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사진 소장품展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
MMCA, 사진 소장품展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4.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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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내·외 작가 34인 작품 200여 점, 아카이브 50여 점
강홍구, 김미현, 김희중, 오노 다다시 등 19점 첫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사진 소장품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오는 8월 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MMCA 사진 소장품전: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를 개최한다.

▲홍순태, 〈청계천, 1968〉, 1968, 종이에 젤라틴실버프린트, 41×5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홍순태, 〈청계천, 1968〉, 1968, 종이에 젤라틴실버프린트, 41×5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MMCA)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 1,300여 점 중 국내·외 사진작가 34인의 사진 200여 점을 선별한 전시다. 1950년대를 관통해 2000년대로 이어지는 시기의 풍경 및 인물사진들을 통해 도시, 일상, 역사적·사회적 사건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모습들의 이면을 한자리에서 조망한다. 더불어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 속 사진의 전개 양상과 맥락을 확인하고, 사진 매체의 기술적, 형식적 변화 역시 파악해볼 수 있다.

전시명은 2014년작 해외영화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What’s the Time in Your World?)에서 가져왔다. 영화에서 사진이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주인공을 소환한 것처럼,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나온 사진이 관객을 사진 속 풍경과 시간으로 접속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도시와 일상, 그리고 이에 영향을 준 역사적·사회적 풍경을 주제로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 ‘눈앞에 다가온 도시’에서는 한국 고유의 근대화 흔적이 담긴 ‘도시’의 풍경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195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통해 현재와는 다른 도시의 모습들, 개인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도시 풍경의 입체감과 부피감을 조망한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시대상을 생생히 기록한 김희중의 <명동성당>(1956/ 2006 인화), 1990년대 공사 현장의 야경을 통해 산업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홍일의 <기둥 1>(1996)을 비롯해 박찬민, 강홍구, 금혜원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김천수, 〈알프스 #09〉, 2017, 종이에 디지털잉크젯프린트, 120x90cm, ed. 1/5.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김천수, 〈알프스 #09〉, 2017, 종이에 디지털잉크젯프린트, 120x90cm, ed. 1/5.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2부 ‘흐르는 시간에서 이미지를 건져 올리는 법’에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개인의 ‘일상’에 주목한다. 고단한 일상을 달래는 포장마차 속 풍경을 촬영한 김미현의 <포장마차>(2001-2003/ 2016 인화)와, 도시와 농촌의 접경 지역의 실내 풍경을 통해 1990년대 경제성장의 이면을 나타낸 전미숙의 <기억의 풍경-경북 고성>(1994), 그리고 이강우, 김천수, 구본창의 작품 등을 선보인다. 

3부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는 국내·외 역사적, 사회적 사건들을 다룬 작품을 소개한다. 2011년 일본 대지진을 기록한 오노 다다시의 <2012 후쿠시마현 소마 제방>(2012) 시리즈와, 미군의 공군 사격장이었던 매향리에 남겨진 비극적인 역사를 다룬 강용석의 <매향리풍경>(1999), 송상희의 <매향리>(2005) 등이 출품된다. 

도록에는 출품작의 상세 설명과 함께 영화를 전공한 서이제 소설가의 에세이 ‘수평선 지긋이 바라보기’와 정훈 사진영상이론가의 평론 ‘현대 사진속의 풍경’을 수록, 전시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꾸준히 수집해왔지만 그간 자주 볼 수 없었던 중요한 사진 소장품을 10년 만에 한자리에 펼쳐 보인다”라며, “한국 현대미술 속에서 사진의 주요 흐름을 확인하고 동시대 사진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미술사적 논의를 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