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국제 박영희 작곡상’ 수상자 발표
‘제5회 국제 박영희 작곡상’ 수상자 발표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1.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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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인 “꽃잎 한잎”1등 수상
수상작 연주회 온라인으로 진행 예정
수상작품 기념 음반을 제작할 예정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주독일 한국문화원(원장 이봉기)은 ‘5회 국제 박영희 작곡상’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1등에는 작곡가 장동인의 ‘꽃잎, 한잎’을, 공동 2등에는 이현우의 ‘물방울’과 곽효진의 ‘땅이 기억하는 사람들’, 3등은 김동명의“나선”이 선정됐다.

▲제5회 국제 박영희 작곡상 1등 수상자 장동인과 공동 2등 수상자 곽효진
▲제5회 국제 박영희 작곡상 1등 수상자 장동인(왼쪽부터)과 공동 2등 수상자 곽효진(사진=문체부)

올해 5회를 맞이한 국제 박영희 작곡상은 주독일 한국문화원이 세계에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우러져 연주되는 작품을 선보이면서 특화된 한국현대음악을 제시하기 위해 시작했다.

‘국제 박영희 작곡상’은 한국 전통 국악기가 작품에 반드시 연주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는 국내외 유일의 작곡상이다. 한국 작곡가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작곡가들이 참가해 한국 전통 국악기가 세계무대에서 서양악기와 같이 연주되고 어우러지는 데 손색이 없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박영희 교수, 귄터 슈타인케 독일 에센 폴크방 음대 작곡과 교수, 원일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참여했다.

박영희 교수는 “작곡 콩쿠르는 주최 측에서 작곡가들에게 일정한 음악 미학적인 테두리를 제시 할 수 없기 때문에 응모 작품들이 그 해의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라고 언급하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작곡상이 여러 방면의 생각이 함께 결합하는 마당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했다.

또, “작품의 주제 자체가 점차 변하고, 깊은 생각과 넓은 시야를 지니고 있는 작곡가들의 내면을 악보를 통해서 느끼게 된다. 우수한 작품들을 대할 때마다, 악보 하나하나가 작곡가들의 특별한 존재감을 표현하고 있어 더욱 정성껏 악보를 대하게 되고, 한국의 역사, 문화의 큰 숨결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작품에 전념하는 작곡가의 내면 성장이 기쁘다.“며 국제 박영희 작곡상이 5회를 맞이한 소감과 수상작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제5회 국제박영희 작곡상 공동 2등 수상자 이현우(왼쪽부터)와 3등 수상자인 김동명(사진=문체부)
▲제5회 국제박영희 작곡상 공동 2등 수상자 이현우(왼쪽부터)와 3등 수상자인 김동명(사진=문체부)

     

올해 1등 수상작품인 장동인의 ‘꽃잎, 한잎’은, 판소리 심청가를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음향으로 새롭게 풀어낸 곡이다. 심청이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상여소리부터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까지 섬세하게 음악으로 표현했다. 

공동 2등을 수상한 곽효진의 ‘땅이 기억하는 사람들’은 시인 허난설헌의 ‘아들의 죽음에 울다’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선조들의 죽음을 기억하는 땅의 입장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작곡가의 생각을 음악적으로 표현했다. 

역시 공동 2등인 이현우의 ‘물방울’은, 아주 작은 하나의 물방울은 보잘것없지만 오랜 세월동안 모인 이 작은 에너지는 바위를 쪼갤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담은 작품으로, 한 작은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온 음악은 보잘것없을 수 있으나, 수백 년을 이어서 후 세대에게도 전해지는 음악의 힘을 생각하며 작곡했다. 

3등 김동명의 ‘나선’은 착시현상 중 동심원이 나선으로 보이는 현상에 아이디어를 얻어 작곡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에센 필하모니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국제 박영희 작곡상 수상작 연주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으며, 전문 톤마이스터(음향 장인)의 녹음과 영상작업을 통해 수상작 연주회는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 박영희 작곡상’ 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1회부터 5회까지 1∼2등 수상작품 중 연주 가능 작품을 선정해 기념 음반을 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