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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그를 우려하는 이유
문화의 수장을 '자기 사람 꽂기' 식으로 뽑은 것이 문제, 정권의 문화 독점 의심
2016년 08월 16일 (화) 21:32:50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장이 바뀌었다.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윤선 전 의원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 2012년 대변인으로 '그림자 수행'을 했고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을 맡았으며 2014년 6월 청와대 참모진 개편 때는 최초의 여성 정무수석이 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무원연금개혁안이 청와대의 기대에 못 미치자 그 책임을 지고 정무수석직에서 물러났고 올해 4월 총선에서는 서울 서초갑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경선에서 이혜훈 현 국회의원에 패하며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전 의원이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소문은 계속 돌았고 마침내 16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로 전격 발탁됐다.

   
▲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윤선 내정자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전 의원의 내정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사실 좋지 않다. '돌려막기 부분 개각'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드 배치 문제, 위안부 협상 문제 등으로 위기를 자초했던 국방 및 외교 라인에 대한 문책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 내정자가 여성가족부 장관 시절 '게임 셧다운제(청소년 온라인 게임 접속 제한)'를 지지했다는 점 때문에 게임업계가 벌써부터 불안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한쪽에서는 조 내정자가 2년간 공연전문잡지에 오페라와 명화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고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문화가 답이다> 등 교양서를 쓸 정도로 문화에 조예가 깊다는 점을 들면서 조 내정자가 장관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지금 어느 때보다 문화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상황에서 '대통령의 사람'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바로 '내리꽂는' 모습은 썩 좋게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나름대로 문화 쪽에서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이런 식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이미 '유인촌'이라는 전례가 있다

축하를 해야함에도 우려를 먼저 하는 이유는 이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첫 내각을 구상하면서 문화부장관에 자신의 지지자였던 배우 유인촌을 내정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창동 감독, 김명곤 국립극장장 등 문화계 인사들을 장관으로 등용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유인촌 장관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 장관은 문화계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이명박 정권에만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안겼다.

   
▲ 이명박 정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 전 장관

그는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당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사진기자에게 "찍지마, XX"라는 막말을 퍼붓기도 했고 국립오페라단 폐지에 반대하는 단원들에게 반말을 일삼았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지우 총장의 퇴진을 반대하는 학생에게 초면에 반말을 하고 학부모에게 '세뇌'라는 말을 하는 등 문화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아닌 '호가호위'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문화계에는 각 분야마다 크고 작은 여러 문제들이 쌓여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한류'에도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렇기에 문화계의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근시안적이고 정치 논리에 기댄 인물보다는 포용력과 이해력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문화를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를 '국력'으로 키워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하는 것이 맞다. 

이런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문화의 수장을 '자기 사람 꽂아놓는' 식으로 한다는 것은 결국 문화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다. '문화계에 그렇게 인물이 없나?'라는 탄식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리고 이는 '정권이 문화를 좌지우지하려고 하는구나'라는 엄청난 의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화부에 지지율 하락 책임 떠넘기기' 그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이유

실제로 몇몇 사람들은 최근까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던 책임을 국방부도 외교부도 아닌 문화부에 전가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화부가 국가 홍보를 제대로 안하다보니 국민들이 사드 배치나 위안부 합의 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헬조선' 등 국가를 부정하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고 정권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면 이제 문화계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과연 문화는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아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남아있다고 믿고픈 '자율성'마저 빼앗기는 것은 아닐까? 이번 개각은 '돌려막기'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문화융성'을 언급하면서 정작 문화부의 수장을 아무 생각없이 '자기 사람'으로 뽑은 정부의 무신경이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할 것이다.

기묘하게도 조 내정자는 내정되자마자 바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브리핑을 열었고 "문화융성으로 우리 국민이 행복하고 윤택하게, 그리고 우리나라를 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길에 성심을 다하겠다"는 말만 남긴 뒤 바로 자리를 떴다.

지금까지 쓴 모든 우려가 '기우'로 결론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지만 조 내정자가 보여준 '메모 읽기 브리핑'을 바라보니 그 마음을 그저 접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진정한 문화계 수장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해 줄 것을, 그리고 정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바라보는 눈을 인사청문회 준비 기간 동안 키우기를 조 내정자에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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