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경복궁 근정전에서 듣는 조선 왕실 음악”…10주년 맞은 <궁중문화축전>, 봄을 알리다
[현장스케치] “경복궁 근정전에서 듣는 조선 왕실 음악”…10주년 맞은 <궁중문화축전>, 봄을 알리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4.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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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5.5, 서울 5대 고궁 및 종묘 일대
봄·가을 축전 통합 100만 관객 목표…지난해 대비 48% 증가 수치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2024 봄 궁중문화축전>을 이달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9일간 서울의 5대 고궁(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 일대에서 개최한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궁중문화축전’은 고궁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전통문화 활용 콘텐츠를 선보여온 국내 최대 문화유산 축제이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열린 ‘2024 봄 궁중문화축전’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최영창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박동우 감독, 구병준 감독, 송재성 김독 ⓒ서울문화투데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열린 ‘2024 봄 궁중문화축전’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최영창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박동우 감독, 조은경 궁능유적본부 보건정비과장, 구병준 감독, 송재성 감독, 임재주 문화유산 활용본부장 ⓒ서울문화투데이

2024 궁중문화축전 개막을 앞두고 지난 4일 서울 충무로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는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최영창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임재주 문화유산 활용본부장, 조은경 궁능유적본부 보건정비과장, 박준우 궁능사업실장, 개막제 행사감독을 맡은 박동우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 창덕궁 전시 ‘공생’의 연출을 맡은 구병준 감독, ‘시간여행 프로젝트’ 연출을 맡은 송재성 감독가 참석했다.

최영찬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2024 봄 궁중문화축전’은 관람객들이 별도의 예약 없이도 현장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상설 프로그램을 확충했다”라며 “글로벌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고 프로그램에 외국인 대상 회차를 별도로 마련해 세계인이 함께하는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하고자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5월 17일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으로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문화재재단은 국가유산진흥원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앞으로 궁중문화축전 슬로건처럼 문화재청과 문화재재단은 앞으로 국민과 함께 국가 유산을 지키고 알리는 데 힘쓰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지난해 봄ㆍ가을 2회, 15일에 걸친 축전에 총 67만 5000여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방문했던 ‘궁중문화축전’은 올해 100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한다. ‘궁중문화축전’의 정통성을 표현한 전통예술공연을 선보이는 개막제를 시작으로 공연, 체험, 참여 행사 등 조선 궁궐 문화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개막제 연출을 맡은 박동우 교수는 “궁궐이라는 훌륭한 하드웨어에 궁중문화축전이라는 현대의 소프트웨어를 더해 살아있는 완전체의 모습을 보여드리는데 집중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2023 봄 궁중문화축전 - ‘고궁뮤지컬-세종, 1446’
▲2023 봄 궁중문화축전 - ‘고궁뮤지컬-세종, 1446’

서울 5대 고궁, 특색 살린 프로그램 눈길

경복궁에서는 조선 세종대를 배경으로 전통복식을 입고 궁중음식·무예·무용·회화 다양한 궁중 일상을 체험해 보는 ‘궁중새내기’ 등 4개의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시간여행, 세종(5.1~5.5, 경복궁 전역)’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와 함께, 조선의 음률을 만든 박연, 기술자를 선발하는 장영실 등 다양한 인물이 출연하는 소규모 상황극과 국왕과 왕비, 왕세자와 세자빈이 경회루, 향원정 등 경복궁의 대표 장소를 산책하는 모습을 재현한 왕가의 산책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100명의 대금, 가야금, 해금 연주자가 모여 전통 국악을 연주하는 ‘고궁음악회-100인의 치세지음(治世之音)(5.4~5.5, 경복궁 근정전)’ 공연은 그간 접할 수 없었던 웅장한 조선 왕실의 음악을 감상할 기회가 될 것이며, 지난해 호평을 받은 ‘고궁뮤지컬-세종, 1446(4.28~4.30, 경복궁 근정전)’이 다시 한 번 찾아온다. 무형유산 전승자의 공예품부터 전통문화상품, 궁중다과 등을 누구나 구입하고 즐길 수 있는 야외 시장 ‘K-헤리티지 마켓(K-Heritage Market, 4.27.~5.5, 경복궁 흥례문 광장)’도 궁중문화축전 기간 중 상시 운영된다.

창덕궁에서는 궁중문화축전 최초의 전통공예 전시인 ‘공생: 시공간의 중첩(4.27.~5.5, 창덕궁 전역)’이 준비된다.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3가지 요소인 ‘빛’, ‘색’, ‘먹’으로 구성하여, 한지장·단청장 등 무형유산 5종목의 작품을 포함하여 총 24점을 선보인다. 

창덕궁 전시 ‘공생’을 맡은 구병준 감독은 이날 “600년 이야기로 시공간이 함게 하는 정신과 느낌이 감각적으로 표현되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광화문 월대 복원을 시작으로 모든 궁궐이 복원되고 이러한 많은 공간에서 전시라든지 문화를 느끼는 활동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문화재 내부에 설치되는 전시에 대한 우려와 진행 방식을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구병준 감독은 “창덕궁 인정전의 내부에서는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 전체적인 관람은 실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바라보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라며 “밖에서 바라봤을 때 조명 등을 활용해, 단청처럼 보기 어려운 부분에 위치한 장식들을 반사시켜 바로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한, 공간 내부가 어두운데 쓸 수 있는 전기는 한계가 있어 좌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배치되는 좌등은 한 명의 작품이 아닌, 한지장ㆍ공예 선생님 등의 합작으로 이뤄진다. 더불어 공간에 어울리는 향과 음악도 함께 염출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궁궐 걷는 법>의 저자 이시우 작가의 해설과 함께 창덕궁 곳곳을 아침에 산책하는 ‘아침 궁을 깨우다(4.29~5.3)’ 프로그램도 새롭게 선보인다. 사전 예약을 통해 하루 50명만이 참여할 수 있어 일반 관람 시간보다 1시간 빠른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봄날 아침의 창덕궁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덕수궁에서는 ‘황실취미회(4.27.~5.5, 덕수궁 정관헌)’ 상설 프로그램이 열린다. ‘가배(커피)’, ‘옥돌(당구)’, ‘음악’ 등 고종이 사랑한 취미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별도 예약 없이 참여 가능하다. 또한, 상설 프로그램으로 ‘궁중문화축전’의 자원활동가 ‘궁(宮)이둥이’와 함께 문제 맞히기(퀴즈), 사진 촬영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소규모 행사 ‘궁중놀이방’도 운영된다.

창경궁에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어린이 궁중문화축전(5.1~5.5)’이 개최된다. ‘숙수(궁중 요리사)’, ‘의관’, ‘화원’, ‘역관(통역사)’, ‘취타대’ 등 조선시대의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으며, 어린이 인형극, 전통 연희 등 공연과 해설을 동반한 창경궁 탐방도 함께 진행된다.

특히, 4대 궁궐 야간탐방 프로그램을 완성할 ‘창경궁 물빛연화(4.27~5.5, 창경궁 춘당지 일원)’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인다. 대춘당지와 소춘당지에서 이이남 작가가 참여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나볼 수 있고, 산책로를 따라 펼쳐지는 빛의 터널 등 빛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다.

경희궁 곳곳에서는 조선시대 서궐로 불렸던 경희궁의 역사와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경희궁을 만나다(5.1~5.5)’가 진행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의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운영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어린이를 위한 맞춤 교육과 전시, 공연 3개 분야로 구성된다.

▲2023 봄 궁중문화축전 - ‘시간여행-영조, 홍화문을 열다’
▲2023 봄 궁중문화축전 - ‘시간여행-영조, 홍화문을 열다’

외국인 관람객 유치, 해설 언어 확장 필요 지적도 

한편, 외국인 참여 기회를 넓히겠다는 이번 축전 포부에 더해, 현재 영어ㆍ중국어ㆍ일어로 제공되고 있는 해설의 범위가 보다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준우 궁능사업실장은 “점차 증가할 외국인 관람객들을 위해 공중 부스를 활용해 스태프를 좀 더 많이 배치할 예정이고, QR 코드를 활용한 리플릿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봄 궁중문화축전 사전예약 프로그램의 예매는 5일 오후 1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선착순 판매된다. ▲ ‘고궁 뮤지컬-세종, 1446’, ‘고궁음악회-100인의 치세지음 治世之音’, ‘시간여행, 세종’, ‘아침 궁을 깨우다’는 유료프로그램으로 각 회당 800석, 700석, 160석, 50석으로 운영된다. ▲ ‘궁중문화축전 개막제’, ‘어린이 궁중문화축전(궁중직업실록)’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나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 전용회차로 편성된 ‘조선으로의 시간여행’ 및 ‘고궁음악회-100인의 치세지음(治世之音)’의 외국인 할당 좌석 예매는 새롭게 도입된 글로벌 예약 누리집 크리에이트립을 통해 4월 1일부터 판매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번 ‘봄 궁중문화축전’ 기간 동안 5대궁을 무제한으로 방문할 수 있는 특별 관람권인 ‘궁패스’가 오는 26일까지 1만 장 한정 사전 판매 중이다.

<2024 봄 궁중문화축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일정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 궁중문화축전 누리집, 궁중문화축전 공식 인스타그램을 참조하거나, 궁능 활용프로그램 전화 상담실(☎ 1522-2295), 티켓링크 전화 상담실(☎ 1588-789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