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73세, 꽃 할배·할매가 찾아갑니다.
평균 나이 73세, 꽃 할배·할매가 찾아갑니다.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6.06.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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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가 주인공인 연극 보러가요.” 서울시민연극제

우리 엄마들의 연극 도전기 “네. 제가 이영애입니다.“

서울시민이 직접 연극을 만들고 공연하는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제2회 서울시민연극제’가 지난 8일, 서대문지부의 '극단 피앙새'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오는 18일(토)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엘림홀과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하루에 한 팀씩 공연되는 시민연극제는 8세부터 80세 최고령 참가자까지 연령도 직업도 서울시민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하다.

▲2015 서울시민연극제_대상_날아라백로2.(사진제공=서울시민연극제)

특히 이번 연극제에는 작년 8개팀 참가에서 11개팀으로 참가팀의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공연의 완성도도 높아져 그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누구의 아내 혹은 누구의 엄마로만 불리며 이름과 함께 꿈과 열정도 잃어버렸던 그녀들이 직접 작가로, 배우로 나섰다. 연극이 하고 싶고,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우리 엄마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엄마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무대 위의 전지현, 이영애로 분한 그녀들의 모습을 ‘서울시민연극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평균나이 73세. 이제는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지금부터 진짜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뭉쳤다. 가족의 뒷바라지와 주위의 우려로 선뜻 말하지 못했던 나의 꿈과 이상을 당당히 펼칠 수 있는 정말 내 인생이다. 여든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젊은 에너지로 극을 이끌어 가는 진정한 꽃할배, 꽃할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2015 서울시민연극제_최우수상_창의융합마을학교.(사진제공=서울시민연극제)

새로이 나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시간, 나아가 내 옆의 이를 안아 줄 수 있는 것, 바로 연극.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시민연극제를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공통적으로 ‘연극’을 통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스스로를 발견하고, 억압된 상처를 치유하며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어간다고 표현한다.

우리들이 만드는 ‘서울시민연극제’는 공연을 올린다는 그 자체보다 일상에서 억압된 감정을 이해하고 표출하고 정리해나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보다 건강한 삶을 향유하게 된다는 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
이제,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오롯이 ‘나’ 자신만을 위한 무대가 시작한다.

▲2015 서울시민연극제_우수상_주부극단 별주부.(사진제공=서울시민연극제)

공연은 경연형식으로 치러지며 20일(월) 엘림홀에서 폐막식과 함께 시상식을 연다. 수상자에게는 서울연극협회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표는 공연당일 현장에서 3,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2-765-7500.

2016 제2회 서울시민연극제 공연작
▲가족을 위해 한평생 자신을 희생해 온 부모의 모습을 그린 서대문구 극단 피앙세의 <5학년 5반 맹춘자> ▲엄마와 딸이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강북구 주부극단 별주부의 <봉숭아 꽃> ▲살아있음의 소중함과 소소한 일상의 고마움을 이야기하는 성북구 미아리고개 시민극단의 <우리읍내> ▲하나의 사건으로 벌어지는 동네주민 간의 의심과 공포를 그린 서초구 극단 솟대의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작 노원구 노원시민연극공동체 일탈의 <한여름 밤의 꿈> ▲진정한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성동구 극단 물 맑고 깊은의 <황홀한 행복> ▲연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인 일곱 명의 여자들이 공연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강동구 강동아트시민극단의 <네버엔딩스토리> ▲노년기에도 삶의 의미를 잃지 말자는 의지를 전하는 구로구 느티나무 은빛극단의 <어미> ▲황혼이혼에 대한 그녀들의 솔직하고 대담한 이야기 동작구 날아라백로의 <그녀들의 수다> ▲늦둥이로 인하여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담은 마포구 극단 연극배우의 <늦둥이> ▲손톤 와일더의 <우리읍내>를 지역의 특성을 담아 재창작한 금천구 금천마을극단 파란의 <금천구 시흥동 2016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