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기행 49-고궁박물관,조선왕실의 생활을 엿보다.
[박물관 기행 49-고궁박물관,조선왕실의 생활을 엿보다.
  • 현창섭 기자
  • 승인 2011.03.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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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기록, 국가의례, 궁궐건축, 과학문화, 왕실생활 등 전 방면에 걸친 자료 전시돼 있어

박물관에 가면 우리는 흔히“온 김에 다보고 가자”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조그만 박물관이야 그럴수도 있겠지만 국립고궁박물관은 절대 그럴수가 없다. 물론 휙 한번 보고 지나친다면 1~2시간 정도면 다 볼 수 있겟지만,‘다 보는것’에 집중하면 유물 하나하나에 담긴 사연이나 숨결을 제대로 느낄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찾아간‘국립고궁박물관’은 천천히 여러번 와서 보기를 권한다. 입장료도 무료이니“입장료가 아까워서”라는 고민도 해결이 되는 셈이다. 또 고궁 박물관 바로 앞이‘경복궁’이니 온김에 궁을 산책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고궁 박물관 전경

‘국립고궁박물관’은 큰 박물관이다. 4만여점에 달하는 조선왕실 및 대한제국황실 유물을 단 하루만에 다 보겠다는 것은 우리의 욕심일지도모른다. 천천히 조선의 500년 왕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보자.
‘국립고궁박물관’은 1992년 덕수궁 내 궁중유물전시관으로부터 시작한다. 그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쪽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국립중앙박물관 자리였던 지금의 경복궁 옆으로 2005년 자리를 옮겨 부분적으로 개관하게 되고 이후 정비를 계속해 2007년 11월 전관을 개관하며 지금에 이르게 된다.
3층 12개 전시실로 구성돼 있고 4만여점의 조선왕실 및 대한제국황실 유물을 전시, 소장하고 있으며 국가지정 문화재로 국보1건, 보물14건 도 함께 전시 돼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돌아보기

2F 1실 제왕기록
국가 통치를위한 공식적인 기록 유산인 실록, 의궤, 국조보감, 어보등을 전시하고 있다.
조선시대 국왕은 국가 최고의 권력자로 나라를 통치하기 위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지닌 태양같은 존재였다. 1실 제왕기록실에서는 국가와 왕권을 상징하는 예물로 왕실의 도장을 통칭하는‘어보(御寶)’와 왕의 공덕을 칭송하는 글을 새겼던‘어책(御冊)’왕비,왕세자등을 책봉할 때 사용한 문서인‘교명(敎命)’등을 전시하고 있다.
2F 2실 국가의례
2실 국가의례실은 좋은 정치를 펼치기 위한 국가의례 관련 유물이 전시된 방이다. 조선은‘성리학(性理學)’을 국가 통치 이념으로 운영된 국가로‘예(禮)’를 최고의 권위와 타당성을 지닌 규범으로 간주 했다.
즉‘예(禮)’는 왕실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으며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각종 제례때 쓰이는 술잔,술동이,보와 궤 등 각종 제기들을 볼 수 있으며 화려하진 않지만 공손하고 기품있는 제례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F 3실 궁궐건축
조선은나라의 번영을 위해 풍수지리에 입각해 궁궐의터를 정하고 궁궐을 건립 했다.
 3실 궁궐건축실 에서는 궁궐 건축에 관한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경복궁 근정전 상량문’화재를 막기 위한 일종의 부적인‘水 자가 새겨진 은판’궁궐 건축이나 수리를 맡아보던 관청기관인‘영선사’의 현판, 왕의 어좌 천장을 장식하던‘어좌 용무늬 천장장식’등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유물은 1997년 경회루 연못준설작업 도중 발견된 유물로 발견된 청동으로 만든 용 이다. 이 용 조각은 화재방지를 위해 물을 다스린다는 상징을 가진 용을 청동으로 만들어 경회루 물속에 넣어둔 것이라고 한다.
2F 4실 과학문화
4실 과학문화실은 국가 지정 보물을 가장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농사와 관련해 해, 달의움직임이나 시간과 절기를 알기 위한 천문학과 역학에 관련한 유물들과 의학 관련 유물도 볼 수 있다.
국보 제228호 인‘별자리지도를 새긴돌’보물845호‘오목해시계’보물844호‘측우대’를 눈여겨 봐야 하며‘경혈을 나타내는 인체상’도 재미있다.
2F 5실 왕실생활
관객들에게 가장인기있는 전시실로 왕실의 복식 장신구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영친왕의 곤룡포’와‘영친왕비의 적의’등의 의복은 조선 당시의 직조기술을 연구하여 공들여 복원한 의복으로 세련되고 품위와 격조를 갖춘 당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봉황장식옥비녀’‘내삼작 노리개’등의 장신구와 용이 전면에 그려진 ‘청화백자용무늬항아리’도 기품있는 맵시를 뽑낸다.

▲1F 로비에보이는‘순종어차’1918년식으로 추정되며 5년에 걸쳐 원형에 가깝게 수리·복원됐다.

1F 1실 탄생교육
왕실의 출산과 교육생활을 엿볼수 있다. 왕실에 출산과 교육은 완조의 생명을 유지하던 근간 이었고 특히 탯줄을 보관하는 행사인‘안태의례(安胎儀禮)’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기도 했다. 탯줄을 보관하던 임금의‘태항아리’부터 테실을 재현해 놓은 모습도 볼수 있다. 또 세자를 교육시키던‘춘방현판’영조임금이 정조에게 쓴 글도 볼 수 있고‘왕세자 성균관입학식 그림’도 재미있다.
1F 2실 왕실문예
조선은 어느나라보다 학문을 숭상했으며 임금은 국왕인 동시에 학자였다.‘왕실문예’실에서는 조선 임금이 짓고 쓴 글, 역대임금의 필적을 모은 책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이 왕실인장이전시된 부분으로 여러종류의 다양한 왕실인장들을 볼 수 있다. 돌,금속,나무,흙등 다양한 재료의 장점을 살려 예술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인장들이 눈여겨 볼 만하다.
1F 3실 대한제국
갑자기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기분이다.‘대한제국’실에서는 근대기의 황실을 만날 수 있다. 대한제국을 선포하며‘명성왕후’를를‘황후’로 추존하며 사용된 황후의 인장, 덕수궁의 옛이름 경운궁의 현판, 대한제국황실이 주문제작한 일본‘노리다케’도기회사의 서양식 식기등이 가 전시돼있다. 또 대한제국 때궁궐 내부의 모습도 재현하고 있는데 서양식의 앤틱한 내부가 인상적이며 최초의 대한제국 여권도 놓지지 말자.

B1F 1실 궁중회화
화려하고 뛰어난 궁중의 회화들이 전시된공간이다.크고 화려한 꽃모양 때문에 부귀화로 알려진‘모란도’조선후기에 많이 그려진 ‘책꽂이그림’등을 만날 수 있다. 왕실작가들의 뛰어난 작품들을 감상해 보자.
B1F 2실 궁중음악
궁중생활에서 음악은 마음을 자연과 화합시키는 것으로‘예(禮)’와‘악(樂)’의 조화를 통해 자연의 이치를 실현할수 있다고 믿었다.‘궁중음악’실에서는 각종 왕실행사에 쓰였던 악기들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볼수없던 편종,편경 이나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아리송한‘축’같은 악기는 이색적인 재미를 준다.
B1F 3실 어가의장
국가의례를 치르는 국왕행차에 등장했던 가마와 의장을 간람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왕이탔던‘임금가마’와 대한제국기에 새롭게 등장했던‘봉황가마’를 만날 수 있으며 어가행렬시 함께했던 부채와 깃발등 당시 성대했던 행렬을 상상해 볼수 있다.
B1F 4실 자격루
아마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 아닐까 싶다. 바로‘자격루’실이다. ‘자격루’란 물을이용한 동아시아 전통의 물시계와 구슬을 이용한 아라비아식 자격장치가 조합된‘스스로 울리는 물시계’다. 조선시대 왕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는 백성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왕은 백성들의 생활리듬을 통제함으로 사회질서를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다. 자격루실에서 만날 수 있는 물시계는 1434년(세종16년), 지금으로부터 약600년 전에 만들어진 자동물시계를 복원한‘자격루’를 만날 수 있다.‘세종실록’의 자료를 토대로 복원한‘자격루’는 일체의 전자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물과,구슬만으로 실제로 동작하게끔 복원됐으며 시간을 잘 맞춘다면 직접 시계가 울리는것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약600년 전에 만들어진 자동물시계를 복원한‘자격루’

조선왕실을 만나다 - 교육프로그램
국립고궁박물관은 여러 가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교육의 대상도 일반인은 물론 장애우나 특수학교, 외국인교사, 다문화가정, 임산부 등 폭이 넓다.
일단 국립고궁박물관의 장수 교육 프로그램인‘용을 찾아라’는 초등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교육 프로그램으로 왕실대표 문양인 용을 통해 전시실 유물을 접해볼수 있는체험 프로그램이며 외국인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인‘체험으로 배우는 왕실문화’는 원어민 교사들이 한국의 문화를 친근하게 접해볼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 박물관 인기프로그램인‘움직이는 보물수레’ 는 원래 어린이들 대상으로 유물의 무게,질감,크기와,모양을 정확하게 복원한 복원품을 가득실은 수레를 끌고 다니며 직접 만져보고 들어보는 체험프로그램 이지만 어른관람객들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만드는 궁중음식’은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직접궁중음식을 만들어 볼수 있는 요리프로그램으로 가족단위로 반응이 뜨겁다. 또 특별히 박물관에서 관심을 기울인 프로그램으로‘왕실태교’ 프로그램이있다. 임산부 또는 예비엄마를 대상으로 역사적 근거 자료와 관람유물들을 통해 조선왕실의 태교에 대해 알아보고 아기옷,태교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프로그램이 이채롭다.


심층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중인데‘왕실문화 심층탐구’다. 지난 11일부터 1강이 시작돼 오는 5월 27일까지 계속되며‘500년의 조선왕조를 이끈 사상과 그 문화’를 주제로 각분야의 학자들을 통해 심층적인 강의를 진행한다. 기획당시 일반인이 듣기에 강의가 좀 어렵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다고 하는데 의외로 반응이 뜨거워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를 깊이있고 심층적으로 다뤄볼 예정이라 한다.
김은영 학예연구사는“국립고궁박물관 지금도 지속적으로 유물들을 구입,수집하고 있어요. 또 학술적인 연구도 꾸준히 하며 그 연구를 토대로 기획전도 열고 있습니다. 그때에 맞추어 오시면 자주 볼수 없는 유물들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고궁박물관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에도 많은관심을 쏟고 있어요. 특히 1층에 마련된‘수유실’은 저에게도 남일 같지않은지라 더더욱 신경을 썼어요”라며 자랑했다.

▲깔끔한 수유실이 1층에 마련돼 있어 아이와 함께온 엄마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김은영 학예연구사의 설명처럼 국립고궁박물관은 곳곳에 넉넉히 마련된 소파가 관람객들의 피로를 풀기에 충분했고 1층에 마련된‘수유실’은 깔끔하고 편안했다. 한가지 팁을 더 보태자면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에 전시실의 정규 해설을 이용하면 조선왕조,대한제국 유물의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들을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관람시간
평일 : 오전9시~오후6시
주말/공휴일 : 오전9시~오후7시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www.gogung.go.kr
http://town.cyworld.com/gogungm
문의 : 02-3701-7645,7646,7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