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큐레이터 협력 기획 '동백꽃 밀푀유'
한국-대만 큐레이터 협력 기획 '동백꽃 밀푀유'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2.15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각예술 통해 한국과 대만의 교류와 공유 보여줘,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한국과 대만 큐레이터 협력 기획전인 <동백꽃 밀푀유>가 지난 9일부터 시작해 오는 2017년 2월 12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다.

<동백꽃 밀푀유>는 지난 2015~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한국-대만 큐레이터 교류 프로그램의 성과를 보여주는 전시로 그 과정에 참여했던 독립 큐레이터 김현주와 조주리(이상 한국), 왕영린(대만)의 협력기획전이며 양국 큐레이터들이 한국과 대만을 오가며 고민하고 공유한 내용을 열 명의 한국과 대만 예술가들의 작업을 통해 밀도 있는 전시로 이루어진다.

▲ 신제현 <설탕만다라> (사진제공=아르코미술관)

이 전시는 단순히 한국과 대만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차원을 넘어 시각예술을 통해 한국과 대만이 서로 교류하고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한국과 대만은 똑같이 일본의 식민 치하를 겪었고 이데올로기로 인해 분단되는 아픔을 겪었으며 산업화와 경제 성장, 그 속에서 나타난 다양한 사회 및 경제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로 비슷한 것이 많다.

신제현 작가가 선보이는 <설탕만다라>는 설탕을 이용해 전시 기간 내내 퍼포먼스를 펼친다. 작가는 과거 유럽과 일본의 제국주의와 현재에도 남아있는 경제 식민지화의 역사 속에서 플랜테이션 농업을 상징하는 사탕수수와 제당산업으로 이루어진 사탕에 주목하고 사탕을 설탕으로 되돌리는 역공학적 퍼포먼스를 고속카메라로 촬영한 영상과 설치, 퍼포먼스의 삼각구도로 만들어간다.

역사 문제는 물론 최근 미술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폭력 등 민감한 문제들, 끊임없이 머릿속에 나오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전시 기간 동안 작품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설치 미술로 표현한 저우 위정의 <직업의 이력>, 점점 사라지고 있는 대형 물탱크를 활용한 김준의 <물탱크>, 지하철 노숙자들의 모습을 담아낸 류 위의 <기차역에 정박한 바보들의 배>, 원전이 설치된 곳, 그 곳애서 소외되어가는 이들을 카메라에 담은  위안 광밍의 <에너지의 풍경> 등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 저우 위정 <직업의 이력> (사진제공=아르코미술관)

이밖에 한센병 환자를 위한 르어셩 요양원의 강제 이전과 보존 운동의 역사를 담은 천 제런의 <잔향의 영역>,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촬영 모습과 지난해 한국 방송에서 대만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중국인들의 비난을 받은 트와이스 멤버 쯔위의 사과 동영상을 찍는 카메라를 같이 보여주며 권력이 인간을 바라보는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무스뀌뀌 즈잉의 <The Camera>도 볼 수 있다.

전시에 참여한 신제현 작가는 "앞으로 다양한 비유들을 선보이려한다. 작품인 줄 모르고 관객들이 밟고 지나가는 일이 있을 수 있지만 그 훼손마저도 작품의 일부"라고 밝혔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는 인문학 강좌 시리즈와 기획자, 작가들의 토론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