오랜 시간과 끊임없는 연구 분석을 거쳐 접근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K-POP 등 시장 왜곡하면 역기능 초래할 위험

그러나 여기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문화융성을 표방한 정부가 정책 가뭄의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K-POP 지원이다. 세계에 산재한 문화원을 거점으로 K-POP 아카데미를 만들어 시장몰이를 하겠다고 예산을 세웠다니 대중음악의 생리와 동떨어진 정책이다.

상업 대중오락물은 태생 자체가 시장 논리에 의해 흥하고 쇠하는 것이 물 흐르듯 하는 법이다. 이걸 인위적으로 정부정책이 나서서 비료(돈)을 뿌리는 것은 아마도 세계 대중음악사에 유례가 없을 엉뚱한 짓이다.

속성을 몰라서 하는 것이고 이는 마치 자유분방한 재즈 가수에게 돈  줄테니 넥타이 좀 매어 달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시장 논리에 의해 성장을 하고 있는 것에 중앙정부가 나서서 자기 실적으로 삼고자 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이런 것을 방치하니 이게 뭐 대단히 좋은 것인 줄 알고 지방정부에서도 장단을 맞춘다.

서울시가 한술 더 떠서 서울을 대중음악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강을 관광상품화하겠다는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소위 '엉덩이 춤'의 결합은 어떤 이미지를 만들지 생각이라도 해보았는가.

정부의 국가브랜드 전략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혐한류(嫌韓流)를 부를 위험성마저도 있다.

K-POP은 이미 주식회사로 주가(株價)가 높은 기업형태인데 이보다는 보다 문화적 가치가 있는 전통 및 새로운 양식을 소개하는 것을 구상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왜 미국 문화원에서 재즈 페스티벌을 열지 않고 독일이나 프랑스, 러시아 문화원에서도 자기나라 대중음악을 소개하지 않겠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국가 망신을 볼 수 있기에 ‘안에서 새는 바가지 빨리 고쳐야 한다’는 마음에서 쓴소리를 하는 것이다.

사실 K-POP의 국내 열기는 없고 중국 등, 현지에 있는 한국 대기업의 판촉 수단으로 끼워주기식 티켓 청중인데 면밀한 시장조사도 없이 전용극장을 짓는다 어쩐다 하는 호들갑을 떨고 있으니 양식있는 사람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고양시 K-컬처 벨리센터도 모 국회의원의 지적으로 현실성 없는 사상누각이 되어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으로 아는데 이번 기회에 말로만 문화융성 2기라 하지 말고 전문성있는 인적 쇄신을 좀 해주기 바란다.

거듭 강조하지만 소녀시대나 싸이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듯이 대중음악은 그 흐름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오페라, 오케스트라 名作 만들어 세계와 공유해야

정가나 판소리, 우리 국악을 어떻게 세계인들에게 소개해야 할까. 과거 그대로 것도 좋지만 이를 현대 청중에게 맞게 해석해서 전달되어야 한다. 공유의 공통문법이란 오케스트라, 오페라인데 한국의 예술단체들은 이를 하지 않고 서양 것을 재현하고 자랑하는데 기울어져 있으니 이 역시 시대의 흐름을 모르고 관행만 쫒는 것이어서 매우 안타깝다.

한 문화평론가는 “클래식이 비록 수적으로는 적지만 클래식 정신, 즉 고전의 깊이가 사회를 이끌어 가는 리더십이 되면 품격과 질서, 조화와 균형 같은 것들이 몸에 배어든다” 며 창조적  가치를 위해 긴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 당장 눈앞의 성과에만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K-POP에서 어떤 한국적 요소가 있는지, 리듬이나 색깔에서 과연 우리 한국의 맛을 공유할 수 있는지. 이보다는 한국인의 뿌리에서 찾은 고급문화로 국가브랜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 프로필
동아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박사학위 취득)
한국음악상(공로상), (신)한국인 대상·대한민국 참봉사 대상 수상
약 47여년이상, 오페라· 교향악단 및 합창단 지휘
한국음악협회(부산지부) 정회원 역임
Beethoven Symphony “합창환상곡” 부산초연지휘
다수 오페라 합창지휘와 약?1,000여회이상 정기연주회 개최 및 지휘
약?500여편 이상의 합창 및 오케스트라 연주곡 작곡 및 편곡
대전부부합창단 창설 및 상임지휘자 역임
비영리민간단체 메시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창단,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