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근절, 중ㆍ고ㆍ대학 등급화돼야 이뤄진다
사교육 근절, 중ㆍ고ㆍ대학 등급화돼야 이뤄진다
  • 성혜윤 시민기자
  • 승인 2009.08.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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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영광 해룡고에서 열린 원탁토론아카데미 워크숍에서 결론

창조적 공동체를 위한 원탁토론아카데미(원장 강치원 교수)의 워크숍이 지난 8월 13, 14일 전남 영광 해룡고등학교에서 열렸다.

강치원 원장의 강연으로 시작된 워크숍은 해룡고 학생들의 ‘미디어법 찬반토론’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에게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는 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토론에서 보여진 학생들의 능력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토론식 수업방식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강 원장은 지난 1993년, 창조적 공동체적 인간상의 모색과 사회구현을 목적으로 원탁토론아카데미를 설립하였으며, 이는 대한민국에 토론인증제의 도입을 알리는 출발이 되었다. 이는 토론의 목적이 자유적 창조성과 공동체적 평등성을 바탕으로 한 역사의 진보, 갈등의 해결을 위한 정치, 그리고 교육에 있음을 밝히고 다자간의 논쟁-토의-논쟁을 거친 토론문화의 정립을 위한 시도였다.

강 원장은 현재 대한민국 사교육의 문제점을 토론문화의 활성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교육열이 높아 사교육을 근절할 수 없지만 제도적 개혁을 통해 문화나 개인의 의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객관식 평가시험보다는 주관식 평가시험으로, 또 주관식 평가라 하더라도 백일장식 논술시험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주관식 평가시험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 객관식 평가시험은 고르기이기 때문에 아무나 치를 수 있어 사교육에 돈과 시간을 들이면 금방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객관식 평가시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교육의 효과가 적은 주관식 평가시험을 통해 사교육에 들이는 돈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둘째. 가르치는 교사에게 평가권을 부여하고 내신평가를 강화해야 한다.

- 현재 주관식 평가시험의 하나로 논술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논술은 암기위주, 상업적 모범답안 및 첨삭지도 수준의 논술교육이 되고 말았다. 같은 주관식 평가시험이라 하더라도 일방적인 백일장 논술 평가시험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주관식 평가시험(서술형 지필고사와 구술면접)의 경우가 사교육의 효과와 기대심리를 줄일 수 있다.

셋째. 내신평가가 변별력을 가지려면 중, 고등학교가 등급화(서열화와 평준화의 조화)돼야 한다.

- 고교 교육이 정상화되려면 내신이 강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내신이 강화되려면 내신의 변별력, 즉 대학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신이 되어야 한다. 이로 인한 고교 서열화의 고착을 막기 위해 ‘평준화를 기반으로 한 등급화’를 이뤄야 한다. 같은 등급 안에서는 평준화되어 있지만, 등급끼리는 엄연한 우열이 있다는 뜻이다. 바로 서열화와 평준화의 조화다.
넷째. 대학 역시 등급화돼야 한다.

- 사교육 해결의 궁극적 방안은 대학 구조조정이다. 대학의 서열화가 고착화되어 있는 한 사교육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진정으로 사교육의 해결을 원하고 대학간 경쟁을 원한다면 대학을 구조조정해야 한다. 입학에서 고착화된 서열화, 바로 그것이 우리나라 사교육의 원흉이자, 경쟁력없는 대학교육의 주범이다.

한국은 1등 대학을 고등교육법 아래 ‘서울대학교설치령’으로 1등으로 고착화시키고 있다. 대학도 고등학교처럼 3등급으로 구조조정한다면? 예컨대 독일은 종합대학과 공과대학, 전문대학, 음학대학으로 나뉜다. 그리고 대학간의 경쟁의 밑바탕에는 교수간의 경쟁이 있다. 이를 본받아 우리는 연구교육대학, 교육중심대학, 전문대학 등으로 나눈다면 그 기준은 교수 1인당 대학생 수, 교수들의 연구역량, 대학생들의 실력, 학교시설, 대학생 1인당 교육비 등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 시대의 지식의 가치는 ‘아느냐 모르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의 가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인 것이다. 토론은 무한한 사고의 확장과 창의성을 통해 이러한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교육의 자유와 평등을 실현한다.

강 원장은 ‘토론식 교육 혁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며 토론식 수업 문화 정착’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앞으로도 교육의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한국의 올바른 토론문화 정착을 위한 그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서울문화투데이 성혜윤 시민기자(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