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에서 만나는 빗자루 장수
장터에서 만나는 빗자루 장수
  • 정영신 기자
  • 승인 2021.01.2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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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32)

 

1991 전북 남원장
1991 전북 남원장 ⓒ정영신

 

옛날 장터연결은 하루에 걸어서 30리 내지 60리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전국적으로 벌집모양으로 흩어져 5일장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지게에 팔만한 물건을 지고 고불고불한 산길을 걸어 다녔던 것이다.

버스요금이 1원이었던 1965년도의 쌀 한말 가격이 360원이던 시절이

불과 56년 전 일인데도 까마득하기만 하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 또한 순전히 우리엄마들 힘이다.

아니면 1970년대 이후 기업의 성장과 함께 지구곳곳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판 현대판 보부상도 한몫 했다.

 

1988 전남구례장 ⓒ정영신
1988 전남구례장 ⓒ정영신

 

예전에는 장터구석에서 빗자루를 직접 만들어 팔기도 하고,

집에서 만들어온 빗자루를 짊어지고 돌아다니면서 팔았다.

꼭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연히 만난 친구와

국밥집에 들어가면 빗자루장수 장사는 끝나는 셈이다.

 

1989 경북영주장 ⓒ정영신
1989 경북영주장 ⓒ정영신

 

국밥집에서 친구와 마주앉아 그날 마수한 돈으로 막걸리 한 사발,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목포는 항구다라는 유행가 한 자락 뽑던

양씨노인의 헛헛한 웃음이 가을하늘 같이 파랗게 부셔진 것은

고향에 두고 온 아재들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송두리째 바뀌는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1989 전북진안장 ⓒ정영신
1989 전북진안장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