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과 다른 톡특한 연출 돋보이는 연극 ‘세자매’
전작과 다른 톡특한 연출 돋보이는 연극 ‘세자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8.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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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9월 4일~13일 명동예술극장서 공연 기대만발
 
세계적인 문호 안톤체홉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 ‘세자매’가 오는 9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동안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 최치림 예술감독이 연극 '세자매'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극단(예술감독 최치림)이 이와 관련해 25일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세자매’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치림 예술감독과 오경택 연출, 송솔밭 무대 디자이너를 비롯해  안피사 역으로 돌아온 국립극단의 원로배우 백성희 선생이 자리했다.

또한 세 자매로 열연하는 권복순(올가 역), 계미령(마샤 역), 곽명화(이리나 역)와 베르쉬닌 역의 이상직이 함께했다.

올해 부임한 최치림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은 배우집단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배우들이 내면연기를 펼칠 수 있는 세계적인 작품들을 많이 빠뜨렸다”면서 “배우들에게 기회를 많이 못 준 것 같아 아쉬웠다. 배우들과의 상담을 통해 여자들이 중심이 되는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특히 부조리한 세상에서 인생의 좌절을 이겨내고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소시민적인 세 자매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그려낸 안톱 체홉의 ‘세자매’는 시대적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 이번 작품에서 세자매로 열연하는 배우들. 왼쪽부터 계미경(마샤 역), 권복순(올가 역), 곽명화(이리나 역).
‘세자매는’ 안톤 체홉이 1900년에 완성한 불후의 명작으로, 1901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한 바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이해랑 선생의 연출로 국립극단의 제46회 정기공연으로 초연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무대에 올려진 작품들은 체홉과 떼어놓을 모스크바 슬라브스키가 연출한 작품의 해석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소위 우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 극’으로 정의됐다.

하지만 명동예술극장 초청작품이자 2009년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 참가작이기도 한 국립극단의 ‘세자매’는 신진연출가 오경택의 현대적 감각이 고전과 어우러져 ‘역동적’으로 연출됐다.

원래 안톤 체홉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오경택 연출은 “기존 체홉의 작품이나 공연이 굉장히 지루하고 길고 우울한 정서를 담고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탈피하고 싶었다”면서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생명감을 느끼게 하려고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상태를 춤과 노래로 역동적으로 표현해 신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고 밝혔다.

더불어 언제 어디서든 서로의 행동을 전부 관찰할 수 있는 ‘안과 밖’이 하나의 세계가 되는 무대연출로, 극을 한층 빛낼 신선한 젊은 피 송솔밭의 무대 디자인은 기존의 작품에서 경험할 수 없던 역동적이면서 세련된 무대를 선보인다.

▲ 송솔밭 무대 디자이너의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연극 '세자매'의 무대
송솔밭 무대 디자이너는 “무대는 배우들의 행위가 지배하는 공간이며 비워짐을 관객들과 채워놓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안톤의 작품에서는 특히 무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배우와의 관계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순수한 장치적인 역할에 초첨을 맞춰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배우들이 끊임없이 안과 밖을 교류해 무대의 등퇴장이 아니라 ‘배우의 이야기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느냐’에 초첨을 뒀다”며 “하나의 세계로 서로 ‘안과 밖’이 연결되는 무대구성은 무대가 배우가 눈에 띄는 공간 되기를 희망하며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최치림 예술감독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무대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는데 송솔밭 디자이너가 아주 잘 만족시켰다”고 격찬했다.

특히 김태근의 음악, 김봉수의 안무로 결혼식과 왈츠·축제 장면 등 3개의 장면에 걸쳐 라이브 연주와 함께 배우들의 춤이 융화된 공연으로 새로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 원로배우 백성희 선생이 안피사 역으로 42년 만에 '세자매'에서 열연하는 소감을 전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권복순(올가 역), 계미령(마샤 역), 곽명화(이리나 역)와 함께 현재 국립극단의 유일한 창립단원이며, 1967년 초연 당시 나따샤 역으로 열연했던 국립극단의 원로배우 백성희 선생이 안피사 역을 맡아, 무려 42년 만에 같은 작품에서 다른 역으로 출연해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백성희 선생은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고 행복하다. 정말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다”면서 “많은 세자매 공연을 봐왔지만 모두 전통성을 두고 있어 비슷했다. 이번에는 현대적인 정서로 이 시대에 맞게 해석됐다. 기대 속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