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예술가들의 새해맞이 5번째 ‘닭쳐’ 시국퍼포먼스 ‘옳’
비주류예술가들의 새해맞이 5번째 ‘닭쳐’ 시국퍼포먼스 ‘옳’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1.03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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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것을 태우고, 새것을 맞자’는 ‘닭쳐’

  지난해 마지막 날이었던 31일, 비주류예술가들이 마련한 새해맞이 ‘옳’ 다섯 번째 공연인 ‘낡은 것을 태우고, 새것을 맞자’는 ‘닭쳐’ 시국퍼포먼스가 열렸다.

  마임이스트 유진규씨를 비롯하여 이정훈,이명천씨등 즉흥음악과 바이올린, 퍼포먼스와 연극과 춤, 영상까지 비주류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은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 시국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몸짓으로, 소리로, 음악으로 표현되어 다함께 즐기는 시국퍼포먼스였다.

▲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이들의 복장이 유난히 눈에 띄었던 것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긴 고깔모자와 온몸을 감싸는 붉은 의상이었다. 거기에 모형으로 만들어진 닭 하나씩 들고 음악에 맞추어 랩 구호를 외치며 시작했다.

  광장에서 음악이 빠지면 안 되듯, 강해진씨와 박순영씨의 바이올린소리와 닭을 치면서 목을 비틀면 꼬끼오 하고 우는 모형 닭이 묘한 조화를 이루어 광장에 모인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마임가 이정훈씨가 닭 모가지에 주사를 놓자 시국퍼포먼스에 참여한 비주류예술가들의 표정에 시민들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 양철판을 끌고 광화문광장을 건너가고 있다.

또한 마임이스트 유진규씨의 랩구호에 따라 비주류예술가들과 시민들이 하나가 되어, 박근혜! 닥쳐!, 최순실! 닥쳐!, 조윤선! 닥쳐!, 황교안! 닥쳐!를 외치며 닭을 치면서 목을 비틀면 꼬끼오하고 닭이 울어 해학과 풍자가 엇갈리기도 했다.

▲ 서예가 김기상씨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속담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요즘 박근혜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닭이 수난을 받고 있다.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똑똑한 여자를 일컬었던 것으로 보아, 남성들이 만들어낸 속설에 불과하지만, 요즘처럼 변화의 흐름이 빠른 시대에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갖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의식이다.

▲ 시국퍼포먼스에 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다

  낡은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양철판위에 서예가 김기상씨가 ‘닭쳐’를 붉은 글씨로 쓰자 태워보내야할 낡은 것들을 흰 종이에 써서 양철판위에 덕지덕지 붙이는 퍼포먼스가 행해져 시민들이 저마다의 분노를 적어 붙이기도 했다.

  큰양철판 위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시민들의 울분을 끌고 ‘닭쳐’를 외치며 닭을 치면서 광화문광장을 건너 청운동사무소앞까지 걸어가는 비주류예술가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현시국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 비주류예술가와 시민이 만든 양철판

  자기 몸 덩어리만한 양철 판을 끌고 닭 모가지를 비틀면서 몸으로 향변하는 비주류 예술가들의 시국퍼포먼스는, 새해에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의미로 온몸으로 희망을 향해 나아갔다. 올바르게 정직하게 살자는 ‘옳’ 시국퍼포먼스를 이끌어 온 마임이스트 유진규씨가 붉은 장미꽃으로 온 몸을 불태우는 마임은 언제 볼 수 있을까 새삼 그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