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거리예술축제 9월 28일 개막 "서울 도시공간의 재발견"
서울거리예술축제 9월 28일 개막 "서울 도시공간의 재발견"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9.2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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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까지 각종 거리예술공연 서울 곳곳에서 열려 "거리예술이 우리의 정체성"

'서울거리예술축제 2016'이 오는 9월 28일부터 5일간 서울광장 등 서울시 곳곳에서 펼쳐진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2003년 시작된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새로운 명칭으로 '거리예술'을 중심으로 한다는 축제의 정체성을 다지기 위해 명칭을 바꾸었다.

▲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종석 예술감독, <시간의 변이>를 공동연출한 데이비드 클락슨 감독(왼쪽부터)

이번 축제는 28일과 29일, 서울시민의 일상 공간인 플랫폼창동61, 망원시장, 길음동 계성고등학교 등 '마을'에서 열리며 30일부터 10월 2일까지는 서울광장, 청계광장, 세종대로 등 '도심'에서 치러진다.

2013년부터 서울거리예술축제를 연출한 김종석 예술감독은 "지난 2012년부터 거리축제로 변모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시민의 공간으로 공연이 찾아간다. 유일하게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는 것. 많은 관객들이 뜨거운 호응을 한다는 것이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차별성"이라고 말한 뒤 "도시 공간의 새로운 의미를 찾고 시민들에게 예술참여를 통해 문화적 활력을 제공하는 서울 도시공간의 재발견"이라고 서울거리예술축제를 정의했다.

축제를 주최하는 서울문화재단의 주철환 대표이사는 "광화문에 가보면 화가 난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그들도 함께 동참하면서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문화와 예술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김종석 예술감독이 축제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해외 공동제작 작품, 현대 서커스, 이동형 거리극 등 9개국 47개 작품 총 126회의 거리예술공연이 무료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의 개막작은 기존의 일회성 공연형식을 벗어나 축제기간 내내 분위기를 유지할 프랑스 까라보스의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이 대신한다.

9월 30일부터 3일간 청계천에서 펼쳐지는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은 '도깨비설화'의 진원지였던 청계광장-광교 약 400m 구간에 다양한 구조물과 와이어를 설치하고 불꽃이 일렁이는 1,700여개의 화(火)분을 심어 새로운 '시적 환영'을 맛볼 수 있게 한다.

10월 2일 세종대로에서 펼쳐지는 폐막작 <길&Passage>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안산에서 선을 보였던 공연으로 삶과 죽음에 관해 불꽃의 강렬한 이미지를 길 위에 그려내는 이동형 거리극이다. 한국의 대표적 불꽃연출단체 '예술불꽃 화(花,火)랑'과 거리예술분야의 독창성을 구축해 온 프랑스의 대표적 거리예술단체 '까르나비흐'가 공동 제작했다.

▲ 개막작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또한 한국과 호주의 협업으로 2년여의 제작과정을 거쳐 완성한 <시간의 변이>가 문화역서울284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버티컬 퍼포먼스, 현대 무용, 비보이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영상미디어와 인터렉티브 디지털 프로젝션을 접목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복합 거리예술작품이다.

김종석 예술감독과 함께 '시간의 변이'를 만든 데이비드 클락슨 감독은 "역사적인 기억을 가진 건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구상했고 문화역서울 284가 신성한 느낌이 있어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창작 과정에서 서로 다른 부분이 많았지만 그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고 한국의 수직적 성향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었다. 다른 협업도 잘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베스트셀러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를 폴란드 극단 KTO가 거리극으로 만들어낸 <눈 먼 사람들>, 휠체어를 타고 미션을 수행하며 장애인의 삶을 경험하는 참여 프로그램 <미션 루즈벨트>, 시민과 전문 예술가들이 함께 공연하는 <파란 운동화> 등도 주목할 만하다.

▲ 한국과 호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시간의 변이>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또 폐막일에는 왕복 11차선의 세종대로에 테마파크가 만들어지며 시민들이 다닐 수 있게 한 '끝장대로'와 세종대로에서 각종 놀이 프로그램이 열리는 '노는대로', 대규모 퍼포먼스 '움직이는대로', 거리예술 공연 '그대로'가 열린다.

이번 축제를 통해 제작된 작품들은 올해 말 프랑스 '페스티벌 드 루미에',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프랑스의 가을> 등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길&Passage>와 <시간의 변이>는 오는 10월 고양호수축제에서 펼쳐지고 내년 2월 호주 시드니에서 <시간의 변이>가 펼쳐진다.

한편 개막 전날인 27일에는 한국 거리미술 비평에 대해 논하는 '거리예술비평포럼'이 열려 서울거리예술축제가 아시아의 대표적인 거리예술 플랫폼으로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종석 예술감독은 "앞으로 창작센터의 교육프로그램, 시즌제 공연 등과 연계해 새로운 작품 및 공연을 선보이고 젊은 거리예술가들을 발굴할 예정"이라면서 "서울거리예술축제가 그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