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고리들 작가 “화폭 속에서 잘 노는 것이, 내겐 삶다운 삶”
[Artist Interview] 고리들 작가 “화폭 속에서 잘 노는 것이, 내겐 삶다운 삶”
  • 인터뷰 ·정리/이은영 발행인·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1.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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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에게 일자리 내주는 만큼 인간들 놀 자리 많아져야 한다”
“문화복지재단 설립, 자선사업 하는 화가 되고 싶다”

과학을 공부하는 작가? 미래학자ㆍ뇌 과학자, 게다가 10억 펀딩 유튜버까지. 수많은 타이틀을 마르지 않는 호기심과 독특한 발상으로 일상에 새김질하는 만능 멀티 플레이어이가 있다. 본지에 ‘고리들 미美뇌腦창創’ 칼럼을 연재하는 고리들(고영훈) 작가 이야기다.

▲지난달 전주 아틀리에서 고리들 작가가 인터뷰하는 모습

고리들은 양자물리학 평행우주론을 그리는 심오한 작가다. 예술과 과학은 상보적이라 정의하는 고 작가는, 과학을 공부하는 작가의 그림은 남다르다고 말한다.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그의 예술세계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했다. 또한 그는 <전교꼴찌, 서울대 가다>ㆍ<인공지능 시대의 창의성 뇌교육>ㆍ<인공지능vs인간지능 두뇌사용설명서>ㆍ<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저자로 800회 강연을 이어온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고리들 작가의 전주 아틀리에서, 고 작가가 작업 중인 작품들

최근 고 작가는 ‘주문이 밀리는 작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랜 기간 건축 노동을 하는 가난한 프리랜서 작가로 살았지만 책을 쓰고 영상을 찍으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유튜브로 10억 펀딩에 성공하며, 늘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의 삶을 즐기고 있다.

고 작가의 여정은 윌 스미스 주연(크리스 가드너)의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 2006)’의 장면들과 오버랩 된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면접 자리에 작업복을 입고 등장한 크리스 가드너를 향해 면접관은 "와이셔츠조차 안 입고 면접에 나타난 남자가 있는데, 만약 내가 그 사람을 채용한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라고 질문한다. 이에 크리스 가드너는 "그럼 바지를 끝내주는 걸 입었나 보죠"라 센스 있게 답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영화 속 주인공만의 일이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오랜 내공에서 나온다. 다방면으로 관심을 확장하며 끊임없이 잘 놀아온, 그가 현재를 만든 것이다.

▲고리들 작가의 전주 아틀리에 전경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에 관해 고 작가는 “인간은 어떻게 잘 놀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놀고 또 고민하다가 놀고 그러면 된다!”라고 말한다. 정밀한 AI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주는 만큼 인간들은 평생 놀이와 문화를 즐기며 일 잘하는 로봇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것.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림으로 놀며, 문화복지재단 설립을 꿈꾸는 그에게 즐기는 자의 여유, 고수의 경지가 느껴졌다.

▲고리들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10월의 어느 날, ‘데이비드 호크니’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어 임대한 고리들 작가의 작업실에서 고 작가를 만났다.

(우주를 그리는) 화가이자 미래학자에 <두뇌사용설명서>저자가 어쩌다 뇌 과학까지..? 여러 갈래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나 기회는?

가장 간단한 답은 ‘애초에 화가가 되겠다는 꿈이 없었다!’이다. 대학생이 돼, 원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가장 진학에 편한 대학이 미술대학이었다. 미술교사의 권유로 초중고 미술부여서 익숙했다. 대학에선 미술 전공보단 인문과학 공부를 더 많이 했다. 지금도 글쓰기도 그림 그리기도 취미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림이 팔리고 주문이 밀리다 보니 이제 진짜 화가가 된 기분이다. 신과 나에 대한 궁금증ㆍ우주와 지구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나 있을 것인데 특히 어린 두뇌가 더 많다. 내 두뇌는 아직 어리다. 아직도 수많은 교양서와 과학 잡지, 의료전문지를 본다. 그림 그리며 귀로 듣기 위해서 책 읽어주는 알바도 뽑았다. 이런 호기심은 계속될 것이라서 책 출판도 그만두기 어려울 듯하다. 

유튜브로 10억을 펀딩했다고 하는데, 그림을 할부로 판매하게 된 계기와 현재 작품활동과 생활패턴은 어떤가?

10억 펀딩은 정말 우연히 이루어진 새옹지마다. 누군가의 학대가 깨달음의 회초리가 되었다고 봐도 된다. 나는 줄곧 건축 노동을 하는 가난한 프리랜서 예술가로 살았다. 30대 이후 자동차가 없었던 기간도 있었지만 주로 200만 원대 중고 자동차를 몰았다. 책임보험을 넣지 못해 벌금을 물기도 했을 정도다. 그렇게 겨우 책임보험을 넣고 경차를 타다 고속도로 접촉사고를 냈는데, 피해자 차에 3명이 타고 있어서 병원비가 책임보험 한도를 넘겼다. 내 보험사는 다 해결되었다고 했는데, 거의 3년 후 구상금 178만 원을 내지 않으면 년 15% 이자를 물리고 소송이 들어가면 소송비를 내가 내야 한다는 잔인한 법원판결문(소송비+이자15%)이 날아왔다. 그전까지는 남들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못 하는 성격이었다! 혼자 고생하고 말자!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면 된다! 그렇게 떠안고 살았다!

▲고리들 작가 모습(사진=고리들 작가 제공)

그런데, 삼성화재의 구상금 판결문이 너무 무례했고, 소송시한이 거의 끝나기 직전 3년 만에 가난한 서민들을 갑자기 놀라게 해서 얼떨결에 구상금을 받아 가는 관행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셀프변론으로 보험사의 무례한 관행을 깨기 위한 소송을 할 테니, 유튜브 상에 미리 그림 값을 달라고 나중에 그림 드리겠다고 도와달라는 말을 하게 되었는데, 약 12분이 그림 값을 선불로 보내온 거다.

▲고리들 작가의 작품 고호눈(도판=고리들 작가 제공)

소송은 잘 끝냈는데, 이후에도 일시불 선불로 그림을 사겠다는 주문이 계속 이어졌다. 그 돈으로 종합보험부터 들라는 분도 있었다. 내 그림과 강의는 재구매율이 높아 1개 샀던 분이 7개를 사게 되고, 1번 강의를 들으시면 3번을 더 부른다. 그렇게 밀린 그림이 60개 정도가 되었고 통장에 그림 빚이 천만 원대가 되면서, 그림 빚 부담감을 줄이는 방법이 33개월 할부였는데, 통장에 많은 돈이 쌓이지 않게 빚 부담을 덜고, 3년 정도는 일단 밀린 그림을 드리고 이후에 나머지 주문자들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호당 5만 원 100만 원대 그림을 33개월 할부를 하니까 그림 주문이 쇄도했다. 33개월 할부 공지 영상을 500명 정도 보았는데 약 100분이 250개의 그림을 주문했다. 친구와 친지들에게도 소문을 내서 사게 했다. 그래서 그림을 산 이후에 제 유튜브채널(고리들TV)을 구독하는 분도 많아졌다. 서민들도 그림 진품을 갖고 싶지만 100만원도 매우 많은 돈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33개월 할부로 약속된 총액이 3억5천을 넘겼다.

▲고리들 작가의 작품 별,꽃으로-피다(도판=고리들 작가 제공)

그런데, 20호 30호 소장용으로 내가 유명해져도, 투자용 구매가 되지 못한 점이 고마운 분들께 큰 보답이 안 되는 점이 좀 아쉬웠다. 그래서 투자용 100호 그림 800만 원(호당 8만)을 매달 8만 원 100개월 할부를 시작하고 몇 년은 20호~50호 주문된 그림을 그릴 생각이었는데, 100개월 할부라서 그런지 5개~10개를 주문한 분이 여럿이었다. 그렇게 총액이 6억 5천이 들어왔다. 7개월 만에 10억의 돈을 약속받았다. 계약서도 없이 선불이 들어온다. 매달 할부금만 들어오는 것이라서 절대로 확보된 돈은 아니지만 유튜브가 신뢰의 장치가 되었다. 내가 그리는 그림 주제와 화풍 중에서 선택해 가져가는 것이지 어떻게 그려달라고 말하는 주문이 아니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할 분도 생길 것이다. 몸이 아프거나 가족의 일로 할부금을 찾아간 분이 300분 중 몇 분인데, 미혼의 청년이라서 요즘 은행 이율의 10배로 이자를 쳐서 돌려드렸다. 힘든 분들은 원금의 3배를 주기도 한다. 

▲고리들 작가가 강연하는 모습(사진=고리들 작가 제공)

그림 주문량이 많아지니 더 큰 화실이 필요했다. 그래서 작업실을 새로 구할 때마다 그림을 가장 많이 사신 몇 분들에게 큰 그림을 그릴 큰 작업실이 필요하다고 하면 목돈(보증금)을 선불로 주면서 그림은 천천히 줘도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약 1억 정도가 작업실 보증금과 시설비로 쓰였다. 할부금을 모아 캔버스도 1년간 4천만 원 어치를 샀다. 지난 3월 이후 1억 5천을 썼다. 매달 돈 걱정이 사라지니 ‘데이비드 호크니’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어 높이 7m의 200평 공장도 임대했다. 그러다 보니 화실이 전주에 2곳 익산에 2곳이다. 전체 화실을 합치면 500평 규모다. 모두 매우 저렴한 임대다! 할부금이 들어오는 대로 전액을 시설과 재료비에 다 쓰고 있다. 장소에 따라 그리는 그림의 크기와 성격이 다르고 계절에 차이가 있어, 자주 가는 화실이 달라진다. 10m가 넘는 그림들은 이젤 시설비와 조명비가 많이 들어서 돈을 모으고 있다. 요즘은 늘 그려야 하는 그림이 있어 마냥 행복하다.

▲고리들 작가의 작품 카오스(혼돈으로부터의 질서)(도판=고리들 작가 제공)

우연한 교통사고가 새옹지마가 되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나는 10억의 할부금으로 재료비와 생활비 걱정 없이 매일 그림만 그리면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결국 교통사고 피해자분들도 저를 갑자기 놀라게 한 가해자(보험사)도 감사할 뿐이다.

예술과 인공지능, 다른 분야 같으면서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onardo da Vinci] 같은 사람이 인체 해부도와 모나리자 그리는 등 예술가이면서 과학자 발명가였다는 점을 보면 통하는 거 같은데,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까?

인간의 두뇌는 언어를 주로 다루는 두뇌가 특정 문학작품을 읽으면 중뇌와 간뇌의 호르몬들이 바뀐다. 또한 몸에 아픈 상처가 나면 그 상처와 관련된 언어들이 떠오른다. 언어와 감각이 분리되지 않는 것이다. 예술과 기술과 과학이 분리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튜브물감 기술 없이 인상파 그림이 생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기술적 생산품이 바뀌면 예술품도 바뀐다.

나는 과학을 중심으로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백남준’을 의식했다. 첨단과학 공부를 놓으면 첨단 예술가가 될 수 없고 그럼 기분이 매우 나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술 공부에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예일대에서 미술 감상을 공부한 의대생들의 진단능력이 좋아졌다는 연구가 있는데, 마찬가지로 과학을 공부하는 화가는 그림 그리는 감각이 남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고리들 작가의 작품 별꽃우주(도판=고리들 작가 제공)

예술은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고 과학은 기존의 것에서 발견하는 것이라는 틀에서 보면 전혀 다른 건 아닌지?

과학에는 연역적 가설이 있다. 절대 기존의 틀 속에서 귀납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그 연역적 가설은 ‘토마스 쿤(Thomas Kuhn, 1922-1996)’ 덕에 패러다임이라는 말로 대체돼 있다. 과학 대부분도 기본적 틀을 깨는 패러다임을 잉태하고 가설을 상정한 이후 발전한다. 반면 예술은 오히려 이것저것 행하다가 새로운 예술이 나오기에 오히려 귀납적이다. 생각을 다루는 것은 연역적이기 쉽고 물질을 다루는 것이 더 귀납적이다. 예술과 과학으로 구분하는 것보다는 생각을 더 다루는가 물질을 더 다루는가? 이렇게 구분하면서 예술가인지 과학자인지를 잊어버릴 필요가 있다. 두 분야는 늘 상보적이다.

▲고리들 작가의 작품 별꽃바다(도판=고리들 작가 제공)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을 통해 세상에 어떤 화두를 던지고 싶은지?

한국은 선진국 문턱에서 생존경쟁이 심화 돼, 돈이 더 필요한 시점에서 자동화(무인화)로 정규직은 비정규직이 되고 그나마 알바들은 키오스크(kiosk)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일명 무인 자본주의 프레카리아트(precariat) 전성시대가 되가는 중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의 인공지능 정책은 희망적이다. 고령화 해법과 취약계층을 위한 인공지능을 지향하지만 쉽진 않을 것이다. 2017년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책 1권을 급히 써서 자문위원 보고서와 함께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을 진흥원에 전달했다. 6쪽 보고서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채택이 된 듯하다. 최근 문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 인공지능 전략이 내 보고서 내 책의 주장과 거의 같다. 내 책이 던진 화두는 노동이 시작되기 전의 에덴을 나름대로 상상하자는 것이다. 인간적 공동체를 만들어 구성하고 환경을 지키고 문화를 즐기면서, 다시 아이처럼 새 놀이법을 늘 찾으면서 에덴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지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좋아질 것이며, 정밀한 로봇 가격이 갑자기 싸지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우리는 일자리 가뭄 사막에다가 놀 자리 에덴동산 정원을 건설해야 한다! 인공일반지능(AGI) 시대의 인간은 어떻게 잘 놀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놀고 또 고민하다가 놀고 그러면 되는 것이다. 동아리 활동으로 일상을 보내는 은퇴자들의 도시 미국의 썬 시티(Sun City)가 그 에덴동산 모델이 될 수 있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다고 안다. 수많은 책 중 책 선정 기준과 그림 주제와의 관련은?

신문과 잡지와 유튜브에 소개된 책들 중에서 내가 모르거나 개념이 모호하거나 또는 강의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싶은 책을 산다. 대중강연은 많이 줄어들어서 매월 1회 정도만 꾸준히 한다. 강의는 저자강연이라서 내 책들을 주제로 하니까 뇌 과학과 미래학 강의가 많다.내 그림의 주제는 요즘 유행어에 가까운 양자물리학 평행우주론이다. 그림 주제는 우주의 구조나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우주의 시작과 끝 사이에 우리 인간이 있다. 그래서 생명의 기원과 생각의 기원 언어의 기원 등에 관심이 많다. 생명에 관한 공부는 뇌 과학으로 이어졌고 생각과 문명에 관한 공부는 미래학으로 이어졌다. 내 그림이 눈동자에 우주 천체를 그리는 이유는 관찰자가 보는 순간 우주가 존재하는 모습이다. 평행우주나 관찰자효과 등은 요즘 영상으로 쉽게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상검색을 해보시면 내 그림이 평행우주와 관찰자효과를 매우 적확하게 표현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삶답게 살고자 애쓰는 것’이 예술이라고 정의했는데, 여기서 ‘애쓰는 것’ 중 가장 집중하는  것과, 본인이 예술가로서 추구하는 것은?

나는 전생에 묵자ㆍ우임금ㆍ지장보살과 친했거나 제자였다고 본다. 내 삶의 3대 멘토들이다. 그분들의 가치관이 나와 비슷하다. 내가 애쓸 일은 묵자의 평화ㆍ우임금의 애민ㆍ지장보살의 자비다.

▲고리들 작가 프로필

그런데 삶다운 삶은 역시 놀자(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가 내 스승이다. 화폭 속에서 잘 노는 것이 내겐 삶다운 삶인데 문제는 놀자와 우임금ㆍ묵자ㆍ지장보살의 삶이 그리 어울리지 않더라. 그래서 결정 내린 것이 일단 그림이 잘 팔리는 화가가 되어, 그림으로 놀면서 그림 판 돈으로 멘토들의 모토를 실현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문화복지재단을 설립한 자선사업 하는 화가가 되는 것이다. 예술과 자선사업이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꿈은 유튜브에서도 가끔 얘기했는데, 그래서 제 그림을 더 신뢰하는 듯하다.

노 화가들이 자주 말하는 ‘삶이 예술이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고수가 된 사람들은 영화 ‘인셉션’처럼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든, 그런 경지를 맛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본다. 예술계의 고수들도 아마 삶이 그림인지 연극인지 자기가 사람인지 귀신인지 신인지 동물인지가 애매모호한 느낌이 들기도 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도 겨우 50세에 그런 느낌이 서서히 들고 있다.

먼 훗날 본인의 예술세계 및 저서들 연구업적들이 어떻게 평가되고, 기억되길 바라는지?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학생이며, 자기 그림과 즐겁게 제대로 놀아본 화가이면 좋겠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맑은 영감으로 선견지명의 능력이 좋았던 선지자로 평가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