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대마초 약국>,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라 약이다
[서평] <대마초 약국>,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라 약이다
  • 조문호 사진가
  • 승인 2018.06.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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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우울증, 뇌전증, 당뇨병 등 50여 가지 질병의 실용 가이드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대마와 관련이 있는 606건의 특허출원 중 309건이 중국기업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대마의 효능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연구 해 왔던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대마초를 여러 가지 약제로 활용해 왔으나, 마약으로 둔갑하며 금기시되었다.

이번에 출판된 <대마초 약국>은 대마의 역사부터 다양한 질병에 대한 사용법까지 상세히 일러주고 있다. 임상결과와 환자관찰을 통한 실증적 연구 성과로서, 의료용 대마에 대한 본격 입문서다. 왜 세계 여러 나라가 다른 마약류와 달리 대마 금지 정책을 철회하고 산업화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으로, 실증적인 연구와 증거로 가득하다.

1부는 대마의 역사와 독특하고 복잡한 약리적 시스템을 다루고, 2부에서는 의료용 대마의 사용법을 하나하나 짚고 있다. 3부는 대마의 다양한 특성과 약학적 효능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암. 우울증, 뇌전증, 당뇨병 등 50여종의 다양한 질병에 따른 효과적 사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4부의 질병에 따른 대마 사용법을 눈여겨 볼만하다. 임상시험 경과와 한계, 적절한 용량과 투여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 학술서에 가까운 책이지만,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정보로 인해 일반인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는 놀라운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또 한 가지의 미덕은 오해와 미화도 적절하게 차단한다는 점이다. 대마의 다양한 효능을 꼼꼼하고 풍부하게 전달하면서도 대마의 부작용과 한계 또한 놓치지 않는 놀라운 균형감을 잃지 않고 있다. 대마의 복잡성과 모호한 약리 작용도 놓치지 않았다.

한 가지 주지할 사실은 같은 성분의 대마 오일이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금지 약물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어 선수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인데, 대마에 대한 우리의 기준은 국제적인 도핑 규제 기준보다 비합리적으로 엄격하고 고지식하다는 것이다.

네델란드에서는 대마를 오래전부터 합법화하여 관광 상품으로 활용했고, 최근 미국의 50개주 중 콜로라도나 워싱턴, 알래스카 등 거의 절반에 가까운 주에서 기호식품이나 의료용으로 대마초를 합법화 했다. 

이에 맞추어 ‘뉴욕타임스’는 논설위원 전체 명의로 된 사설을 통해 “연방차원의 대마초 합법화 운동”을 선언했다. 오히려 합법화한 콜로라도주에서는 살인사건이 절반이상 줄어드는 등 강력범이 많이 감소하였고, 단속에 따른 예산액 절감과 대마 사업에 의한 세수확대, 그리고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저자 마이클 배키스는 “현대의 약전을 독점하고 있는 화학 약물들을 전통적인 식물 치료제로 대체하거나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마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놀라운 식물 치료제”라고 말했다.

아래는 추천사를 쓴 애리조나대학 의학교수 앤드류 웨일의 말이다.

“수천 년 동안 전 세계 문화 속에서 사용돼 온 대마가 아직도 우리 약상자에 없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잘못된 법은 빨리 바꾸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을 속여서도 안 된다.


역자: 권아영 / 페이지 560 / 가격 :18,000원 / 출판사 : 세상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