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숙 칼럼]창조도시로 발전해야 할 과천시민께 드리는 제언
[남정숙 칼럼]창조도시로 발전해야 할 과천시민께 드리는 제언
  • 남정숙 문화기획자, 본지 편집기획위원
  • 승인 2021.06.28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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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축제예산 삭감에 분노하지 않던 과천시민들, 임대아파트 건설에 분노
문화예술 예산 전액삭감, 부동산 잉여이익만 부추기는 천박한 일부 정치가들
창조도시로 성장해야 할 과천, 정치선동에 멍들어
과천시 분리∙차별∙소외가 아닌 혜택을 시민 모두가 나누는 창조도시로 성장해야
▲남정숙 문화기획자, 본지 편집기획위원
▲남정숙 문화기획자, 본지 편집기획위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과천시와 과천시의회가 시민들의 문화예술예산과 문화재단 예산∙그리고 24년 역사의 과천축제 예산을 볼모로 힘겨루기를 할 때 예산에 아무런 참여도 역할도 할 수 없는 시민들은 고래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심정일 것입니다. 

지난 “코로나19를 핑계로 시민의 문화권리를 박탈하는 시∙도의원들은 낙선운동이 답이다”라는 칼럼을 보신 과천시민 여러분들이 전화와 문자로 관심을 주셨고, 또 몇 분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이제 시민들이 나설 차례다”라며 문화운동 시민모임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플라톤도 “시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라고 했습니다.

과천시민의 문화권리를 박탈하는 문화예산 전면 삭감 등은 ‘시민들이 무관심으로 있을 자유’를 이용해서 소수 특정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행위이며, 사회적 약소자와 빈곤자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최소한의 공적자금 투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방해하므로 자신들에게 투표할 소수 지지층만을 대변하겠다는 일종의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과천시에서 전체주의적 선동정책의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천시의회에서 24년 된 ‘과천축제’의 예산을 전액삭감 한 이유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더군요. 

문화예술 전액삭감하고 부동산 잉여이익 부추기는 천박한 일부 정치가들

‘과천축제’가 열리는 과천 정부 청사 앞 공간은 정부에서 관리하는 유휴지입니다. 과천시에서는 이 장소를 ‘과천시민광장’으로 부르고 있으나 평소에는 팬스로 막아 놓아서 시민들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지만 ‘과천축제’가 열리는 3일 간만 개방되는 말로만 시민광장인 곳으로 ‘과천청사유휴지’가 제대로 된 명칭입니다. 

그런데 2020년 8월 4일 정부에서 민간임대주책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과천청사유휴지’에 40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과천 시민들은 임대주택이 조성되면 자신들의 집값이 하락된다는 이유를 들어서 반대하고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하겠다고 하는 등 극렬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과천축제가 열리는 과천청사유휴지
▲과천축제가 열리는 과천청사유휴지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투쟁 때문인지 정부에서는 ‘과천청사유휴지’에 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대신에 과천의 자족용지 등 다른 곳에 4300가구 규모를 공급하겠다고 수정 발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과천시민들은 반대를 멈추지 않고 있고, 주민소환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천시민들은 ‘공공임대주택 반대’를 위해 시의원들의 삭발투쟁은 물론 차량시위, 플랭카드 거치, 유휴부지 내 시장 임시집무실 설치 운영,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등 엄청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천시민들이 자신들의 집값하락을 이유로 임대주택 건설 반대를 반대하거나 특정 정치집단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의 주민소환투표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임대주택 건설로 집값 하락은 염려하면서, ‘시민을 위한 유휴지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과천의 역사와 추억이 있는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 플랭카드를 걸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과천축제 복원∙문화예산 복원을 위해서는 플랜카드 한 장 걸지 않고, 반대의 목소리 한 번 내지 않는 시민의식이 우려스럽습니다. 

▲과천축제가 열리는 과천청사유휴지

과천시는 전술다툼이 아닌 전략수립부터 

‘과천청사유휴지 임대주택 건설반대’ 혹은 ‘과천시 내 임대주택 건설반대’를 하는 일부 과천시민들이 도시발전을 기대하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개발 이익과정에서 능력에 따른 차별이 당연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발 이익과정에서 불평등이 생긴다면 차라리 개발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관점인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도시 건 당면한 특수사안들이 존재하고 특성화된 시민문화가 있으며, 사람에 따라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단정 지어 판단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만 오랫동안 도시재생사업에 관여하고 실행해 온 입장에서 제언을 드리자면 과천시 도시발전의 가장 큰 저해요인은 ‘임대주택 건설’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감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구감소’의 문제가 전략적인 문제라면, ‘임대주택 건설’의 문제는 전술적인 문제입니다. 따라서 현재 과천시와 과천시민들은 도시개발의 큰 그림을 그리지 않은 채 퍼즐의 일부만 다투고 있는 셈입니다. 

▲공공임대주택 건설 반대 투쟁
▲공공임대주택 건설 반대 투쟁

현재 과천시 이미지는 대도시 같지만 인구는 약 7만 명이 안 됩니다. 전국에서 인구가 7만 정도인 도시는 경북 문경, 김해 진영, 부산의 기장군, 청주 오창읍 등과 같은 지역의 소도시나 읍 수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인구가 점차 감소한다는 사실입니다. 2008년 대비 16.1%가 감소했습니다. 인구가 감소되고 있다는 것은 산업, 복지, 교육의 질 저하와 내수산업과 부동산의 성장 종언을 예언하는 것입니다. 

인구가 더 감소한다면 임대주택이건 자가주택이건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과천시민들이 다투는 이유는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개발이익에 손해를 보기 싫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시개발방식이 철거나 강제이주 등 공동체의 분리∙차별∙소외를 사용하던 방식에서 문화∙산업자원을 활용한 공동체의 소통∙네트워크∙협력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흔히 도시발전의 성공지표를 ‘인구증가, 지역산업 종사자의 증가, 다양한 사업체 수의 증가’ 등으로 측정하기도 합니다. 2008년도부터 과천시의 인구, 지역산업 종사자, 지역의 다양한 사업체가 얼마만큼 증가했는지 궁금합니다. 

그에 비해 인구가 감소되는 원인은 ‘일자리 부족∙안전과 건강∙교육과 사회문화 인프라 부족 등’에 의해 일어난다고 봅니다. 과천시는 서울과 접근성도 높은 녹지도시로 살기 좋은 곳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높은 접근성이 독이 되었는지 베드타운의 기능이 강조되어 일자리∙안전과 건강∙사회문화 인프라는 부족한 편입니다. 서울과 인접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우량기업도 없고, 대형종합병원도 없고, 대형 백화점도 없고, 복합문화예술시설도 없고, 대형 영화관도 없습니다. 거기다 문화예술 예산과 축제예산도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낮에도 문화예술이 캄캄한 과천시입니다. 

과천시민들이 자신들의 도시를 베드타운으로 멈추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술이 아니라 근본적인 도시발전전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2008년~2019년 과천시 인구 감소 추이
▲2008년~2019년 과천시 인구 감소 추이(자료제공=과천시)

창조도시 과천을 만드는 두 가지 전제조건 

리차드 플로리다는 창조도시는 지식과 기술이 보편화된 도시(Technology), 문화∙예술 등 창조적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Talent), 관용과 아량이 받아들여지는 도시(Tolerance) 즉 3T가 핵심요소라고 주장했습니다. 

과천시가 잠만 자고 나가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살기 좋은 창조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창조도시의 필요조건인 문화예술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일자리∙안전과 건강∙사회문화 인프라의 풍요함으로 인구가 증가해야 하고, 기술과 예술 등 창조적인 사람들이 모여 창조적인 네트워킹과 공간을 만들고, 이를 기초로 질 높은 교육과 서비스를 통해 자력산업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살기 좋은 창조도시에서 문화예술은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입니다. 도시의 문화예술은 약소자와 빈자의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인재들의 이주와 소통을 매개하고 창조산업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도시의 문화예술을 포기하는 것은 도시의 신산업 동력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과 같습니다. 

두 번째는 창조도시를 방해하는 미개한 선동정치가들을 퇴출시켜야 합니다. 

시민과 도시의 긍정적 발전보다는 선거와 정당의 이익이 우선인 정치가들의 선동정치에 속지 않아야 합니다. 도시가 불평등한 것은 땅값과 주택가격 폭등에 따른 토지주와 건물주의 과도한 잉여이익에 따른 것이므로 분리∙차별∙소외를 통해 해결될 수 없습니다. 도시의 발전은 혜택을 시민 모두가 나누는 선순환을 통해 성장합니다. 도시 개발 문제 해결 방식은 혜택을 차별하는 방식보다는 혜택을 모두가 나누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프랑스의 조제프 드 메스트르가 1811년에 말한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격언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과천뿐만 아니라 모든 도시들이 좀 더 성숙하고 창조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구성원들을 분리하고 이간질시키는 선동주의자들 대신 모든 시민들에게 공공의 이익과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창조주의자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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