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의 '숨'을느낄 수 있는 곳 - 남한산성 만해 기념관
만해의 '숨'을느낄 수 있는 곳 - 남한산성 만해 기념관
  • 현창섭 기자
  • 승인 2010.12.13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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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기행 - 42

남한산성길을 굽이 굽이 돌아 가면 만날 수 있는 곳, 식당들 사이사이로 조심성 있게 찾아보면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곳, 없었던 것 같은데 늘 있었던 그곳 남한산성 자락에 살포시 자리한‘만해기념관’이다.

 

▲만해기념관 내부 모습

 

눈  밝은 순서로 오세요!

“만해기념관은 눈 밝은 순서 대로 오는 곳이죠”라고 전보삼 만해기념관장은 말했다. 그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찾기가 쉽지 않지만 그것이 만해기념관의 매력일지 모른다.  
만해 기념관은 81년 10월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만해 생가에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98년 5월 지금의 남한산성으로 이전 개관했고, 2002. 3월에 문화관광부에 등록 (제244호) 로 지정되었다. 그러니까 남한산성으로 옮겨온지 10년이 넘은 셈이다. 10년 여를 알게 모르게 사람들과 호흡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보삼 만해기념관장은“어떤 사람들은 만해선생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남한산성에 왜 기념관이 있어야 하는냐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기념관, 박물관은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과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죠. 러시아에는 푸쉬킨의 기념관이 20군데가 있습니다. 기념관은 대중과 호흡하기 가장 좋은곳에 있어야 합니다. 남한산성 만해기념관을 찾는사람 중에 만해기념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오시는 분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남한산성에 놀러 오셨다가‘어? 여기에 만해기념관이 있네?’하고 들어오시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저는 알고 오는 사람들보다 우연히 온사람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요즘은 한해에 3만여명 정도 만해 박물관을 찾는다고 한다. 숨어있는 듯 하지만 조용하고 그윽한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켰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만해의 고향은 홍성이며 승려에 입문한것은 백담사 이다. 어떻게 보면 남한산성에 만해 기념관이 위치한 것이 다소 어색해보일수 있다.
하지만 남한산성에 만해기념관을 세운 것은 산성 축성에 조선 8도 승려들이 참여하는 등 호국 정신이 서린 성지이기 때문이며, 만해의 연고지에 기념관이 위치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그것보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만해의 정신과 시, 삶을 알리고 싶었던 관장의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집‘님의침묵’초간본

 

만해의 삶이 고스란히...

만해 기념관은 님의침묵의 시혼을 불태웠던 만해 한용운의 정신과 일제 강점기 동안 한평생을 조국 독립운동에 헌신한 한용운의 삶의 자취를 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립 되었다.
만해기념관에 특별히 주목할 점은 만해를 사랑하고 그만큼 만해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전보삼 만해박물관장이 전국을 돌며 직접 수집한 수많은 자료들을 모아 건립한‘개인 박물관’이라는 점이다.
520평 대지에, 연건평 120평(지상 2층) 규모로 기획 전시실(60평) 교육관(40평) 자료실(20평)등을 갖추고 있는 만해 박물관은 누가 보아도 개인이 만든 기념관으로는 믿어지지 않는 규모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전시관은 전통 한옥의 주삼포 집으로 근년에 전통 한옥의 건축 양식을 현대에 조화시킨 아름다운 건축물로 보는 즐거움을 더하기도 한다.
만해기념관 경내에 들어서면 우리들 눈에 익었던 시집 <님의 침묵>중 '나룻배와 행인'의 시비가 눈에 들어오고, 그 옆자리에는 원로 조각가 민복진의 작품인 '만해의 흉상'을 비롯해  아담한 조각공원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만해기념관 내부에는 일제 강점기 동안 금서였던 <음빙실문집>, <영환지략>, <월남망국사>등 만해가 평소에 즐겨 보았던 수택본들과 우리 국문학사의 희귀본인 <님의 침묵> 초간본과 100여종의 판본을 볼 수 있다.
또 세계 각국의 언어(미,영,프,캐나다,체코 등)로 번역된 시집<님의 침묵>과 만해가 생전에 낸 각종 저술인<조선불교유신론(1912년)>, <정선 강의 채근담(1917년)>등의 초간본도 만나볼수 있다.
아울러 만해의 친필유묵과 더불어 3.1 독립운동으로 투옥된뒤‘독립은 민족의 자존심’‘맹렬한 독립론’을 전개한 만해의 옥중 투쟁을 보여주는 각종 신문 자료와 1962년 정부가 추서한 대한민국 건국 공로 최고 훈장인 대한민국장(훈기번호 제25호)이 전시되어 있으며, 만해 관련 연구, 학술 논문 600편이 정리되어 전시되고 있다.

 

▲프랑스어판 님의침묵‘님’을 표현할 언어가 없어 ‘NIM’으로 번역했다. 

 

만해를 알자 !

만해기념관은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만해학교’가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데 성인을 대상으로 만해기념관 2층에 마련된 교실에서 만해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 시 등을 하루종일 배우고 느끼는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성인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점차 학생들을 위한‘만해학교’와 긴 일정의‘만해학교’로 점차 확대할 예정에 있다.
또‘토박이’라 해서‘토요일에 박물관에서 배우는 이로운 교육’이라는 취지로 매월 2째,4째 토요일 어린이 및 청소년 가족을 대상으로‘님의침묵’시집만들기‘차 예절 배우기’등의 다양한체험 행사도 함께하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기념엽서와 만해학교 교재등도 구입 할수 있으며, 특별히 시집<님의침묵> 초간본을 그대로 옮겨 제작한 <님의침묵>시집도 구입 가능하다.
겨울에는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5시 까지 개방하며 소정의 관람요금을 받고 있다.
만해 기념관 홈 페이지 http://www.manhae.or.kr/ 에는 박물관과 만해에 관한 더 많은 정보 들도 볼 수 있다.
 

문의 : 031)744-3100   Fax : 031) 744-3190 /  E-mail : jbs@manhae.or.kr
주소 :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912-1번지 만해기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