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부평을 음악도시로!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
[인터뷰]부평을 음악도시로!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
  • 인터뷰 정리/이은영 편집국장,강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15.12.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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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당신의 아름다운 시간' 제작 등 부평 예술적 자산 국내외 널리 알리겠다"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60년대 우리 대중음악 발전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했던 곳은 미8군 무대다. 현재까지도 7,80년대를 거쳐 오늘 날까지 활동하고 있는 신중현, 조용필을 비롯해 조영남, 현미 등 당대의 내로라 한 가수들 대부분이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한 무대에서 음악의 잔뼈를 키웠다.

우리 대중 음악의 전성기를 향해 발걸음이 뿌리를 내리던 1960년대 서울의 위성도시였던 인천의 부평이란 공간도 대중음악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던 곳이다. 이곳은 지금도 대중음악 밴드들이 상당 수 활동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배경을 가진 ‘부평’이란 공간에서 당시 활동했던 밴드들을 둘러싼 희노애락과 가족애, 더불어 당시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팝송과 가요, 동요 등 음악과 노래가 중심이 되는 창작음악극이 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평구문화재단(대표 박옥진)이 제작 공연하는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바로 그 것. 지난 17일부터 오는 27일(일)까지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이 작품은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초연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더욱 보강하고 짜임새 있는 진용으로 완성해 대극장 공연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올해 ‘당아시'는 지난해 소극장 무대에서 대극장으로 공간을 넓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연확장을 꾀하며 스토리와 극적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이는 부평이라는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의 관객들과 소통하며 '음악도시 부평'이라는 브랜드화를 공고히 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한 '당아시'는 부평이라는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내년 서울 공연을 비롯 전국 투어를 거쳐 세계무대까지 진출시킨다는 야심찬 계획도 다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명실공히 국내를 넘어 해외에까지 '음악도시 부평'이라는 브랜드를 살려갈 중심에는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박옥진 대표는 "부평은 많은 풍물단, 빅밴드 등의 예술가들이 지금도 활발히 동하고 있는 문화적 힘이 있는 도시다"라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독일 연극을 전공하고, 오랜 독일유학생활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국립국악원 등을 거친 박옥진 대표는 2013년에 부평구문화재단을 맡았다. 올해 부평구의 3개 문화기관을 문화재단 산하로 통합 후 첫 대표에 취임했다. 조직과 인원이 늘어난 만큼 할 수 있는 일과 해야할 일이 많아진 박옥진 대표를 만나 '음악도시 부평'을 브랜드화할 그의 계획을 들어봤다. 자그마한 체구의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은, 봄이되면 싹을 틔우기 위해 에너지를 응축해 놓은 겨울열매 같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초연부터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처음 시작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뜬 문화도시 공모 사업이었어요. 큰 규모라 저희도 응모하고 싶었던 거죠. 재작년부터 준비했었는데 최대한 부평의 역사와 삶, 문화적 가치를 담는 것을 목표로 방향을 잡았어요. 배경이 되는 부평 3동의 미혼모들 이야기 미군부대 밴드들 이야기 이 모든 게 부평의 지난 삶의 애환이 녹여져 있는 거예요. 덕분에 주민들의 공감과 호응은 물론이고, 그 당시를 추억하는 사람들에게도 어필이 되었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부평을 음악도시로 선정하고, 올해에도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공연하게 되었어요. 이건 부평에 문화적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고 봐요.

문화메세나 도시를 지향한다고 하시는데, 문화 융합도시 조성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아직 이 표현은 이른 것 같아요. 부평에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들어와 있는데 이 중소기업들이 지역사회 문화 발전에 공감하고 협업해 문화메세나 도시로 가자는 의미로 문화메세나라는 키워드를 제안 한 것이고요. 문화 도시 사업을 통해 과거 공업 도시의 이미지에서 문화 도시로 변모 하는 부평이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2016년은 2020년까지의 5년간의 문화 도시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내 집 앞에서 문화를 즐기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설명과 현재 진행은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요?

저희 부평문화재단은 현재 ‘우리 동네 금요 마실‘ 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서울과는 달리 지역의 일반주민들이 문화를 즐기려면 높은 비용 문제도 있고, 공연장까지도 멀잖아요. 문화 예술에 대한 문턱이 생기는데 어떻게 하면 그 문턱을 없앨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사업이에요.

거점별 문화 사업이라고 부평 관내에 있는 안 쓰는 공간들을 공연장으로 활용해서 부평구 구역 구역에 문화 예술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했고요. 그래서 지역주민들이 저녁을 먹고 나서 가족들끼리 내 집 앞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사업이 ’우리 동네 금요 마실‘이에요.

그리고 사업 기금을 후원회가 지원해주고 지역 사회 예술가들은 최소한의 개런티로 지역 주민들을 위해 공연을 펼치는 공생하는 구조로 운영이 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사업인 것 같아요.

집 앞 문화 즐기기 위한 다른 사업은 주민들을 위해 문화공간을 공개한 것이에요. 주민들이 공연이나 전시, 교육 등에 참여하러 오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 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요. 공연장은 물론이고 센터 내에 세미나실이나 스튜디오 같은 공간들을 자유롭게 회의나 동아리, 모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함으로서 주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어려운 공간이 아닌 쉽고 편한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게 했어요.

국내 문화회관 중 유일하게 통합인터넷망을 구축해 해외에서도 공연을 보고 초청할 수 있도록 유튜브와 같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발표했었는데요.

홈페이지를 재 오픈하는 과정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로 시작한 통합시스템은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데 한계가 있는 예술가에게 지역문화재단이 그 터를 제공 하고자 만들었어요. 지난 9월부터 현재 30~40단체가 참여해 회화는 이미지로 보여주고 공연예술은 유튜브와 연결시켜 게시하고 있어요. 단순히 국문뿐만 아니라 영문 또한 제공해서 우리 예술가들의 작품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로도 유통되고 또 교류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기대하고 있어요. 물론 홍보를 통해 이 시스템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후원회를 발족시켜 초기에 1억5천이라는 기금을 마련했는데 현재는 어느 정도 증액 됐고, 기금은 어떻게 활용하는지요.

46명의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현재까지 1억 6천 7백만 원이 모였어요. 이 기금으로 세 가지 사업을 전략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첫 번째로는 이번에 공연한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과 같은 콘텐츠 개발. 두 번째로는 앞서 말씀 드렸던 거점별 문화 공간 사업이에요. 부평에서 문화 예술 향유가 낮거나 혹은 아트센터가 멀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을 찾아가서 문화 공연을 활발히 펼치고 있어요. 부평 여성 구립 합창단, 구립 소년소녀 합창단, 구립 풍물단, 그리고 부평의 다양한 밴드 등 역량 있는 지역 단체들로 구성해 돌아가면서 공연을 하고 있어요. 올해는 부평 1동의 동사무소 공연장과 문화재단 산하 기관인 청소년 수련관의 공연장에서 공연 중이고, 내년에는 부개문화 사업단이나 천정동 등 아트센터와 거리가 있는 지역을 거점으로 해서 활성화할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부평의 예술 단체들 지원인데요. 부평은 독특하게도 많은 예술 단체가 집결해 활동하고 있어요. 부평에 상주하는 단체로는 연극 극단, 현대 무용단, 풍물단 등 공연예술단들과 더불어서 200여명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세 개의 미술 협회도 있습니다. 이처럼 부평 문화공연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경에는 19년차에 들어선 풍물 축제가 있어요. 역량 있는 젊은 풍물단들이 모이면서 다른 예술인들도 이곳에 터를 잡지 않았나싶어요. 이처럼 부평에 예술가들이 많은데, 우리 한번 예술가들의 역량을 한번 모아보자 하는 취지에서 올해 예술 축제를 했어요. 예술가들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반응도 너무 좋아서 앞으로도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에요.

상임으로서 임기 첫해를 돌아보며 성과를 꼽을 수 있는 것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요?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올해는 부평문화재단사무국, 부평아트센터, 부평문화사랑방 이 세 개의 조직들이 부평구문화재단으로 통합되어 비로소 문화재단다운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었던 귀중한 한해였어요. 작년에 지역문화진흥법도 새로 제정되었잖아요. 이제 시대적인 흐름이나 방향도 지역적으로 문화 정책을 수립하고 개발하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그러나 작년까지만 해도 문화 사업을 진행 할 수 없었던 구조였어요. 올해 부평문화재단의 통합을 이루내면서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음악극, 부평 밴드 페스티발 등의 사업들을 우리가 진취적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해낸 건 우리 문화 재단으로서나 저로서나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사업적으로의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후원회가 조성한 성과를 이루었어요. 일 년도 안 되는 기간에 시도 아니고 한 작은 구에서 46명이나 되는 후원자를 모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후원자들이 있었기에 지역 밀착형 사업들의 작지만 알찬 소기 목표를 이루지 않았나 싶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기업들의 지역 공헌의 부재를 꼽을 수 있겠네요. 현재 후원인들은 문화에 관심이 많은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개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직은 대기업에서는 소식이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내년에는 음악도시 브랜드화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시기라 생각되는데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이제 부평 음악도시 관련으로 콘텐츠 개발 및 운영에 중점을 두고 계획을 짜고 있어요. 음악극의 브랜드화를 통해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요. 시민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페스티발 개최와 음악 관련 아카데미 운영을 계획 중에 있어요. 또 작년과 마찬가지로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주민들이 쉽고 편하게 문화생활을 향유하도록 돕고 부평구내의 11군데의 문화시설을 오픈 공간으로 열어 주민들이 모임이나 휴식을 즐겨 문화재단의 공익성 증대를 큰 그림으로 보고 있어요.

'문화메세나 도시 부평' 구축을 포함해 또 다른 장기 계획과 비전은 어떤걸까요?

인천에 와서 처음에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인천 특히 부평은 문화의 불모지이다라는 말이었어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인데 어째서 우리 인천이 문화 불모지라는 소리를 들을까 그렇다면 문화 재단이 어떻게 부평을 문화가 풍요로운 문화도시로 변모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고민 끝에 만든 것이 음악극 ‘당신이 아름다운 시절’이고 ‘우리 동네 금요 마실’이에요. 주민들의 호응과 주변의 좋은 반응들에 힘을 얻었지만 아직 이 고민은 저와 문화 재단의 과제에요. 부평이 가진 문화적 역량을 고취시키고 활성화시켜 부평이 문화 도시로 발돋움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문화 사업 프로그램 강화로 주민들이 지역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는다면 문화 재단으로써 그 역할을 해낸 것이라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