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2021 10대 뉴스] 긴 겨울잠에서 깨듯, 새로운 도약 펼쳐질 문화예술계 기대하며
[서울문화투데이 2021 10대 뉴스] 긴 겨울잠에서 깨듯, 새로운 도약 펼쳐질 문화예술계 기대하며
  • 이은영 발행인ㆍ진보연ㆍ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2.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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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장 재공모, 본지 최종후보 3인 문제 제기 후 여론 전달 힘 받아
무용협회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퇴행적 행태, 무용계 자각 일깨워
‘2021 서울빛초롱 축제’ 작품 표절 문제 제기
새로운 가능성 알린 NFT 미술의 양면
충남 포럼, 문화예술로 지역사회 발전 도모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ㆍ진보연ㆍ이지완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넘어서, 진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은 다시 한 번 세상의 희망을 앗아갔다. 1년이면 끝날 것이라 여겼던 팬데믹 일상이 2년에 달해가고 있다. 강화되는 방역 지침과 거리두기 격상은 다시금 우리 일상에 제동을 걸었고, 문화예술계도 멈출 수밖에 없게 됐다.

어쩌면 이전과 같은 일상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란 불안감도 커지는 때다.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속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주저앉기보단, 그래도 열심히 버텨왔던 한 해를 정리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도리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 어떤 때보다 좀 더 단단한 희망을 안고 시작해야 할 2022년을 맞이하기에 앞서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지난 1년 간 문화예술계의 크고 작은 이슈를 정리하고 다음 걸음을 준비해보고자 한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일상의 회복, 나아가 문화예술의 회복을 바라고 있지만, 세상이 어지러운 중에도 혼란한 시류를 타는 세력들은 존재했다. 블랙리스트를 주도하며 수많은 문화예술인을 좌절케 했던 인사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공립 예술단체 기관장 하마평에 오르는가 하면, 거센 반발을 뒤로한 채 취임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주체적인 언론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부당한 일을 좌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국립극장 신임 극장장 재공모를 이끌어냈다. 한 명의 예술인이 맞서 싸우기 힘든 저작권 논란에 힘을 실어, 작은 승리를 함께 이뤄내기도 했다.

팬데믹 시국 속 빠르게 변해가는 예술 현장의 생생한 이슈도 놓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활성화된 비대면 콘텐츠와 온라인 예술 시장에 대해 조명했고, 예술인들의 더 나은 권리를 도모하기 위한 현장의 움직임도 빠르게 좇았다. 내년에는 부디 견고하게 준비된 문화예술계가 힘껏 날아오를 수 있길 기대한다. 가장 빛나는 문화예술계의 순간을 취재하며, 주체적인 언론으로서 사명을 다해 나갈 것을 다시 한 번 굳건히 다짐한다.

1. 국립극장, 신임 극장장 재공모 결정…“적격자 없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전경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전경

차기 국립극장장 최종 후보 3인의 결격사유를 제기하며, 재공모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본지 ‘서울문화문화투데이’의 주장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중앙극장장 공모에서 적합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에 들어갔다. 인사혁신처는 7월 1일 ‘2021년도 하반기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 계획’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극장장 공개 모집 일정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최종 3인이 임용 후보에 올라 9월 중에는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격사유조회 업무처리요령(구. 신원조회업무처리지침)에 따른 후보 검토 과정에서 인선이 지연되더니 지난 12월 1일 재공모 절차를 거치게 됐다.

이미 김철호 국립극장장의 임기는 9월 20일 만료된 상황이다. 신임 극장장 선임까지 적어도 두세달은 걸려, 일러도 2월에나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립극장장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운영지원부장이 극장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2. 안호상 ‘세종’사장 내정, 들끓는 문화예술계

▲지난 9월 블랙리스트 피해단체의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내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모습
▲지난 9월 블랙리스트 피해단체의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내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모습

지난 10월 1일, (재)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안호상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이 취임했다. 임기는 2024년 9월 30일까지 3년이다. 안호상 사장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기획부장, 공연사업국장 등을 거친 공연인 출신이다. 2012~2017년에는 국립극장장을 지냈다. 국립극장에서 일하면서 ‘레퍼토리 시즌제’를 처음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호상 사장이 세종문화회관으로 취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문화예술계에서는 비판이 거셌다. 2017년 1월 그는, 당시 문화인 블랙리스트 주도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달한 정부의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공로로 극장장 자리를 받았다는 의혹을 산 인물이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로 인해 피해를 본 대다수의 피해자는 여전히 구제받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수많은 문화예술인의 피해 회복과 보상하려는 노력 대신 가해자를 복권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문화예술계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3.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선거 앞두고 ‘공정성’ 논란

▲한국무용협회 조남규 이사장
▲한국무용협회 조남규 이사장

올해 1월, 상명대 문화기술대학원 공연예술경영학과 조남규 교수가 한국무용협회 제23대 이사장으로 당선되며 연임을 확정지었다. 약 1,6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무용협회의 이사장 임기는 4년이다.

무용협회는 그동안 전 이사장들의 장기집권 플랜으로 선거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치러졌다. 그나마 현 이사장인 조남규 이사장이 4년 전 당선됐던 지난 22대 선거는 ‘젊은 피’ 수혈과 세대교체라는 이슈로 그간의 장기집권 관례를 깼다. 모두가 알다시피 당시 조남규의 당선은, 이사장 임기를 1회 연임, 즉 ‘8년으로 제한’하겠다는 공약이 먹혀든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조 이사장은 정관개정을 시도하여 본인 스스로 했던 약속을 뒤집는 행태를 보였다. 이번 선거는 자신이 비판했던 과거의 낡은 구태가 그대로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더욱이 무용협회 임원을 5년 이상 역임한 회원에게만 이사장 피선거권 자격을 부여한다는 정관 변경 내용에 무용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조남규 이사장은 처음 선거에 나왔을 때부터 무용인들 간의 활발한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에 역행하는 듯하다. 한국무용협회의 이 같은 비협조적이며 부당한 태도는 본지뿐만 아니라 협회와 회원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일이며 아울러 무용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언론의 본령은 비판이며, 비판은 불편하다. 건강한 비판과 토론이야말로 조직의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이지 않은가. 진정한 소통과 발전을 위한 무용협회 측의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

4. 서울빛초롱 축제, 전영일 작가 작품 표절 논란

▲‘2021 서울빛초롱축제’에서 표절 의혹이 제기된 '느릿 나무' 작품 철거 현장
▲‘2021 서울빛초롱축제’에서 표절 의혹이 제기된 '느릿 나무' 작품 철거 현장

‘2021 서울빛초롱축제’에 설치된 조명작품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20년 넘게 등(燈) 작가로 작품을 고민하고 제작해온 전영일 작가가 축제에 전시된 엠일레븐(서울빛초롱축제 대행사)의 ‘느릿 나무’라는 작품이 자신의 작품을 베꼈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느릿나무’는 2021 서울빛초롱축제 대행사 엠일레븐(대표 형경복)에서 제작 총괄해, 디자인은 박제영 전문디자이너가 맡고 한국전통등연구원(원장 백창호)에서 제작을 진행했다. 전영일 작가는 이 ‘느릿나무’라는 작품이 자신의 나무 시리즈 작업과 비슷한 형태와 색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작가 작품 ‘무우수-푸른 나무’는 지난해 ‘2020 노원달빛산책’에 공개됐고, ‘시리즈’라고 칭해진 작품인 만큼 전 작가는 해당 형태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전 작가는 한지로 조명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20년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나무의 형태를 만드는 와이어 구조와 흐름, 색깔패턴을 많이 연구했다는 설명이다.

표절의혹을 제기한 전 작가는 서울빛초롱축제에 전시되고 있는 해당 작품을 철수하고,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관광재단 측은 즉각적인 작품 철수는 하지 않고, 전 작가에게 연락해 ‘느릿나무’의 제작자의 해명 자리를 제안하기만 했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해당 기사가 발행되고, 전 작가가 문제 제기를 한 6일이 지난 시점에 표절 본란이 인 작품은 철거됐다.

5. ‘미술진흥법 제정 토론회’, 진흥법 아닌 미술유통법? 미술진흥원 신설 필요? 이견 맞서

▲미술진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 현장
▲미술진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 현장

2016년 제정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한 「미술진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민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 이동기 국민대학교 교수)이 진행한 ‘미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단계적 제도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미술진흥법」 제정안에 대한 창작자, 유통업계, 소비자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현재 제정 준비 중인 「미술진흥법(가칭)」은 크게 창작, 유통, 향유 분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이 중 주목해서 살펴봐야 할 내용은 ▲작가 창작 및 전시 지원 ▲미술품 소비자 보호 정책 마련 ▲공공영역 미술품 감정제도화 ▲미술진흥전담기구인 미술진흥원(가칭) 설치 ▲추급권(미술품재판매보상청구권) 도입 ▲국민 미술향유 확대(지역미술활성화) 등이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뜨거운 감자는 ‘추급권’ 도입이었다.

종합토론에선 추급권 관련해선 도입은 동의하나, 국내 상황에서 도입 시점이 적합한 지는 고민된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미술진흥법 정체성에 관련해선 지난 2016년에 논의됐던 미술진흥법과 비교되며, ‘미술진흥법’이라는 큰 범위 안에서 유통법이 같이 논의돼 제정안이 미술시장에 포커싱 된 것 같다는 지적이 있었다.

6. NFT 열풍, 도약인가 퇴보인가?

▲Cory Van Lew, ‘Capitan Kiki’
▲Cory Van Lew, ‘Capitan Kiki’

새로운 세상이 열린 걸까?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디지털 아트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디지털 파일에 원본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NFT 미술에 손을 대는 사람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미술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3월 비플의 작품이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790억 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과거 디지털 아트는 상품화되기 쉽지 않아 미술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는데, NFT 덕에 작품에 원본성을 부여할 수 있게 돼 상황이 바뀌고 미술 시장 활성화를 이끌었다. 인터넷 기업과 미술 기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NFT시장은 대안적인 미술 시장 구축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NFT 시장이 정말로 개방적인 게 맞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NFT 시장에 참가하려면 기본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기기에 친숙해야 하고, 이는 또 다른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NFT 관련 정책 미비도 NFT 시장의 장애물로 꼽혔다. 마지막으로는, 탄소 배출 문제도 있었다. NFT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 수많은 장점만큼 한계도 분명 갖고 있다. 한국 사회는 전염병 사태 이후 인터넷에서 아름다운 신세계라도 발견한 것처럼 환호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도 일리는 있지만, NFT 미술과 이어지는 새로운 미래를 진지한 고민 없이 받아들여도 괜찮을지 자문해봐야 할 것 같다.

7. 충남도 《행복 IN 문화》 포럼, 도민 행복과 미래 비전 위한 실천적 지향점 모색

▲《행복 IN 문화》 포럼 지정 토론
▲《행복 IN 문화》 포럼 지정 토론

충남도는 문화예술로 건강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바람을 담아 지난해 10월 「충남 문화비전 2030」을 선포했다. 충남도는 문화비전 선포 이후 실천적 방향 모색을 위해 ‘10대 선도시책’을 선정하고, 올해 8월에는 「충남 문화비전 2030」의 건강한 실행 방향과 가치 실현을 위한 《행복 IN 문화》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충남 문화비전 2030」 구체적 실현을 위한 문화계 분야별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포럼 주요 내용은 ‘접근이 편리한 인프라 구축’, ‘지역 젊은 예술인이 정착하는 청년예술인 육성정책’,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 다양성 확대’였다. 포럼은 주제발표 이후 토론자 발제 중심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 좌장은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연구실장이 맡고, 발제에는 김영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전문위원, 이한호 쥬스 컴퍼니 대표, 안태호 웹진 예술경영 편집장가 참여했다. 이외 각 예술 분야 인사들이 토론자로 참여했고,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은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 다양성 확대’ 토론자로 참석했다. 《행복 IN 문화》 포럼에서 세 가지 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식 전환’, ‘사람 중심’이었다. 국가기관과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문화 지원 사업 과정과 성과를 공유하며,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 인식 체계를 허물고 융합과 무경계, 포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가 모였다. 또한, 법과 정책을 만들고 그 안에 지원자들을 끼워 넣어 진행했던 사업들의 테두리를 느슨하게 만들어 각 개인을 존중하는 ‘사람 중심의 이해’를 문화비전 실행 기본토대로 제안했다.

8. 문화인사계 거목들의 별세

▲올해 세상을 떠난 문화인사계 거목들(왼쪽부터)무용가 이애주, 육완순 이사장, 송방송 교수
▲올해 세상을 떠난 문화인사계 거목들(왼쪽부터)무용가 이애주, 육완순 이사장, 송방송 교수

올 한 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인사계 거목들의 타계 소식이 유독 많았다. 먼저 지난 5월 10일 ‘시대의 춤꾼’으로 불린 무용가 이애주(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이 별세했다. 향년 74세다. 고인은 ‘민중의 춤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한풀이 춤’을 췄으며, 고문으로 숨을 거둔 박종철 열사를 위해 ‘바람맞이 춤’을 추며 넋을 위로하기도 했다. 또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맨발로 한반도의 상징적 장소를 찾아다니며 사방팔방으로 터를 벌리며 뻗어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터벌림’ 춤을 췄다. 아울러 1982년부터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아왔으며, 한영숙춤보존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평생 승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전승과 발전에 헌신했다.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으로는 2019년 9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2년으로 올해 9월 15일까지였다.

이어 7월 23일에는 한국현대무용의 산증인이자 대모로 불리는 육완순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 선생이 23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육완순 이사장은 한국 최초로 미국 현대무용을 도입하여 과학적 표현법칙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의 현대무용을 한국인의 숨결과 사상을 담은 한국현대무용으로 발전시킨 주인공으로서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렸다. 지난 5월 28일 직접 창립한 모다페 40주년 기념 ‘Legend Stage’ <대한민국 현대무용을 이끌어 온 전설의 안무가들>이란 부제 아래 올려진 무대에서 영원한 레전드의 모습을 보였다. 이 공연이 고인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

문헌 연구를 통해 한국음악사학의 체제 정비와 학문적 발전에 기여했던 국악학자 송방송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역시 지난 8월 1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그는 최연소 국립국악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영남대학교 국악과 교수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에서 교수를 지냈다. 2007년엔 평생 모아왔던 국악 자료 1만여 점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했다. 일생을 한국음악사학 연구에 매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및 난계국악대상(1978년), KBS 국악대상 출판상(1998년), 난계악학대상(1999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춤자료관 연낙재(관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韓成俊. 1874~1941) 선생의 예술적 업적과 춤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4년 제정한 한성준예술상 제6회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9. 대구미술관, 과거 ㆍ현재 그리고 미래

▲ '때와 땅' 전시장 입구
▲ '때와 땅' 전시장 입구

지역 미술관은 지역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한편 외부를 향해 열려있어야 하는 상반된 두 가지 과제를 갖는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은 이 과제를 노련하게 풀어나가며 지역 미술관이 나아갈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지난 2월 시작해 6월까지 열렸던 대구의 어제와 오늘을 가로지르는 세 전시 ‘대구근대미술전-때와 땅'(2월 9일-5월 30일), ‘다티스트1-정은주, 차규선’(2월 2일-5월 23일), ‘첫번째 10년’(2월 23일-6월 27일)은 대구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면서도 바깥을 향해 뻗어 나가려는 포부를 보여줬다.

대구는 서울, 평양과 함께 한국 근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때와 땅’ 전은 1920-1950년대 사이 대구 미술사를 탐구함으로써 흐려진 기억을 복원한다. 그리고 ‘다티스트1-정은주, 차규선’, ‘첫번째 10년’은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전시였다. ‘때와 땅’ 전에선 초기 근대 화단을 이끌었던 서화와 수채 작품을 시작으로 근대 화단 기반 닦은 이상화의 형, 독립운동가 이상정과 이쾌대의 형, 월북작가 이여성의 작품으로 당시 대구 화단을 선보였다. 또한 일제와 대립하는 조선인의 열망 속에서 불거진 향토색 논쟁과 조선적 주체 구축까지 노련하게 담아냈다.

10.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 성료(2021.01.28)

▲제12회 문화대상 참석자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참석자

2021 서울문화투데이 창간 12주년 문화대상 시상식이 지난 1월 28일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축하공연 등이 생략된 최소한의 규모로 진행됐으며, 유승현 설치도예가의 재치 있는 사회로 막을 열었다. 김종규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신문을 10년 넘게 끌고 간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서울문화투데이>는 어느덧 12주년을 맞이했다. 12간지(干支)만 봐도 알 수 있듯 동양에서는 ‘12’라는 숫자를 순환의 주기로 여긴다. 12주년을 맞은 <서울문화투데이>가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과 일랑 이종상 화백의 축사가 있었다.

이 화백은 “바이러스로 인한 거리두기는 문화예술을 하는 이들에게 경제적 위기 이상의 타격을 주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문화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신문을 통해, 원로와 젊은 예술인들이 한데 모였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깊다. 많은 이들의 격려와 도움이 있다면, 앞으로 더욱 발전하며 12회가 24회, 240회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응원을 보냈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운 가운데 예술을 놓지 않으며 뛰어난 업적으로 수상하신 분들이기에 더욱 특별하다”라며 “힘든 시기 가운데 <서울문화투데이>는 언론의 본분을 놓지 않고 정론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순수예술의 아카이브 역할을 하면서, 세계인이 찾는 문화포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특별대상은 송헌 서상호 선생에게 수여됐다. 문화대상은 채향순 채향순 중앙무용단장/중앙대 교수(무용), 모지선 화가(미술), 이근수 무용 평론가/경희대 명예교수(비평학술), 이정훈 강동구청장(문화경영)이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장철 성악가/바리톤(음악)이 수상했다. 한민규 극작가(연극), 백현호 소리꾼(국악), 홍정윤 안무가(무용)는 젊은예술가상을 수상했다. 내년 1월에는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과 함께 창간 13주년을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