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9일간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 폐막
짧았던 9일간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 폐막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9.02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 위한 영화제 발전 가능성 보여, 내년 더 성숙한 축제 다짐

 대한민국 영화의 메카 충무로에서 해외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지난 8월 24일 개막한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이 9월 1일 오후 7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렸다.


9일간 열린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도심 속의 영화축제를 표방하며, 역대 최다인 40개국 214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자주 접할 수 없는 멕시코ㆍ칠레ㆍ인도ㆍ체코 영화가 상영돼 많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19개의 주제별 섹션으로 시민들에게 영화를 통해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또한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남산공감’ㆍ‘청계낭만’ㆍ‘칩칩톡톡’ㆍ‘Chihhs on the rock’ㆍ‘별이 있는 필고라’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영화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동일 조직위원장은 폐막식이 시작되기 1시간 전,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해 영화제의 폐막에 대한 아쉬움과 더 성숙한 개최를 기약하는 자리에 함께하고자 참석한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더불어 이날을 추억할 기념촬영도 잊지 않았다.

이번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의 홍보대사인 팝페라가수 임형주를 시작으로, 다니엘 세르소를 포함한 4명의 심사위원들과 국내외 영화감독 및 배우, 영화계 인사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멋지게 등장해 영화제의 위상을 높였다.

영화배우 임호와 박성민은 제일 많은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으며, 2009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 선 서은미, 미 유수정은 레드ㆍ블랙ㆍ핑크빛 미니드레스로 아름다운 몸매를 시원하게 드러내 많은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폐막식에 앞서 액션 퍼포먼스 ‘점프’의 7명의 배우들이 7분여 동안 공연의 하이라이트 퍼포먼스를 마음껏 보여줘 많은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아나운서 김병찬, 탤런트 최윤영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에서 이덕화 집행위원장은 감사의 인사에 앞서 위암투병 중이던 배우 고 장진영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말을 이어갔다.

“우여곡절 많고 힘들게 진행됐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과 내외국인들이 개ㆍ폐막 자리에 함께해 준 것을 감사한다. 많이 미흡했지만 다음을 기대해달라. 내년에는 성숙한 영화제가 될 것이다.”

이덕화 집행위원장의 감사인사에 이어 크리스털라이즈드-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에서 특별 제작한 세련된 디자인의 트로피와 함께 부상을 전하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 새로 신설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충무로 오퍼스 시상식에 앞서 다르엘 세르소 심사위원은 “모두 훌륭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몇 작품을 가려내는 것이 너무 잔인하고 힘든 일이었다”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보고 선정할 기회까지 주셔서 감사한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최우수작품상에는 지아루이 장 감독의 <붉은 강>, 최우수감독상에는 안드레스 와이스블루스 감독의 <행복해지는 199개의 방법>이 선정돼, 각각 최우수의 영예를 안았다.

지아루이 장 감독은 영상을 통해 “개막식 참석 후 비자문제로 베이징에 돌아왔는데 수상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었다”면서 “영광의 순간을 그 자리에서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고 속상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우주연상에는 야보 가르데프 감독 <체외수정>의 자카리 바카로프, 여우주연상은 아이비 호 감독 <친밀>의 임가흔에게 돌아갔으며, 최우수 액션영화상에는 맥조휘ㆍ장문강 감독의 <절청풍운> 등 총 5개 부문이 선정됐다.

자카리 바카로프는 “이제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볼 테니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각오를 전했으며, 임가흔은 트로피를 흔들며 즐거워했다.

더불어 쉽지 않은 제작 환경 속에서도 좋은 작품을 만들어준 감독과 배우들을 위해 심사위원들이 뽑은 ‘심사위원특별언급상’에는 김삼력 감독의 ‘하얀나비’가 선정됐다.

김삼력 감독은 “한국에서 매년 100여 편의 독립영화가 제작되지만 영화제를 통해 볼 수 있는 건 20~30편뿐”이라며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더 많은 독립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제 속의 영화제로 인기를 끌었던 대학생 영화제 ‘씨네 스튜던트’에는 30개의 작품 중에 5개의 작품이 새로운 기법과 위트 있는 구성으로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우수작품으로는 이승희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의 <아, 맨>, 임영빈 감독(건국대학교)의 <진실게임>, 이영우 감독(한양대학교)의 <싸구려 커피>, 안승혁 감독(한국영화교육원)의 <비보호 좌회전>, 안평욱 감독(청주대학교)의 <하늘아래> 등은 영화제 기간 동안 많은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사상 초유의 그린 카펫으로 개막해 눈길을 끌었던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의 정동일 조직위원장은 “처음부터 완벽한 지도는 없다. 시행착오 겪으면서 고치고 다듬어 위대한 지도가 탄생하는 것이다. 지금은 최고가 아니지만 최고를 목표로 매년 오를 것”이라며 내년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기원을 담은 폐막식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열정과 감동으로 가득찬 영상들을 쏟아낸 9일간의 영화 여행이 끝나고, 이어서 폐막작으로 선정된 강석범 감독, 이범수ㆍ김민선 주연, 고 장자연의 유작이 된 한국영화 <정승필 실종사건>이 상영됐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

                 사진 양문석 기자 msy@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