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갤러리, 안종대 개인전 《Le Temps》 열어
가나아트갤러리, 안종대 개인전 《Le Temps》 열어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6.2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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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오브제를 만드는 도구

가나아트갤러리는 '실상(實相) 연작'을 통해 시간과 실존이라는 주제를 꾸준히 다뤄온 안종대(安鍾大 1957-) 작가의 개인전, 《Le Temps》을 개최한다.

오는 21일부터 7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평면 작품 20점 및 설치작품 3점을 전시한다.

안종대는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 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오브제를 활용한 평면, 입체,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천, 종이, 쇠, 나무, 말린 식물 등의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러운 풍화에 노출시켜 실체의 경계를 허문다. 변화의 조각들을 작업으로 엮어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實相 Le temps, 2018-2019, Mixed media, 200 x 270 cm 도판(사진=가나아트)

안 작가는 오랜 시간 실상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오브제의 자연적인 풍화를 이용하는 작업으로 기다림의 시간도 길다. 인위적인 개입을 자제하는 작업으로, 자연은 오브제 작품을 만드는 도구다.

전시는 총 3부분으로 나뉜다. 1 전시장의 색지를 이용하는 빛 작업으로 숨김과 드러남의 미학을 통해 실체의 허상성을 역설한다. 겉으로 드러난 색지는 점차 밝아지지만 미세한 변화는 눈으로 감지할 수 없으며, 색지가 바람에 흩날려 가려진 밑색이 드러날 때의 변화를 보여준다.

2 전시장은 물을 이용한 작업들을 소개한다. 야외공간에 펼쳐놓은 캔버스가 비바람을 맞는 동안 축적된 흙먼지는 물의 흐름과 정체에 의해 자연스러운 무늬를 형성한다. 이후, 흩뿌려진 못은 녹으로 문양을 새겨 넣는다.

물의 흐름과 흙먼지가 만들어낸 무늬들은 특유의 고색과 음영으로 중후한 공간감을 형성한다. 작가는 그 위에 선을 긋거나 오브제를 배치하여 자신이 바라보는 실상의 우주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實相 Le temps, 2016-2019, Mixed media, 110 x 255.5 cm 도판(사진=가나아트)

3 전시장은 실상의 우주를 전시장으로 확장한다. 대형 걸개그림과 조각, 설치작업 등이 펼쳐진다. 캔버스 작업을 중심으로 소개했던 차분한 분위기의 1, 2전시장과는 다른 공간으로, 작가 안종대를 가장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안종대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재능을 보여주기 보다 테크닉을 감추고 철학을 남겨야 한다' 고 말한다. 이는 작업 안에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야 하며, 시대가 변하면 옛 것이 되고 마는 현실 너머, 본질적인 주제를 다뤄야 한다는 의미다.

전시정보는 가나아트갤러리(http://ganaart.com/home/)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