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다리 실제 모습 드러나
종묘 앞 다리 실제 모습 드러나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2.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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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발굴팀, 종묘 앞 광장 발굴 과정에서 다리 유구 발견

옛 문헌 속에서만 존재하던 종묘전교(종묘 앞 다리)의 실제 모습이 그 자취를 드러냈다.

종묘 앞

세종실록에 의하면, 조선시대 종묘 앞길에는 폭 4.5m의 실개천이 흘렀고, 이 실개천의 물길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시작해 종로 2가쪽에서 바로 청계천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세종 4년, 홍수로 인한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종묘 앞쪽으로 인공제방을 만들어 물길을 돌렸는데, 이 새로운 물길은 종로와 종묘 정문 사이에 흘러 왕이 종묘에 행차하기 위해 다리가 필요했다. 이 때 만들어진 다리가 바로 종묘전교다.

서울역사박물관 발굴팀은 2008년 1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종묘 앞 광장 발굴 과정에서 종묘전교의 유구를 발견했다. 발굴에 참여한 신영문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사는 “종묘전교는 임금의 가마가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폭이 6m로 다른 다리의 평균 폭 4m보다 훨씬 넓다”며 “일제시대인 1920년대 하수도를 정비하면서 다리를 땅 밑에 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발굴팀은 종묘전교 외에도 종묘 외대문 앞 3단 계단, 종묘앞 실개천의 석축, 일제시대 도로면과 배수시설 등을 발굴했으며, 15~16세기에 사용되던 시전 건물지 2개동과 이 건축물의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묻어둔 진단구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 진단구에 대해 “주로 사찰이나 관아에서 발견된 것으로, 시전행랑과 같은 소규모 건물지에서 발견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발견된 다리와 석축 등은 현재 다시 흙 속으로 묻힌 상태다. 어떻게 복원할지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시는 3일 종묘광장 발굴조사 지도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종묘광장 서쪽 일대 1만7000㎡에 대해서도 추가로 발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정지선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