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2020 10대 뉴스]겨울지나 봄이 오듯, 새로운 꽃이 필 문화예술계 기대하며…
[서울문화투데이 2020 10대 뉴스]겨울지나 봄이 오듯, 새로운 꽃이 필 문화예술계 기대하며…
  • 이은영ㆍ진보연ㆍ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2.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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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ㆍ진보연ㆍ왕지수 기자]반짝 반짝 빛을 내는 전구들이 거리를 수놓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면 한 해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순간이동을 한 듯 그 마지막에 놓여 있다. 새로운 출발선상에 서 있는 이 시점에서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다가올 2021년을 성장하는 견고한 해로 만들기 위해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지난 시간을 되짚어보고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2020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일 년.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19가 창궐했으며 그로 인해 특히 문화예술계는 암흑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그동안 켜켜이 쌓여왔던 문화예술계의 고질병들이 여기저기 터져 나왔고 그런 상황에서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문화예술계의 소통ㆍ유통 방식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에 AR, VR 등 혁신 기술이 함께 가미되어 새로운 형태의 예술 전달방식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술인의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정책들도 허술했음이 드러나 다시금 그 토대를 견고히 하기 위해 재정비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언제나 그랬듯 발생했다. 그 중 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최대의 예술인 단체에서 만든 ‘예술인전문쇼핑몰’이라는 곳이 전문성은 커녕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만도 못한 상태로 선을 보여 분노가 치밀게 되었던 사건도 있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라는 소설의 제목이 떠오르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문화투데이 본지에서 진행한 ‘창간 11주년 기념 문화 대상 시상식’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숨겨진 보석들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K-pop, 영화, 연등회 등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에서 인정을 받으며 K-Culture가 K-방역과 함께 ‘문화강국 대한민국’으로 조명을 받게 됐다는 기쁜 소식도 있었다. 

아픔이 컸던 한해였던 만큼 새해에는 서울문화투데이가 훈훈함 가득한 소식을 더 많이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단순히 정보만 전하는 입장이 아닌 대한민국의 문화예술계를 더욱 빛나게 하는 주체적인 언론으로서 사명을 다해 나갈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1. 코로나19로 드러난 문화예술계 고질병(2020.08.19~11.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 아트앤테크 활성화 창작지원사업’ 쇼케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 아트앤테크 활성화 창작지원사업’ 쇼케이스


언택트 시대에 콘택트형 문화예술계의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드러난 문화예술계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향후 방향을 논하는 기사를 기획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실감형콘텐츠 기획취재 공모에 선정돼 기사와 함께 제작한 VR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특별 기획 연재 기사는 ‘Ⅰ.정부 정책방향과 미래 전망’, ‘Ⅱ.국공립지원단체의 포스트코로나 주요 지원책과 미래 전망’, ‘Ⅲ.국내 공연장과 전시장 등의 코로나시대 현황과 대처 방안’, ‘Ⅳ.국내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코로나시대 현장 상황과 대비책’, ‘Ⅴ.해외 문화선진국의 코로나시대 현장 상황과 정책방향’ 등 총 5회에 걸쳐 진행됐다. 

대면으로만 이뤄졌던 문화예술계의 소통, 유통 구조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기존부터 갖고 있던 취약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높은 공공의존도‘, ‘창작자의 열악한 소득수준’, ‘잠깐의 공연ㆍ전시ㆍ아트 페어 등을 위해 필요한 장기간의 준비과정’, ‘창작자의 사회안전망 보호 배제로 인한 경제적 충격 완충 기제 부재‘, ‘위기상황 대비 민간단체의 자체적 구심점 및 연대 수단 미비’ 등. 이미 예전부터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던 근본적인 취약점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증폭되어 결국 예술의 기반까지 흔들어 놓는 파괴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 
이런 상황을 만회하고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예술계에 대한 다양한 예술지원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면 예술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나 기관이 내놓는 창작지원사업, 관람료 지원사업,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의 정책이 시의성과 적실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시각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의 문화정책을 살펴본바 코로나19로 발현하기 전부터 이미 비정규직을 포함한 예술인의 기본 생계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단체와 협회가 적극적으로 발달해왔다. 또한 코로나19 이전부터 공연예술의 대중화 차원에서 영상화 작업을 시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문화예술인들은 전례 없는 비극과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미비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 계속 마련되고 있으며, 예술을 지속하려는 시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그동안 문화예술계가 오랫동안 지적받아왔던 고질병이 드러난 이 시점을 성찰의 계기로 삼아 건강한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17억 들인 예총 아트샵(#), 누구 위한 것일까?(2020.10.28)

▲지난 10월 26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종합감사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심층 취재한 기사를 활용해, 한국예총의 온라인 쇼핑몰 아트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10월 26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종합감사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심층 취재한 기사를 활용해, 한국예총의 온라인 쇼핑몰 아트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문화예술총연합회(이하 예총)가 예술가의 작품 판매를 위해 개설한 쇼핑몰인 아트샵(#)의 홈페이지(이하, 홈피) 구축 비용이 엄청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아트샵은 접근 자체도 거의 제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구비된 판매품의 조악함과 홈피 구성이 예술인전문쇼핑몰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은 판매품 수준 문제는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이게 최소 17억짜리 쇼핑몰인가?’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아트샵의 메인 카테고리 탭에는 쥬얼리/액세서리-의류/패션잡화-가정용품/장난감-프러포즈/파티-아트컬렉션-추천제품-예술창업작품-공연예매 순으로 돼 있다. 과연 이런 카테고리를 보고 소비자들이 예술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샵이라고 구분할 수 있을지 의문. 건축 부분을 들어가 보면 더욱 경악하게 된다. 액자, 도마, 열쇠고리 등의 제품만 잔뜩 올려져 있다. 이런 것들이 건축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예술기관의 인사는 “예총의 아트샵이라면 예술가들의 작품 판로를 열어 주는 목적이 돼야 하는데, 사이트를 보면 중국산 공산품 같은 것으로 채워져 있다. 한마디로 아트샵이라고 하기엔 얼굴이 화끈거린다”면서 “홈페이지 자체도 정치가들 사진으로 도배돼 있어 예술가들을 위한 사이트인지, 의아할 따름”이라며 허탈해했다. 아울러 “찾기도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은 개념이 없거나, 예술가를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형식적으로 만든 것 같다. 일부러 숨긴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라고 밝혔다.

국감에서 김승원 의원의 지적에 본지의 심층보도가 더해져 올해 국감 문체위의 핫이슈가 됐다. 앞으로 문체부는 경찰조사까지 검토하겠다고 한 사안이라 후속 취재가 필요한 사건이다.

3. 박재동 화백 가짜 미투, 그 이면의 이야기(2020.08.05~12.09)

▲박재동 화백
▲박재동 화백


최근 사법부의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태도가 너무 가볍다는 인식이 깊어질만큼 납득할 수 없는 판결들로 인해 공분을 사고 있다. 재판부의 오락가락 판결도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성폭력피해자라 주장하며 일방적인 여론전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역으로 무고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무차별적인 미투에 대한 경계 여론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재동 화백의 미투 사건은 지난 2018년 2월 26일 SBS ‘8뉴스’의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온 후배 만화가 이 모 작가를 성희롱하고 성추행했다”라는 보도를 통해 시작됐다. 박 화백은 SBS 보도에 대해 정정 보도와 반론 보도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해, 정정 보도 요구는 1ㆍ2심에서 패소했고, 반론 보도 요구는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지난 7월 29일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는 박재동 화백 쪽에서 2년 전 미투 피해자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다룬 기사([단독] 박재동 화백 ‘치마 밑으로 손 넣은 사람에 또 주례 부탁하나’ 미투 반박)를 인터넷판에 올렸으나, 4시간여 만에 삭제됐다. 이 신문 편집국장은 이 기사가 ‘성범죄 보도준칙’에 어긋나고 미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있다고 봤지만, 강 기자는 SNS 활동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기사 삭제 조치를 비판했다.

이 모 작가의 박 화백 성추행 폭로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박재동 화백의 목소리는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를 범죄자로 확신하고 단정해 버린 결과가 아닐까? 범죄자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그를 두둔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행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지레 움츠린 것이다. 특정 집단과 개인의 이해관계에 의해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리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투에 있어서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사회적 매장은 한 순간이고, 한 사람의 인생은 진실과 관계없이 철저히 부정당하는 현실, 목숨마저 오가는 이런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진짜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옥석은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

4. 서울문화투데이 창간 11주년 문화대상 시상식 성료(2020.01.15)

▲2020 서울문화투데이 창간11주년 및 문화대상 시상식
▲2020 서울문화투데이 창간11주년 및 문화대상 시상식

2020 서울문화투데이 창간 11주년 문화대상 시상식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은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리꾼 박애리의 차분하고 재치있는 사회로 진행됐다. 시상식은 타악그룹 공명의 축하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2018년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젊은예술가상을 수상한 공명은 50여 개국에서 130회가 넘는 공연을 선보인 베테랑인 만큼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시상식의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 젊은예술가상(국악)을 수상한 이정표는 지난해 7월 발매한 <경성살롱> 앨범의 수록곡 ‘황성옛터’를 수준급 라이브 무대로 선보여 카메라 세례와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울러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미발표 신곡 일부를들려주며 깜짝 축하공연도 선보였다. 소리꾼 박애리와 팝핀현준 부부는 국악과 힙합을 아우른 흥겨운 무대를 선보이며 행사의 깊이를 더했다.

특별대상은 김홍신 소설가/홍상문화재단 이사장에게 수여됐다. 문화대상은 양혜숙 한국공연예술원 이사장(공연예술, 학술), 김양동 계명대 석좌교수(미술-서예), 장주원 무형문화재(공예-옥), 지연희 작가(문학-수필), 이함준 라메르에릴 이사장(글로벌), 남상원 아이디앤플래닝그룹㈜ 회장(메세나),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문화기획/비평), 이제훈 강동문화재단 대표(문화운동)가 수상했으며, 최우수상은 배상복 최현춤보존회장(무용), 최진호 조각가(미술-조각), 유홍숙 한복문화학회 인천지회장(공예), 나진억 성동문화재단 교육문화팀장(문화행정)에게 돌아갔다. 이정표 가야금 싱어송라이터(국악), 이은주 아트디렉터(전시기획), 송영인 소리무용단 대표(무용-한국무용), 팝핀현준 팝핀현준아트컴퍼니 대표(국악 대중화)는 젊은예술가상을 수상했다. 내년 1월에는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을 통해 창간 12주년을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5. 4·15 총선, 문화예술 위한 공약은?(2020.04.08)

▲4.15총선에서 다양한 문화공약을 내세운 정당들
▲4.15총선에서 다양한 문화공약을 내세운 정당들


4·15 총선을 앞두고 당의 정책들이 속속들이 발표된 가운데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문화예술전문지로서 소임을 다하기 위해 문화예술계 관련 공약을 살펴보는 기사를 단독 기획해 내보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하 미통당), 군소정당까지 문화공약을 꼼꼼히 점검했다. 기사 내용은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국민을 위한 문화 복지부터ㆍ관광ㆍ문화콘텐츠 순으로 공약을 비교했다. 

민주당은 기초문화예술과 콘텐츠 분야에 좀 더 많은 내용을 할애한 반면 미통당(현 국민의힘당)은 문화관련 공약 속에 체육 분야 공약을 함께 넣어 결과적으로 문화 부분의 내용은 부족한 편이었다. 군소정당의 공약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로 경제ㆍ사회ㆍ보건에 집중되면서, 전반적으로 문화예술 정책의 부재양상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정치ㆍ복지 등의 분야 10대 공약을 발표했으나, 문화예술 관련 공약은 없다. 민생당의 경우 문화예술 분야 공약은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예술가에 대한 복지보다는 소비자에 집중됐다. 반면 정의당은 현재 공약을 발표한 정당들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 관련 내용이 가장 많았다. 

6. '2020연극의 해' 초청작, 한국 최초의 여배우 ‘이월화’ 다시 무대로(2020.06.17.~07.15)

▲강원도립극단 월화
▲강원도립극단 월화

시대의 처음을 살아낸 여배우에 대한 조명과 그 이야기를 담은 음악으로 호평을 받았던 작품 ‘월화-신극, 달빛에 물들다’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강원도립극단(예술감독 김혁수)은 지난 6월 20일 동해를 시작으로, 강릉 공연 이후 <2020 연극의 해>를 기념해 제11회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에 참가해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월화’ 공연을 마무리했다.

‘월화’는 무용과 독백 극이 어우러진 ‘극 중 극’으로 짜임새를 더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총 연출가 양정웅 총괄 디렉터의 감각과 드라마틱하고 섬세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이치민 연출이 손을 잡고 시대를 그대로 옮긴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이정표의 가야금 라이브 연주와 독특한 창법의 노래는 극의 몰입을 배가시켰다. 극의 흐름에 맞게 선곡된 이 풍진 세월, 바다의 꿈, 화류춘몽, 이태리의 정원, 처녀일기, 그대 그립다, 황성옛터, 사의 찬미 등 총 8곡의 노래는 주제와 당시의 분위기를 녹여냈다.

한편 ‘월화’ 서울 공연은 총 3회에 걸쳐 진행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에 나서며 6월 27일 15시와 28일 15시에 진행됐다. 마지막 날인 28일은 본지 <서울문화투데이>와 공동주최로 평생독자 및 구독자를 초대하는 특별 초청공연으로 꾸며졌다.

7. 전시작품 관리 소홀 심각, 재료 기본 상식 없어…

▲김구림 작가의 '돌과돌'작품이 파손 되기전 모습
▲김구림 작가의 '돌과돌'작품이 파손 되기전 모습

공공기관 내 미술품 관리 소홀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하 미술관) 전시에 출품된 원로작가 김구림의 작품 2점이 미술관 측의 부주의와 전시장 관리 소홀 등으로 파손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작품 한 점은 햇빛이 들어오는 전시장 바닥에 설치돼 파손됐고, 다른 한 작품은 관람객 접촉으로 크게 손상됐다. 이번 사건은 공공 전시기관(미술관) 내에 전문인력 부재 및 작품관리 소홀, 미술품 시가감정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관리ㆍ보전하는 전문 공간에서의 미술품 파손은, 작품 파손을 넘어 작가의 명예까지 실추시켜 심각한 상처를 입힌 것이다.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구림 작가는 “작품 설치의 기본도 안 되고 관리마저 소홀한 미술관은 말할 가치도 없고, 감정위원 역시 현대미술에 얼마나 무지한지 보여주는 사건이다”라고 일갈하며 “이 작품의 경우 단 하나밖에 없는 1981년도의 작품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미술과학연구원 최명윤 이사장은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선 작품 보존처리를 담당하는 전공 학예직이 필수다. 전시를 위한 학예사만 존재해 발생한 문제”라며 “미술관 설립 목적의 기본을 작품 수집이라고 봤을 때, 수집 다음엔 어떻게 보존하느냐가 고려돼야 한다. 재료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미술관 인력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전문 학예시스템 부재 문제에 일침을 가했다.

8. ‘넓은’ 오페라극장 속 ‘좁은’ 오페라페스티벌의 자리

▲체질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 공연 모습
▲체질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 공연 모습

매년 5월 예술의전당에서 약 30일간 진행되어 왔던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게 올해는 유독 잔인한 한해였다. 코로나19로 상반기(6월)와 하반기(8‧9월) 분산 개최를 결정했으나, 방역 지침이 강화됨에 따라 예정되었던 공연이 대부분 취소ㆍ순연되고 국립오페라단의 ‘레드슈즈’는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됐다. 

국내 유일의 민간오페라단 축제인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83회 공연, 누적 관객 25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대표 오페라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년간 7억~8억 규모의 지원 예산을 통해 독립된 사무국을 운영하며 국내 오페라계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젊은 성악가의 공연 기회를 창출하는 등 공연 외적인 발전에도 기여한 바 있다. 또한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진입 장벽으로 오페라를 접하기 어려웠던 국민들에게 축제 기간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제공하는 등 오페라 향유 기회 확대에도 이바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행사 일정 변동과 별개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축제 진행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해마다 예산이 부족했던 탓에 이전에 지원받던 7억 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신청했으나, 오히려 3분의 1이 축소된 4억 5천만 원으로 예산이 결정된 것이다.

성과가 눈에 빠르게 보이는 대중문화산업과 달리, 은근한 지속성의 산물을 낳는 순수예술은 지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번 예산 삭감은 정부가 순수예술을 대하는 민낯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문화의 기초가 되는 순수예술이 단단해야만 파생되는 산물 또한 건강할 수 있다. 오페라페스티벌을 비롯한 공연예술 행사와 축제는 순수예술계와 관계자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통로임을 기억해야 한다. 

9. 세계인이 바라본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해외문화홍보원(이하 해문홍)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16개국 8,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설문(’19. 7. 18~8.22)한 ‘2019년도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국인(76.7%)과 우리 국민(64.8%) 모두 우리나라의 전반적 이미지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비중이 더 높았다. 우리 국민이 스스로 평가하는 국가이미지는 전년(54.4%)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해 외국인이 평가하는 이미지와의 격차(11.9%포인트)가 작년(25.9%포인트)에 비해 많이 좁혀졌다.

긍정적 이미지의 요인은 한국 대중음악(케이팝)ㆍ영화ㆍ문학 등 대중문화(38.2%)가 가장 높았고, 경제수준(14.6%)ㆍ문화유산(14.0%)ㆍ한국 제품 및 브랜드(11.6%)가 그 뒤를 이었다. 문화 한류가 긍정적 국가이미지 형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33.8%)’을 최우선 과제로 뽑았고, 그 다음은 ‘외국인에 친절한 국민 태도(15.1%)’,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해외 홍보(15%)’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외국인에 친절한 국민태도(27.2%)’를, 브라질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해외홍보(23%)’를 각각 1순위로 꼽았다.

10. [이근수의 무용평론]평론가의 글쓰기와 무용전문지(2020.09.16.~12.09)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공연 모습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공연 모습

어떤 무용전문지가 좋은 평론을 싣고 있을까. 무용지에 공통으로 게재된 글을 찾아 비교해보기 위해 이근수 무용평론가가 3회에 걸쳐 ‘평론가와 무용전문지’를 연재했다. 

첫째가 평론의 형식적인 요건(제목, 주제, 스토리전개, 분석과 평가 등)을 지키는 것이다. 둘째로 무용공연을 구성하는 개별요소들에 대한 평가와 언급이 있어야 한다. 음악, 조명 의상, 영상 등 무대적 요소, 무용가의 춤과 연출, 주제와 텍스트 등 무용적 요소, 그리고 메시지의 전달성과 반응 등 관객적 요소가 공연 전체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이다. 셋째로 공연작품에 대한 펑론가의 독자적 해석과 평가가 포함되어야 한다. 작품의 주제를 파악하고, 주제를 풀어가는 방법과 주제가 포함하고 있는 의미 등이 논리적으로 분석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넷째로 평론은 글을 매개로 하여 작품과 관객을 연결하는 기능이다. 평론가의 문장은 알기 쉽고 분명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쓰여져야 한다.  

훌륭한 공연은 관객을 위로하고 좋은 평론은 독자를 지혜롭게 한다. 평론가가 쓴 좋은 글을 골라내고 독자들에 전달하는 책임은 무용전문지의 몫이다. 이러한 자정능력을 상실한 잡지, 특정한 개인과 단체의 홍보수단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잡지, 전문지 본연의 기능에 소홀함으로써 무용인들로부터 소외되고 독자로부터 외면 받는 잡지는 이제 그만 산화(散華)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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