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팩 '라이징스타',현대무용 희망 보인다
[리뷰]한팩 '라이징스타',현대무용 희망 보인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1.03.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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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등 발군의 실력 선보인 안무가들 현대무용 미래 밝혀갈 것

[서울문화투데이=이은영 기자]한국공연예술센터(HANPAC,이하 한팩)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차세대 안무가 발굴 프로젝트 '라이징스타'가 성공가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팩 라이징스타는 무용전문 극장으로 새롭게 도약하고자 하는 한팩이 2,30대 8명의 젊은 안무가를 발굴해 우리나라 현대무용의 새지평을 열어가 보겠다는 의욕이 충만한 시도다. 타 장르와의 통섭과 융합이라는 대 전제하에 펼쳐진 이번 라이징스타는 ‘현대무용은 관객이 들지 않는다’는 기존의 틀을 깬 희망을 보여준 기획이라 할 수 있겠다. 

▲김성훈의 <우리는 영웅을 믿지 않는다> 쇼케이스 한 장면(사진제공/한팩)

라이징스타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한팩 공연장(구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흘간 8명의 안무가가 각 각의 작품을 선보이는 릴레이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한팩 측에 따르면 17일부터 시작된 공연은 이미 유료관객이 50%를 넘어섰다고 했다.

기자가 공연장을 찾은 24일에도 매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관객들을 보며 관심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전 공연 1만원이라는 ‘착한’가격이 한 몫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올라간 여러작품들이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히 안영준의 작품은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후문이 들린다.

이날 김성훈이 올린 <우리는 영웅을 믿지 않는다> ’는 이러한 소문이 근거없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3/4정도를 꽉 채운 객석이 우선 말을 해주고 있었고 공연 중 관객들의 호응에서도 충분히 읽혀졌다.

김성훈의 작품은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모티프를 얻은 <우리는 영웅을 믿지 않는다> 는 힘이나 권력을 갖기 위한 현대인들의 굴절된 모습을 일상적인 움직임을 을 통해 풍자 하고자 했다.

그의 작품은 ”무대미술과 움직임의 만남“ 에 걸맞은 무대 장치와 움직임은 절도있고 힘있는 남녀의 동작 교차와 어울림, 무용수들의 소리가 가미된 연극적 요소로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독특한 무대의상과 각 장면에 걸맞는 음악,환한 터널을 연상시키는 조명 도입은 관객들에게 아련하고 화려한 환타지를 불러일으켰다.

▲김성훈의 <우리는 영웅을 믿지 않는다> 쇼케이스 한 장면(사진제공/한팩)

 이는 현대무용에 적극적으로 조명을 도입하고 연극적 요소를 많이 끌어들인 현대무용가 로이 플러를 차용하고 '춤은 춤으로서' 무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지론의 이사도라 덩컨의 기법이 함께 어우러진 듯 보였다. 춤 동작 하나하나는 진지하게 밀도를 높여가면서도 순간적으로 느슨함을 보이며 관객들을 조였다 풀었다하는 '수축과 이완’의 마사 그레이엄도 떠올리게 했다.

김성훈은 이러한 요소들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스토리 전개와 섬세하고 진지한 춤, 무대의상 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충분히 담아냈다.

특히 공연 도입부에 슈퍼맨 의상을 한 무용수의 귀여우면서 코믹한 춤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하는‘전채요리’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

그 또한 공연에 참여해 절도있고 역동적인 몸놀림으로 무용수로서 또한 큰 박수를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탄탄한 실력으로 어떤 무대에서도 관객의 열광을 이끌어 내는 인기 절정의 LDP무용단원이기도한 김성훈은 안무가로서 첫 신고식에서 자신만의 색깔과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춤과 의상, 세트,음악 등 빈틈없이 계산된 무대를 선보인 안무가 김성훈으로 더욱 눈길이 갈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한팩 '라이징 스타'의 일부 작품은 기대만큼 호응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관객동원이나 작품의 완성도 등에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은, 현대무용의 현실을 감안할 때 분명 대단한 성공으로 평가된다.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 나머지 공연도 앞서 올려진 공연의 성과를 결코 무너뜨리지 않는 멋진 작품들이 올려질 것을 기대한다.