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틀랜드박물관 기탁 '송광사 오불도', 한국으로 돌아온다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기탁 '송광사 오불도', 한국으로 돌아온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9.01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난된 문화재 마티엘리 부부에 의해 보존, 내년 상반기 송광사로 돌아와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송광사 오불도'가 원 소장처인 송광사로 돌아온다.

1일 문화재청은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의 반환 합의에 따라 현재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있는 송광사 오불도가 송광사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이 오불도는 지난 2014년 현 소유자인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86)로부터 기탁받았으며 그의 뜻에 따라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송광사 오불도' (사진제공=문화재청)

'오불도'는 '오십삼불도' 중 하나로 '오십삼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근본 경전으로 하여 조성한 불화로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하는 귀중한 불화다.  
 
송광사의 불조전에 소장된 오십삼불도(1725년 제작)는 칠불도(1폭), 구불도(2폭), 십삼불도(2폭), 오불도(2폭) 등 모두 7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오불도 2폭이 도난되어 현재 5폭만이 남아 있다. 

박물관에 기탁된 오불도는 송광사 불조전의 왼쪽 출입문 벽에 있던 것이고, 오른쪽 출입문에 있던 나머지 1폭의 오불도는 현재 그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기탁자인 마티엘리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약 30여 년 동안 서울에서 화가, 조각가, 도예가, 미술 교사 등으로 활동해 왔으며, 1970년 초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골동품점에서 목가구를 구경하던 중 서랍장에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찢기고 구겨져 있는 오불도를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2주 후, 그가 다시 그 골동품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서랍장은 팔린 상태였고 오불도만이 구석에 놓여 있었다. 그는 이를 구매하여 솜씨 좋은 표구사를 구해 수리했고 1985년 이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가 보관하다가 2014년에 포틀랜드박물관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4년 7월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의 현황을 조사하였고 이듬해 5월에 조사 자료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박물관에 기탁된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것을 확인했고 대한불교조계종과 함께 박물관 측에 오불도가 도난 문화재임을 알리고 박물관이 중재자가 되어 마티엘리 부부를 설득할 것을 요청했다.
 
마티엘리 부부는 발견 당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겨졌던 오불도를 보존해 지금까지 남겨놓고 있었다.
 
문화재청과 박물관 측은 마티엘리 부부의 공로를 기념하고 오불도가 한국과 미국 간 상호 이해와 문화교류의 모범사례로써 미국 시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에 포틀랜드박물관에서 특별전(9.3.~12.4.)과 심포지엄(12.3.)을 개최한 후, 내년 상반기에 한국으로 반환하기로 합의하였다.
 
조계종과 송광사는 내년 상반기에 개최 예정인 오불도 봉안식에 Mattielli 부부와 포틀랜드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하여 불화 보존과 반환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