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순수문화예술을 위한 한길을 간다
우리는 순수문화예술을 위한 한길을 간다
  • 이은영 발행인/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3.30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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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 CG 21’, 교육환경혁신의 묵묵한 일꾼, 추계예술대학교 기획처장 남상문 교수

순수예술전문인력을 양성 해온 추계예술대학교는 세계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VISION CG 21'이라는 미래의 청사진을 수립하고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추계예술대학교는 지난 25년간의 역량을 모아 교육환경혁신, 학사제도개편, 선진대학경영구현, 대외홍보의 강화 등 중장기 학교발전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계획 추진의 중심에는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기획처장과 평생교육원장을 맡고 있는 남상문 교수가 있다. 문화예술학과의 학과장 이기도한 남 교수는 예술기획에 있어 더 많은 체계가 구축돼야 하며 순수예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것을 역설 했다. 교수가 되기 전 교육공무원으로 재직했던 경험을 십분 발휘해 학교의 발전을 위해 묵묵한 노력을 해온 그는 충청도 말씨가 봄날처럼 포근한 사람이었다. 그를 만나 순수예술과 추계예술대학의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 추계예술대학교 기획처장 남상문 교수

문화예술인적자원개발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한 것으로 안다. 교육공무원 출신인데 어떤 계기로 문화예술학과의 교수가 되었나?

김대중 대통령시절 인적자원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돼 교육부 명칭도 인적자원부로 바뀌었다. 당시 공무원이었던 나는 인적자원개발쪽에 업무를 많이 했다. 그러던 중 추계예대에서 이러한 분야에 필요를 느껴 교수를 공채모집 하고 있었는데 그 소식을 알게 돼 응시했다. 그리고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이곳에 왔다.

추계예대가 VISION CG 21"의 슬로건을 내걸고 교육환경혁신 등 중장기 학교발전계획을 이루어가고 있다. 총괄기획을 맡은 기획처장으로서 구체적 내용을 말해 달라.

학생들에게 풍요로운 교육환경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에 와서 보니 예술 특성화 대학인만큼 그동안 실기교육의 질을 우선시하다보니 문화예술전문인력 시스템 구축은 조금 약화돼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먼저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서관을 정비했다. 교육과정도 정비했다. 교육부에 국고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해 지원을 받기도 하고 우리학교 문화 콘텐츠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을 만들었던 것을 기초로 일반 대학원 내에 문화예술학과 및 박사과정을 신설했다. 영상문화학부가 생긴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영상문화학부 내에는 영상시나리오 전공과 영상비지니스 전공이 개설돼 있다. 영상 비즈니스 전공의 경우 예술 활동이 가져오는 경제적 시너지가 얼마나 창출되는지 계산하고 분석하는 것을 배우는 학과다. 그러므로 상당히 필요한 학과이다. 또 대학원 과정으로 문화예술경영대학원과 국악교육대학원을 특성화 했다.

순수문화예술 분야의 인재발굴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도 실제로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대우는 매우 열악한 편이다.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나도 안타깝다. 순수문화예술은 큰 종합적인 분야에서 일부이다 보니까 여기에 대한 정부예산도 미약하다. 특히 요즘은 모든 것이 대중적으로 가다보니까 순수예술은 대학에서도 외면당한다. 일대일 레슨 교원 확보 시에도 강사가 200~300명이 와야 하니까 경영적인 측면에도 사실상 부담스럽다. 순수예술분야로 대표되는 클래식은 대중성을 지녔다기보다 전통성을 가지기 때문에 경쟁 체제로 가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국가의 특별한 지원이 꼭 필요하다. 대중성을 가미해 볼 수도 있겠지만 너무 요구하다 보면 순수문화예술이 가치를 잃어 갈 수 있다. 문화관광부와 각종문화단체에서 지원도 해야겠지만 클래식 쪽 문화예술인도 같이 호응을 해서 제대로 된 체제를 구축해야한다. 순수예술분야는 80대 20의 법칙에 따라 양극화가 너무 심하다. 80은 20에 의해 거의 희생당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방자치제가 활성화 되어 지방마다 축제가 많이 생기고 문화행사들이 많이 발굴되는 점이다. 우리학교는 원래 문화예술특성대학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끝까지 잘 키워나갈 것이다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기획론을 강의 하는데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공연기획의 문제점이 있다면? 또 기획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예술문화기획은 학문체제가 있다기보다 기획자들의 감이나 경험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우리학교처럼 영상비즈니스학과와 유사한 과를 마련한다든지 해서 조금 더 체계화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 또 우리 정부에서도 공연지원을 할 때 60~80프로만 지원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하면 제대로 된 공연 기획이 안 돼 시작부터 포기하는 단체도 나온다. 첫 지원은 100퍼센트로 하되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서 향후 지원을 계속할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기획자는 사람들에게 질 높은 공연을 선사할 수 있게 철저히 기획하고 관객 타겟을 잘 잡아 미래 지향적인 공연을 기획해야한다. 요즘 공연들은 너무 비슷하다보니까 나부터도 잘 가지 않게 된다. 

추계예대만의 또 다른 강점을 소개한다면?

지난 2004년부터 평생교육원에 실용음악과를 만들어서 거의 궤도에 올랐다. 향후 방송연예과 등도 평생교육원에 개설해 영상과하고 연계할 구상도 하고 있다. 요즘의 고등교육은 평생학습 체제가 되다보니까 벽이 없으며 차별화 된 운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우리학교 실용음악 과정으로 바로 진학하거나 전문대학을 다니다가 학점운영제를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문화예술 및 학교와 관련해 한 말씀 해달라.

큰 대학들은 경기 불황과 함께 순수문화예술학과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콘서바토리’라 불리는 이 예술학교를 키워야 순수문화예술이 살 수 있다. 우리학교가 특성화된 순수문화예술대학인 만큼 정부에서 조금씩이라도 지원을 해서 활성화를 시킨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학교는 소규모 대학이지만 순수문화예술의 학문추구를 위한 체재가 잘 구축되어 있고 서울역에서도 가까운 거리상의 이점도 있다. 곧 이 지역 일대에 뉴타운이 형성될 예정인데 우리학교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어 지역 사회 학교로도 발전할 것 같다. 다른 교육자들이 사회 복지과 야간을 개설하며 재정만 키우려고 노력했을 때 추계예대의 설립자 황신덕 선생님은 교육자 정신으로 이 학교를 설립해 순수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한길 걷기를 시작하셨다. 우리학교 현 총장님을 비롯해 앞으로도 우리 모두는 그 길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인터뷰 이은영 발행인 young@sctoday.co.kr

정리 편보경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