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왕후어보 현종어보 공개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문정왕후어보 현종어보 공개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8.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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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덕종어보 가짜 논란'에 "1924년 분실 후 제재작한 어보"

한미공조수사를 통해 지난 7월 미국으로부터 반환받은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가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19일부터 1층 기획전시실에서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을 연다. 이 전시는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를 비롯해 2015년에 반환된 덕종어보가 선보이며 유서지보, 준명지보, 황제지보 등 조선 및 대한제국 국새와 고종어보 등 조선 왕실 인장 9점이 선을 보인다.

▲ 현종어보(왼쪽)와 문정왕후어보 (사진제공=문화재청)

문정왕후어보는 명종 2년(1547년) 대왕대비였던 문정왕후에게 '성렬(聖烈)'이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한 것으로 경복궁에서 보관하던 중 1553년 화재로 소실되어 이듬해인 1554년에 다시 만들었다는 내용이 <명종실록>에 전한다. 

이번에 문정왕후어보가 미국에서 돌아오면서 문정왕후의 어보 3과(顆)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된 점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현종어보는 효종 2년(1651년) 현종을 왕세자로 책봉하면서 만든 어보로 모두 4과가 만들어져 종묘 정전의 현종실에 봉인되었지만 모두 분실되었다가 이번에 한 점에 돌아온 것이다. 어보와 더불어 현종의 세자 책봉 책보(왕, 왕비, 왕세자, 왕세자빈의 존호를 올릴 때 함께 올리는 옥책 혹은 죽책)도 한자리에 모인다.

이와 함께 2014년에 환수된 고종 가상존호 옥보, 황제지보, 유서지보, 준명지보와 조선 24대왕 헌종이 소장한 '보소당의 인장'이 선보인다. 인장 수집과 서화 감상을 즐긴 헌종은 선대 왕들과 자신이 사용한 사인(私印)에 대한 정보를 보아 <보소당인존>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으며 책과 함께 그가 수집했던 인장 5점이 선을 보인다.

▲ 가짜 논란에 휘말린 덕종어보

한편 전시를 앞두고 이번에 전시되는 덕종어보가 '친일파가 만든 가짜'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덕종어보는 성종 2년(1471년) 성종이 세자 신분에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의경세자에게 '은문의경왕'이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만든 어보로 2015년 미국 시애틀박물관에서 환수받아 이번에 공개가 됐다.

하지만 당시 문화재청이 진품이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이 사실은 1924년 친일파 이완용의 차남인 이항구가 제작한 가짜이며 문화재청이 이 사실을 지난해에 알았음에도 쉬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김연수 국립고궁미술관장은 "전시된 덕종어보는 가짜나 모조품이 아니라 1924년에 원본을 도둑맞은 뒤 재제작한 어보"라면서 "1924년 당시 동아일보 신문자료를 통해 우리도 뒤늦게 알았다. 지난해 말 경에 이 사실을 알고 올초 회의에 보고하려던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 관장은 문화재청이 미흡한 대처를 한 것을 인정하면서 "금속의 경우 앞으로 비파괴 감정을 실시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항구는 당시 종묘 관리담당자였으며 분실의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히고 "조선시대에도 어보가 훼손되거나 분실될 경우 재제작을 한 사례가 많으며 이들도 역시 어보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