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양진 독일서 우뚝 서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진 독일서 우뚝 서다
  • 최정길 인턴기자
  • 승인 2009.09.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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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獨뉘른베르크교향악단 악장 취임

 재독 바이올리니스트 양진(27) 씨가 독일 뉘른베르크 필하모닉의 악장이 됐다.

 뉘른베르크 필하모닉은 독일 정상급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악단의 200여년 역사상 한국인을 악장으로 맞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유학생 부부 슬하에 태어난 양 씨는 뷔르츠부르크 음대, 뤼벡 음대 석사를 거쳤다.

 특히 뤼벤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에서는 카라얀이 지휘하던 시절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악장을 지낸 토마스 브란디스를 사사했다.

 그녀는 독일 청소년음악경연대회 2위, 포셀 음악콩쿠르 1위, 독일경제인협회(BDI) 콩쿠르 1위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며, 2005~2006 시즌 독일 튀링겐주의 마이닝겐 교향악단 악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마이닝겐 교향악단은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독일 교향악단의 양대 뿌리로 평가되며, 독일 오케스트라 가운데 최초로 미국 무대에 선 유서깊은 단체이다.

 또 양 씨는 지난 4월 독일 음반사 윔스클래식스를 통해 드뷔시, 슈베르트, 독일 현대 작곡가 비드만 등의 작품이 담긴 데뷔 음반 ‘진 양(Sinn Yang)'을 발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한국인이 해외 교향악단의 악장으로 활동한 경우는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악장 데이비드 김, 덴마크 국립교향악단의 악장 홍수진 등에 불과했다.

 독일만 놓고 봐도 바이올리니스트 김신경이 현재 도르트문트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도다.

 그녀는 “그동안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악장 오디션 기회조차 못 얻고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뉘른베르크 필하모닉과는 지난해 협연해 호평받은 점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뉘른베르크 필하모닉은 긴 전통과 연사만큼이나 콧대도 높고, 자존심도 강해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곳으로 꼽히며, 그런 곳에서 양진 씨가 악장을 꿰찬 것은 무엇보다도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교향악단 관계자는 전했다.

 16세 때 주저없이 한국 국적을 선택한 양 씨는 “한국인 악장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자신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단원들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점점 늘어나고 있는 독일 내 한국 음악인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정길 인턴기자(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